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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 연출, 연극학, 연기 지망생들을 위한 희곡소개 (한예종 면접준비, 한예종 준비, 한예종 영상이론과, 한예종 영화과, 한예종 연기과, 한예종 방송영상과, 한예종 서창과)극작/연출/서사창작 2014. 12. 17. 22:27
앞서 연극지망생들에게 좋은 책을 몇 권 추천해주었다.
이번에는 공지한대로 좋은 희곡을 소개하려한다.
혹시 프라모델을 좋아했나?
나는 엄청 좋아했다.
근데 나는 완성품 장난감은 별로 안 좋아했다.
프라모델은 국산 아카데미가 있고 일본산 타미야가 있다.
타미야껄로 몇십만원짜리 프라모델을 사서 거대한 마분지박스를 설레는 마음으로 뜯어본다.
마분지박스엔 엄청나게 거대한 군함이 멋지게 그려져있다.
그런데
뭐가 나오는가?
딸랑 프라스틱 판때기 몇개랑
설명서랑 본드가 나온다.
희곡은 이런 프라모델 같은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 프라스틱 판때기 몇개를 너무너무 사랑했다.
왜냐하면
그것을 하나둘씩 자르고 이어붙이고 상상하며
만들어가는 재미를 알았기 때문이다.
희곡은 이런 프라모델 같은 것이다.
즉 희곡은 완성품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대사 몇 줄 뿐인 장면 속에서
나의 경험과
나의 상상과
나의 마음을 녹여
나를 통해 완성되는 궁극의 판타지.
그것이 희곡읽기인 것이다.
희곡읽기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즐길 줄 아는 것이며
내가 완성하기에 더욱 즐거운 작업이다.
그러니
희곡에서 정답을 찾지마라.
물지도마라.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고도를 의미하는게 뭐고
갈매기에서 갈매기가 의미하는게 뭐냐고
제발 묻지마라.
그거 미련한 짓이다.
네가 느낀 것이 정답이 되는게
희곡의 세계이니까.
자. 그럼 희곡소개들어간다.
연대기적 순서로 쭈욱 소개들어간다.
<오이디푸스 왕>, <안티고네>, <메데이아>, <트로이의 여인들>
번역은 천병희 선생님 번역으로
일단 고대 그리스 시대엔 당연히 그리스비극작가 3인방이 나온다.
아이스킬로스 - 소포클레스 - 에우리피데스인데
이 중 아이스킬로스는 패스하고 (오늘은 정말 정말 유명하고, 또 나도 너무 좋아하는 작가들만 소개하기로 했으므로)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 위주로 소개한다.
시학을 쓴 아리스토텔레스가 가장 뛰어난 비극이라고 칭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이거는 읽어봐야 한다. 특히 올해 한예종 연극원 지정희곡이니까 더더욱 중요하다.
소포클레스의 또다른 유명한 작품은 <안티고네>가 있다.
두 희곡은 필수다.
소포클레스가 그리스비극의 완성자라면
에우리피데스는 그리스비극의 이단아이다.
2600년전에 이미 오늘날 현대적 문제작들이 다루고 있는 인간소외나 여성인권이나 전쟁의 폐혜나 염세적인 세계관등을 선보인 위대한 극작가. 이단아. 문제아가 바로 에우리피데스다.
매력있지 않나?
그리스비극도 좋은 작품이 많고 희극도 있고...그러나 이 포스팅에선 정말정말 중요하거나 내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작가들을 추천해주는거니까 왠만하면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번역은 천병희 선생님껄로 하면 확실하다. 그리고 주요 그리스비극 작품이 한꺼번에 수록된 천병희선생님 번역의 책이 있다. 그걸로 보면 족하다.
보다 전문가적 책으론 단국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에우리피데스비극, 소포클레스비극 뭐 이런 책들이 있는데 그건 현존하는 그 작가의 작품을 다 모아놓은 책이고 원전을 1:1로 번역한 책이라 소장가치가 있다.
그다음 로마와 중세를 지나치고
르네상스시대로 가서
영국의 위대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로 넘어가자.
셰익스피어 / 희극, 비극, 역사극
번역은 신정옥 번역으로 추천
셰익스피어는 1564- 1616을 먼저 외우자.
피자번호 같지? 진짜 한번 전화걸어볼까?
바로 셰익스피어나 태어나고 죽은 날짜로 추정되는 날짜인데 이걸 외워두면
역사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그럼 퀴즈.
그리스시대랑 셰익스피어는 몇년차이가 날까?
약 2000년정도 !!!!
엄청나지않나?
우리는 셰익스피어 작품이나 그리스작품이나 체홉작품이나 다 똑같지 않은가?
옛날작품, 외국작품......
근데 그게 아니란거다.
고대그리스비극이 얼마나 오래된 작품인지 알겠지?
우리 문화를 비하하는 건 아니고. 고대 그리스 작품이 나올 시절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고조선 철기문화의 보급 요렇게 되어 있더라구.
물론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의 차이로 인해 우리의 위대한 걸작 예술들이 구술되어지면서 사라지고 다소 왜곡된반면 서양아이들은 원전 그대로 기록했기에 오늘날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긴했지만 말이야.
희곡을 공부할땐 연대기적인 지도를 확립해두는게 중요해.
고대그리스 - 중세- 르네상스- 근대- 현대 등으로 말이지.
셰익스피어 4대비극 읽었어?
오사마 빈 라덴만 테러하는게 아니라
연극공부하는 사람이 셰익스피어 4대비극 안 읽는것도 테러인거알지?
인간의 질투와 의심과 내면의 충돌을 묘사한 <오셀로>
역시 인간의 탐욕과 양심과 두려움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맥베스>
셰익스피어 비극의 집대성 <리어왕>
가장 유명한 작품 <햄릿>
이 4편은 필수인데
재미있는 것은 이 4편의 희곡이 다 완벽한 플롯과 완벽한 스토리가 있지만
또한 주제적으로 굉장히 인간에 대한 깊은 탐구와 관찰과 연구가 있다는 거야.
셰익스피어 작품은 보는 연극이 아니라 듣는 연극이고
듣는 이의 머리에서 최종 완성되는 미장센이기 때문에
오늘날 사실주의적 관점에서 평가하면 안돼.
그냥 뽀뽀하면 되지
로미오와 줄리엣보면 뭔 말이 그렇게 장황해? 그치? 그런데 그 장황한 언어의 매력. 언어적 스펙타클이라고 할까 뭐 그런게 있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해.
아무튼 사실주의적으로 셰익스피어를 접근하면 재미없어.
그 언어가 만드는 미장센을 즐기기 시작할때 한결 흥미로와질꺼야.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가장 큰 매력은 아직 언급조차 안했어.
셰익스피어는
통찰 빼면 시체야.
특히 어떤 통찰이 숨어있냐면
오늘날 현대사회, 현대예술, 현대적 문제....
그 많은 인간의 삶의 조건을 관통하는
수천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통시적 관찰이랄까
그런게 있어.
그게 치명적 매력이야.
힌트 하나만 줄께.
올해 지정희곡 중 셰익스피어 작품이 하나있지?
그래.
<한 여름밤의 꿈>
퀴즈하나.
이 한여름밤의 꿈이 궁극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힌트는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고, 여러분이 앞으로 몸을 던져 일하고 싶은 바로 그 것이지.
5백년전에 이미 오늘날의 예술양식을 예견하고 치밀하게 예견한 노스트라다무스적 예언.
그게 셰익스피어의 치명적 매력이야.
암튼 비극은 그렇게 4편이고
희극중엔
최고의 걸작은 역시 이번 한예종 지정희곡인 <한여름밤의 꿈>이고
그밖에
<실수연발>, <겨울이야기>, <말괄량이 길들이기>, <탬페스트> 같은 작품들을 추천해.
ps:
셰익스피어작품은 희극, 비극, 희비극으로 나누는게아니고
비극
희극
역사극으로 나눠.
그리고 슬픈건 비극, 기쁜건 희극, 섞인건 희비극이 아니고 !!!!!!!
제발 !!!!
비극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정의한 정의에 부합한 작품만이 비극인거야.
영웅적, 혹은 고귀한 신분을 가진 인물이 (인간이면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자신의 실수나 자신의 연약함에서 비롯되는 과오로)
운명, 신 등과 같은 초월적 대상과 맞써 싸우다 몰락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것이
비극의 정의야.
여기서 연민이 나오고 연민에서 카타르시스로 연결되고....
그렇기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이 아니야.
이들은 개성이 없는 캐릭터야. 입체적 주인공이 아니라 그냥 젊은 청춘남녀 이 정도의 성격창조니까...말하자면 유형적인 인물이지.
모두 죽는걸로 끝나지만 결국 이 둘의 죽음으로 두 집안이 화해하니까 비극적 결말도 아니고.
요렇게 어중간한 작품으로는 베니스의 상인도 있어.
이들은 그냥 예외로 구분하면돼.
다음 포스팅에선
희곡 중 근대로 넘어가
그 위대한
헨릭 입센과 안톤 체홉과
그리고 현대 아방가르드 위대한 작가들과
미국의 수정사실주의 작가들을 소개할께.
10분만에 포스팅을 쫘악 써서 다소 틀린 내용이 있을 수도 있으니
너무 이 포스팅에 의지하진 말고
위에 언급한 희곡들은 쫘악 다 읽어봐.
이상.
다음 포스팅 때 봅시다.<레슨 포 케이아트 연기학원>
<레슨 포 케이 아트 영화학원>
<터놓고 연극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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