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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는 책을 읽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가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예종 예술경영, 방송영상)방송영상/예술경영/영상이론 2014. 2. 2. 23:42
바보는 책을 읽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가 책을 읽지 않는건 아니다.
지금도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는 꼼지락대며 책을 읽고 있다.
자본주의사회가 점점 양극화현상으로 간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부의 양극화를 절실히 체감하는 듯 하다.
그러나 진짜 양극화가 심한 것은
부의 양극화가 아니다.
지식의 양극화이다.
미래는 부를 가진자와 부를 가지지 않은 자로 양극화되는게 아니다.
부를 창출하는 기반이 달라지기 때문인데
과거처럼
권력에 기생해서 부를 창출하는 토건적 부의 창출 (군사정권)
혹은 토지나 건물 등을 잘 매입하고 경영하여 생기는 부의 창출
등의
소유나 권력관계를 기반으로 한 부의 창출에서
사회가 선진화되고 정보화되면 될수록
점점
지식에 의해 창출되는 부의 집중이
미래사회엔 더욱 더 심해지게 된다.
예를들면 애플을 들 수 있다.
애플은
거대한산업에 기반한 상품도 아니고 (대기업의 자본러시로 시작한 기업이 아니란 것) 러시아 석유회사처럼 권력에 기반한 상품도 아니다.
애플은 지식에 근거한 부의 창출이다.
예를들면 애플은 기계를 팔아서 버는 수익보다는
기계를 판후 그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부를 창출한다.
구글도 마찬가지다.
지식에 기반한 기술로
네트워크에 기반한 상품화로 돈을 번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이런 기업들의 생산성이
국내 대기업들이 몇년치를 공장에서 찍어내서 벌어들이는 순수익의 몇배를 압도하는 실적을 올리는 것을 보면
미래는 지식이 곧 부가 되는 사회임을 예측할 수 있다.
지금 당장에 남보다 가난한 것은 용서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남보다 지식이 뒤쳐지는 것은
용납해서는 안된다.
지식독점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예술의 분야에 한정해서 본다해도
지식의 중요성은 날이갈수록 커져간다.
오늘날 공연예술계의 최신 트렌드는 4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번째는
예술과 과학 등의 컨버젼스다.
예술속에 과학기술이 들어온다.
두번째는
장르의 경계가 무너진다.
정통연극, 정통국악...이런 말들이 점점 밀려나고
연극에 영화적 요소가 들어오고 (이번에 제 8요일을 연출한 영화감독 자코 반 도마엘과 그의 아내가 오브제와 영상미학이 결합된 공연예술작품을 LG아트센터에서 3월초에 한다. 키스 앤 크라이란 작품인데 기회가되면 챙겨 보도록)
국악과 연극이 결합되고
국립 창극단의 공연을 연극연출가가 뮤지컬에 가깝게 표현하는 등
장르간의 융합이 이뤄진다.
세번째는 사이트-스페시픽 이라고 하는 장소특정적 공연예술이 확대된다.
극장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예술가의 발견된 공간이 예술의 무대가 되는 생태지향적 예술이다.
마지막으로 몸의 부활을 들 수있다.
과거 예술이 대본과, 텍스트 중심이었다면
오늘날 공연예술은 즉물성. 물성을 강조한 직접적인 관객과의 소통을 이끌어내는 경향이 짙다.
또 하나 덧붙일 현대 공연예술계의 트렌드는 -
커뮤니티 예술의 부활이다.
예술이 점점 위대한 예술가의 독점물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당사자들이 풀어내는 각 집단, 각 소그룹의 필요를 충실히 반영하는
커뮤니티 예술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공연예술의 최신 트렌드를 분석해볼때
훨씬 더 지식 기반적 예술이며
또 공공성을 강조하고, 현실사회와의 네트워크를 강조한 예술적 경향이 짙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구글의 사업영역, 또는 애플의 혁신 등과
묘하게 일치하는 지점들이 보이지 않는가?
거대한 물결이 흐르고 있다.
그 물결은 지금 현재의 모든 안정성들을 뒤짚을 수 있는 혁신의 폭풍이다.
30년전의 서울을 생각해보자.
그때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 중
오늘날에도 대기업으로 살아남아있는 기업이 몇개나 되는가?
nc소프트같은 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하고
네이버가 지금과 같은 거대한 독점기업으로 한국사회를 장악할 것을
과거엔 예상했을까?
지금까지의 혁신은 서두에 불과하다.
앞으로의 혁신은 더욱 더 거세질 것이다.
예술을 하겠다고 한다면
너무 재래적인
쌍팔년도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사회문제들을 계급투쟁으로 보며
음침한 다방에서 막걸리 들이키며
예술혼을 부르짖고
정통연극, 정통극이라며 예술가는 가난해야 한다라고 외치는
선배들을
나는 신뢰하지 않았다.
나는 의문이 들었다.
386세대들이 지금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데
그들은 젊어서 투쟁했는데
오늘의 젊음은 나약하다고 주장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런 책이나 쓰면서
그런데
그들은 투쟁을 말하지만,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에 힘입어
비교적 쉽게 지금의 사회적 안정을 장악한 이들 역시 386세대가 아니었던가?
지금의 현실이 과거보다 훨씬 더 체감적으로 혹독하다.
함부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말해선 안된다.
아픈게 당연해서야 되겠는가?
예술은 가난해야 한다라는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예술의 미래가 보인다.
예술은,
관점만 바꿔보면
미래 창조사회를 이끌 수 있는 가장 진보적이고, 가장 혁신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스티븐 잡스가 예술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그의 상품이 혁신적인 것을 생각해보라.
마찬가지로 잡스가 한때 몸담았던 픽사 애니메이션이
또 현재 한창 흥행중인 디즈니의 겨울왕국이
어떻게 예술적 소재를 상품화시키고
거대하게 산업화하는지를
관찰해보라.
나는 미래의 예술가들이
이러한 역할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있을때
예술가는 가난하다는 해묵은 저주를 깨부수고
예술과 첨단 지식기반 산업이 통섭된
진정한 의미의
예술의 포스트- 포스트 모던을
완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바보는 책을 읽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가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부의 독점보다 무서운 양극화가
지식의 양극화이다.
당신이 가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가난한 것은 차라리 상관없다.
지식의 빈자인가?
지식의 부자인가?
그것이 너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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