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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읽기> 연극원의 매력 - 의도된 마이너리티연기과 2016. 9. 1. 22:14
연기과 전문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올해도 작년에도 그 전에도 우리 레슨 출신 연기과 전문사 합격자는 꾸준히 나온다.
올해는 예술사 과정에도 합격하는 쾌거를 올렸다.
나는 연극원이라는 학교 자체가
묘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한예종스러운 원이 연극원이라고 할까나?
마이너한 정신.
끝까지 마이너를 추구한다고 할까?
일전에 내가 한예종이 출신학교를 본다는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다.
이건 좀 수정되야 된다.
출신학교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학생의 외적인 경험이나 성취, 또는 인생을 통해 시도하고 때론 잃고 때론 얻었을 어떤 프로젝트...
즉 그 사람의 인생 자체를 보는 것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학생의 삶 자체를 평가하는 것은 영상원의 경우가 그런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연극원은
각 전공의 실기적 실력에 거의 모든 평가를 집중한다.
극작과, 연출과는 글 자체가 100%의 평가비율이고
사실 그 사람이 크게 인격적인 하자가 없는 이상, 실기적 실력이 뛰어나면 합격시켜준다고 본다.
연기과는 좀 다르다.
연기과 역시 당연히 실기실력을 평가하지만
연기실력외의 묘한 개성이 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연기과는 학생을 선발할때
일단 '연기적 생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또, '순수함' 역시 강조하는 것 같다.
연기적 생각이란
자신의 연기에 대한 확고한 정체성이다.
왜 그 연기를 하는지
그 연기를 왜 표현하는지
생각없이
시키니까
그냥
하는 연기가 아니라
연기에 자신의 생각과 정체성을 담을 수 있는
독립된 예술가로서의 연기자를 지향한다고 판단한다.
보통 연기자하면 수동적인 존재로 생각한다.
그러나 연극원 연기과 교수님들은 배우의 그런 평가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학생의 잠재된 매력을 선호하고 개성과 독특한 자신만의 매력을 가진 학생을 선호한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사회에서, 미디어에서 규정한 기준은 거부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슨 말이냐면
쭉쭉빵빵의 정형화된 미가 아니라
그 학생만의 매력을 잘 살린, 독특한 매력이 있는 학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근데 요즘엔 그런 배우가 참 없다.
정말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래서 귀한 것이다.
자기 정체성을 가진 배우.
자신만의 개성으로 뚜렷한 매력을 드러내는 배우.
자신이 왜 연기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연기하는 배우.
참 드물다.
연극원은 내가 보기에
한마디로 곤조있는 마이너집단이다.
독특한 매력이란,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올해 우리 레슨에서 연기과에 합격한 여학생. 위에서 말한 조건에 100% 부합하는 친구이다.
그러나 직접 보면 깜짝 놀라지도 모른다.
너무 너무 평범해서.
그냥 평범한 여고생 중의 여고생이다. 정말 평범하다.
연기과 시험본 여학생 1600명 중에 성형한 여학생, 키 168을 넘는 여학생...등등 얼마나 많겠는가.
그러나 남들 따라서 쭉쭉빵빵에 성형미인이 되기는 쉽지만
남이 아닌
자신의 기준을 찾고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개성있는 배우란
다른 말로 말하자면,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세운다는 배우란 것이다.
다시 앞에 말한 내용과 연결된다.
자신의 정체성을 가진 배우 = 왜 지금 이 연기를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배우 = 개성있는 배우 =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연기자
다 같은 말인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은 100% 다 실제로 경험한 경험에서 나온 말들이지 섣불리 예측하거나 넘겨집는 것은 없다. 경험하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
올해 전문사를 붙은 여학생도
사실 입시를 할때 몸이 많이 불어 스트레스를 받아 있던 상태라고 한다.
즉, 일반인보다도 훨씬 더 살이 붙은 상태란 것이다.
좀 살집이 있는 배우.
함께 준비한 여러 학생들 중에는
연대 출신도, 이대 예술전공 출신도, 여러 명문대 출신들이 많았음에도
위의 여학생이 합격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돌아보면
그 여학생이 위의 기준에 명확하게 들어맞는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개성있는 배우는 곧 정체성이 있는 배우고 정체성이 있는 배우는 정직한 배우이며 정직한 배우는 순수한 배우이며 순수한 배우는 곧 예술사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배우이다.
위의 학생이 합격한 것을 경험하면서
한예종 연기과가 사람보는 눈이 있는 학교란 것을 더더욱 확신하게 된다.
내면을 본다.
정체성을 본다.
연기적인 확신을 본다.
결국,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의 연기자를 본다.
결론
영상원은 여러가지 특출날 외적 경험과 탁월성에 점수를 준다.
(어찌보면 감독을 뽑는데 당연하다)
연극원은 훨씬 더 실기 자체만을 보는데
마이너한 독특한 성향에 맞는 학생만을 선발한다.
거기엔 실기적 기준은 당연하고,
남과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한 배우만을 선발한다.
학력도, 키도, 몸무게도, 어떤 외적 조건도 사실 그렇게 중요한것이 아니다.
위의 기준이 절대적이다.
그래서 순수하고, 그래서 마이너하다는 것이다.
(이때의 마이너는 칭송의 의미이다. 나는 이런 한예종의 시각을 사랑한다)
연극원의 다른과 중 특별히 극작과와 연출과는 실기시험의 실기실력으로 100% 평가한다. 그 사람의 경험이나 탁월한 경력은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다지 어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연극원은 순수하다.
한국에 이런 대학이 존재한다는게 신기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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