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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힘줄 / 강 정비평하다... 2011. 2. 9. 16:42
시적 힘줄 강 정/ 키스 intheatre 시적힘줄 시에도 힘줄이 있나보다. 강정의 시를 읽으면 남성의, 그리고 야생동물의 거친 힘줄이 떠오른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실내에서 잘 관리한 세련된 무엇이 아니다. 거친 들판에서 햇빛을 받아 단단해진 구리빛 몸. 그 몸의 껍데기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이 힘줄이다. 힘줄은 피부 아래, 혈관 위에 자리 잡은 거대한 어떤 내면적 힘의 원천이다. 그것은 피와는 또 다른 무엇이다. 말하자면 피보다 더 질기고 단단하고 억척스런 생명의 뿌리다. 힘줄은 질기다. 그 질긴 힘으로 온 몸의 압력을 홀로 지탱하고 있다. 강정의 시는 힘줄이다. 그의 시는 질기며, 거칠며, 언제나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고 그의 시는 그 질긴 근성으로 ‘살아가는 것’의 압력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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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또는 상실의 구조화 'Fatherlessness (체홉의 플라토노프)'비평하다... 2011. 2. 9. 16:35
없음, 또는 상실의 구조화 'Fatherlessness' (체홉의 플라토노프) by intheatre 1920년. 체홉이 죽은지 16년이 지난 어느 날, 체홉의 미발표작 한 편이 뒤늦게 공개되었다. 그가 십대일 때 쓴 미완성작 플라토노프는 제작시기 상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 , , 등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후에 나타날 걸작들의 '아버지'인 셈이다. 그런데 기록으로 남겨진 이 희곡에 대한 단서는 체홉의 편지에 기록된 'Fatherlessnss'라는 짧은 문장이 전부이다. 말하자면 '부성의 부재, 즉 아버지 없음'이다. 이것은 은유적이다. 다른 장막극들보다 먼저 쓰여진 작품이자 미완성된 채 발표조차 하지 않았던 작품이 이후에 발표된 어떤 작품과도 비견될 현대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은유이다.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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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한예종 사태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1. 2. 9. 16:28
이명박정부가 가장 앞세우는 논리는 시장경제입니다. 경제성장 앞에 다른 소중한 가치들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었던 이유도 모두가 잘 살아야 한다는 급박한 국가적 필요성 때문이었습니다. 이명박정부라면 어떤 비효율적 정치논리에 휘말리지 않고, 최소한 경제만은 살리겠다는 믿음. 그것이 지금의 정권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일 것입니다. 저는 한예종 학생으로서 문화를 단순한 돈의 논리로 보지말고, 돈보다 앞서는 것이 있음을 강변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것도 너무나 중요한 사실이지만 저는 주장을 매우 협소하게, 이명박정부가 그 값싼 천민자본주의적 시각으로만이라도 한예종을 봐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시장경제의 가장 기본원리가 무엇입니까? 바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아닙니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예종은 장사가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