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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지정희곡 로베르토 쥬코에 대한 에세이 /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대본)극작/연출/서사창작 2013. 9. 4. 17:26
2014 연극원 지정희곡 마리 콜테스 作 <로베르토 쥬코>에 대한 인용
베르나르-마리 콜테스(Bernard-Marie Koltes)
4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로 1989년 에이즈로 사망한 프랑스 작가. 그가 남긴 작품들은 뛰어난 연출가들에 의해 무대에 올려졌으며 프랑스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다.
사무엘 베케트 다음으로 20세기에 이름을 남길 극작가로 거론되는 콜테스의 작품들은 작가 死後에 세계 각국의 언어로 상연되면서 작가의 생전에 누리지 못한 세계적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콜테스가 남긴 극텍스트 중 출판이 된 작품들은 작가 生前 출판된 [서쪽 부두](1985),[목화밭에서의 고독](1986),[사막으로의 회귀](1988),[흑인과 개들의 격투](1989) 등이며-한국에서는 모두 공연 됨. 콜테스의 초기 작품이며 미국 작가 샐린저의 삶과 작품을 기반으로 씌어진 [살렝제](1995), 고리키의 ‘유년 시절을 각색한 [쓸쓸함](1998), [유산](1998),도스토예브스키의 ’죄와 벌‘을 각색한 [미침 소송](1999) 등 열 편의 작품이 출판되었다.
에이즈를 앓고 있었던 콜테스는 [로베르토 쥬코]를 저술하면서 죽음이 자신에게 다가오며 [로베르토 쥬코]가 자신의 마지막 텍스트가 될 것을 알고 있었다. 극의 모델이 된 실존인물 수코나 콜테스가 죽음을 대면하는 방식도 죽음에 이르는 이유도 상이했지만 죽음을 눈 앞에 둔 콜테스는 지하철역의 범인 수배 포스터에서 본 수코의 사진에서 큰 흥미를 느꼈고 실제적으로 일어난 살인 사건들과 살인범은 [로베르토 쥬코]라는 한 텍스트의 소재로 채택된다. 뚜렸한 동기 없이 죽음으로 질주하는 쥬코가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인지 혹은 정상적인 인물인지에 대한 판단을 콜테스는 내리지 않는다. [로베르토 주코(Roberto Zucco)]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고, 형사를 죽이며 인질을 냉혹하게 죽이는 쥬코의 살인 행위는 극의 진행을 통해 보여질 뿐이며 등장인물로서의 쥬코의 살인 동기는 극을 통하여 밝혀지지 않는다.
로베르토 쥬코에 대한 에세이
작가가 잘생겼다.
그리고 여지없이 일찍 죽었다.
에이즈로 죽었다는 면에서 퀸의 프레디 머큐리를 생각나게 한다.
그의 작품들 중 로베르토 쥬코는 특히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연극성이 뛰어나다.
실제로 많은 부분 연출자의 재해석이 가능하도록 열려있는 작품의 특성은
훨씬 더 다채로운 저마다의 로베르토 쥬코를 가능하게 한다.
이 작품 속에선 수많은 작가들의 영향이 보인다. 셰익스피어, 사무엘 베케트, 장 주네, 그리고 심지어는 브레히트의 영향까지 보인다.
로베르토 쥬코의 구조는 탈구조가 특징이다.
서사의 전개가 개연성이 없다.
그가 왜 살인을 하고, 어떤 목적을 따라 행동하는지, 극의 기-승-전-결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떠한 논리적 설명도 없다.
탈구조화됨으로 오히려 풍부한 사유를 이끈다.
사실적이지 않은 독백체의 대사가 특징이다.
그런데 이 독백은 또한 자신을 향한 내적독백이며 - 그 누구와의 소통도 의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시적이고, 아름답고, 문어체적이고, 고결하고, 서사적인 독백은
셰익스피어를 연상케하지만
셰익스피어와 다른 점은
독백이 극의 전개와 전혀 연관이 없는 탈구조화라는 점과
독백 자체가 관객을 몰입케 하는 것이 아닌, 탈몰입하도록 하는 일종의 서사극적 기능을 한다는 점이다.
극의 전개가 에피소드식 전개라는 점에서는 브레히트의 작품들을 보는 것 같다. 브레히트의 대표작들인 억척어멈과 그녀의 자식들과 같이 병렬식 전개, 해프닝, 그리고 에피소드, 그리고 각 막의 연계성이 없는 구조와 그리스극의 영향등이 보인다.
그러나 브레히트와 다른점은, 브레히트 작품에서와 같은 역사화는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로베르토 쥬코의 작품엔, 그리스 극의 영향이 보인다.
고전에 대한 풍부한 재해석이 로베르토 쥬코를 단연 돋보이게 한다.
예를들어 로베르토를 두고 두 교도관이 벌이는 대화는
분명 햄릿의 1막 문지기들의 대화를 연상케한다.
또한 햄릿 최고의 장면인 무덤지기씬 역시
쥬코의 라스트씬과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이 작품을 통해, 개인과 사회, 사회와 개인, 그리고 존재와 추구, 실존, 등의 수많은 주제를 탐구할 수 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하여 사는가?
쥬코의 행악은 왜 아무런 이유와 개연성이 없는가?
왜 소녀는 타자화되는가?
왜 소녀는 대상화되는가?
소녀는 이용가치로 거래되는 인간성의 말살을 보여준다.
우리 시대의 인간성에 대한 강렬한 메타포이다.
그래서 쥬코에게는 이름이 중요하다.
매우 마음에 드는 매력적인 텍스트이다.
풍부한 해석의 가능성, 풍부한 은유, 그리고 수많은 고전들에 대한 강력한 상징. 아름답고 서정적인 대사, 폭력적인 행동, 충격적 씬, 개연성없는 에피소드식 장면전개, 그리고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무목적의 공허한 세계, 마지막 장면과 처음장면이 연결되는 구조적 짜임새, 그리고 라스트 씬. 태양을 향해 가는 (마치 유령의 마지막 장면 오스왈트의 대사를 연상케 함) 강렬한 상징적 장면이 주는
미학적인 힘은
결국, 현대적 비극성을 탈구조를 통해 완성지은 작품이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좀 더 정리해봐야겠지만,
매우 매력있는 텍스트임에 틀림이 없다. 그의 또다른 작품인 서쪽부두와 검둥이와 개의 결투도 소장하고 있으니, 좀 더 깊이있게 공부한 뒤에 다시한번 로베트로 쥬코의 작품세계에 대해 포스팅을 해야겠다.
공연으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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