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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CEO
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3. 12. 12:03
베스킨라빈스에 가면 엄마는 외계인이라는 아이스크림이 있지?
근데 엄마가 외계인이되면 안되고 ^^
(엄마가 외계인이면 넌 에어리언이란 건가? ^^)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예술하는 애들 엄마는 CEO가 되어야 한다.
말단대리가 되어서는 안되며
더더욱 영업사원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 글을 예술하겠다는 대책없는 골치덩이를 가진 엄마들을 위한 글이다.
역할을 분명히 알아야 성공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역할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용히 있을때와 폭풍같이 일할때를 안다.
나서야 할때와 믿고 따라줘야 할때를 분명하게 구분한다.
사람을 정확하게 통찰하며, 그 시각은 정확하다.
엄마의 역할은
CEO가 되어야 한다.
대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상담을 하다보면
온갖 정보와 이곳저곳 상담과 다 찔러보고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어디서 듣고 온 어머님들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다.
나는 직설적으로 어머님께 이야기한다.
"어머님의 역할은 CEO 입니다.
CEO는
가장 높은 위치에서
사람을 부리는 위치입니다.
어머님은 CEO이며, 사람을 부려야 합니다.
어머님이 대리처럼 발품을 파는게 아니지요.
CEO가 할 일은
정확하게 통찰하고
내가 할 일을 위임할 사람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평가하고, 통찰해서
적절히 잘 위임해주는 것이지요.
CEO가 함부로 나서면 그 기업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CEO는 나설때와 물러설때를 정확히 아는 것이 생명입니다.
한예종 영어는 어떻게되는지, 언어는?, 특별전형은?, 수시는?, 예대는?, 가나다군은?, 논술은?, 스토리는?, 이미지는?, 교수님들의 스타일은?, 변화된 입시체계는?, 어떤 학생들을 좋아하는가?, 성적은? 내게 맞는 학교는? 외모가 이래도 연기할 수 있나? 특기는? 자유연기는? 움직임은? 보컬은? 지정희곡은? 연출과는? 방영과는? 예술경영은? ........
어머님은 이제 이 모든 부담을 꽁꽁 싸매 봉투에 몽땅 집어넣고 입구를 봉한 다음
저에게 던져주십시오.
어머님은 하시던 일에 집중하시고, 아이는 행복하게 예술의 몰입을 즐기면 됩니다.
어머님은 CEO니까, 저를 정확하게 평가해주시고, 통찰해주시고, 길을 잘못 들어섰을때 그 길을 바로잡아주십시오 !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한다.
사실,
난 몇 주 수업 안했는데, 나에대한 극찬을 늘어놓는 어머니와 학생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극찬을 늘어놓는다는 것은
사람에 대한 판단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것이며
이런 사람들은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곧바로 철새처럼 이동해버릴 것이다.
통찰은 없고, 판단은 기준이 없으며, 항상 바뀌므로.
나는 학생들과 어머님들께
직설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이다.
나는 별로 잘난게 없는 사람이지만
배우는 학생에게 선생이 될때 나는
선배이자 멘토이며 최고의 권위자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입시에서
면접으로 갔을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교수님들은 정확히 구별해낸다.
권위를 존중할 줄 아는 학생과
자기 역할를 모르고 방종하는 학생을.
학생의 태도와 자세는
정확한 권위에 대한 파악에서 나온다.
'배우려는 자세'라는 말이 있다.
학생은 당연히 배우려는 자세가 갖춰져야 된다.
네가 수능으로 의대를 간다면 그깟 배우려는 자세 따위는 없어도 된다.
면접을 안보니까, 수능성적 0.1점 더 받는게 중요하다.
그래서
공부잘하는 아이, 좋은 학교 간 아이들 중에 인성이 개판인 애들이 많은거다.
그러나 예술은 그렇지 않다.
한예종은 더더욱 그렇지 않으며
특히 연기를 하겠다, 연극을 하겠다, 영화를 하겠다고 하면
이건 게임 끝이다.
예술은, 특히 연기와 연극, 영화는
학생들의 실력을 수능성적처럼 0.1 점 차이로 줄세울 수 없고
지극히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무조건 학생의 배우려는 태도가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주관적 평가는
공감의 평가이며
학생은 학생다울때
가장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기억하라.
이 분야에서 역할파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을.
한 학생의 부모님을 소개해주고 이 포스팅을 마친다.
어느날
입시를 앞두고 한 고3 여학생이 찾아왔다.
좀 왜소한 체격에 말이 많지 않은 학생이었지만
눈빛은 날카로왔다.
엉뚱한 면도 많았고, 고집은 엄청났다.
첫날 오더니 바로 혼자 등록하고
혼자 학원을 다니더라.
몇달이 지난후
연기 상담하러 온 친구들이 수근거리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생님. 재 우리학교 전교 1등인데 여기 와있네요'
!!!
그리고 수업이 늦게 끝나면 (당시엔 도곡동이었음)
교대에서 아버지가 항상 퇴근길에 데리러 오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부모님들 직장 다니시느라 힘드니까 아빠한테 잘해라. 샐러리맨이 참 힘들다. 아빠 직장이 교대근처구나. 요즘 참 먹고 살기힘들지?
라고 말해주곤 했다.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
아빠가 직장인이고 교대가 직장인 건 맞는데
판사였다는 것을.
그리고 엄마는 미대교수.
그리고 녀석의 가족중에 한예종 재학중인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는 사실을.
그런데 그걸 한번도 말해주지 않은 것이다 !
당연히 그 여학생은 그해에 한예종에 합격했다.
나는 그 여학생보다 그 부모님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한테
극찬을 늘어놓는 부모님보다,
이 여학생의 부모님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신뢰를 보내주는 부모님이 더 감사하다.
신뢰는 믿고 애를 보내주는 정도로 충분하다.
그보다 더 큰 신뢰가 어디있겠는가. 그 중요한 인생의 시기에 나를 믿고 귀한 자녀를 보내준다는 사실. 그 신뢰 하나로 나는 족하다.
진짜 강자는
나서야 할때와 숨겨야 할때를 정확히 인지하는 법.
그리고 아이들은 반드시 엄마를 닮으므로.
엄마가 저 정도 강자라면, 아이는 반드시 강인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혹시 자녀가
연기라는 대책없는 길.
연극이라는 앞이 보이지않는 진로.
영화라는 답답한 현실을 애써 선택하려고 하는 학부모님이시라면...
반드시
CEO가 되서야 하며
원칙을 가르치셔야 하며
권위에 대한 존중과
한결같은 신뢰와 믿음의 가치를
다른 무엇보다 먼저
가르치셔야 합니다.
이것은
입시에 필요하지 않은 어떤 인격적 완성이나 철학적 권면이 아닙니다.
예술입시는 반드시 주관이 들어가며
주관은 곧 태도에서 형성되므로
학생의 태도가 입시의 당락에 직결하는 것이 바로 이 분야의 입시입니다.
이것은 철학이 아니라 실전인 것입니다.
요즘 학부모님들. 너무 가볍습니다.
학원을 운영해보니 절실히 느낍니다.
그동안 자라오면서 선생님들을 어떤 태도로 다루어왔는지.
얼마나 중요한 것들을 빼먹은채 아이들을 키워왔는지......
영어수학태권도보습학원 학원 다니듯이 다녀선 안됩니다.
예술은 관계이며,
예술의 길을 선택하기로 한 이상
무조건
아이들은 귄위에 대한 존중을 배워야 하며
타인에 대한 배려와
함께 더불어 목표를 이루어가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연극, 연기, 영화를 하겠다면
학생다운 태도는
철학이 아니라
실전입니다.
입시의 당락에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입시 평가 기준입니다.
엄마는 CEO입니다.
대리가 아니며, 영업사원은 더더욱 아닙니다.
통찰과 믿음과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진 부모님이라면
반드시 아이는
이 척박한 예술분야에서도 성공할 실력과 태도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엄마와 아이는
결국 똑같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