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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이론을 믿으라 !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5. 3. 03:39
카오스이론은 기상학에서 나온 이론으로
나비효과도 이 이론에서 파생된 용어이다.
카오스란 단어는 다들 잘 알고 있다시피
예측불변의 혼돈스러운 상황, 질서가 무너진 혼란스러운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카오스가 카오스이론이 되면 그땐 다소 의미가 달라진다.
카오스이론의 핵심은
혼돈스러운 상태 그 자체가 아니라
일견 혼란스러워 보이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도
어떤 자연이 만들어낸 패턴이 존재한다는 이론이며
우연과 사고로 점철된 이 세상에서
어떠한 패턴과 경향성을 읽어내는 것에 있다.
이러한 카오스이론을 예술에 가장 잘 접목시킨 이가 바로 그 유명한
잭슨 폴락이다.
위의 그림은 기존의 잭슨 폴락 그림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
우리가 갖고 있는 많은 선입견 중 하나가
폴락은 물감을 뿌려서 그리는 화가라는 단편적인 지식이다.
그러나
폴락의 예술세계에서 물감을 뿌린다는 단순한 사실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는 세상을 카오스이론적으로 생각한다는데 있다.
즉
그는 세상이란 우연과 사고로 점철된 미묘한 세계이다.
그는
그의 독창적인 드로잉 기법으로
그런 세상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런 폴락이 그의 작품 스타일대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교통사고로 그야말로 우연히 사망한 것은
어쩌면 지극히 폴락 다운 죽음이라 하겠다.
이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지극히 폴락적인 그림이다.
저 복잡한 이미지속에 담겨진 우리 인생에 대한 사유가 보이는가?
우연과
사고와
사건들과
예측불가능과
그 기묘한 엇갈림 속에
진실된 인생이 숨겨져 있음이 공감되는가?
그렇다면 넌 카오스이론의 세계로 빠져든 것이다.
환영한다.
내가 알고있는 모든
위대한 현대 작가들은
모두 삶의 예측불가능성을 노래한다.
체홉도
베케트도
이오네스코도
핀터도
그리고
이상도
그랬다.
삶은 예측불가능하기에 아름다운 것이며
예측불가능하기에 흥미진진한 것이다.
예측할 수 없다는 것외엔 예측할 수 없는게 인생이기에
우리는 보다 더 우연하고 더 즉흥적이어야 한다.
카오스이론에서 우리가 잊기 쉬운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우연인듯 사고인듯 보이지만
복잡미묘한 그 세계속엔
어떤 숨겨진 질서가 있다는 것이다.
동양적 불교사상에선 그것을 자정작용이라고 한다.
이 자정작용을 소재로 쓰여진 희곡이 이만희의 불 좀 꺼주세요이다.
동양사상과 현대사상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카오스이론을 믿으라!
네가 오늘 네가 생각하기에 도저히 실행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어떤 일을 시도한다면
미안하지만
그건 사실 객관적으로보면 그다지 충격적인 선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무슨 말이냐면
네가 아무리 카오스적 선택을 내려도
그 속엔 이미
네가 살아온 인생괴
한국이라는 지리적 문화적 환경과
거의 신체와
너의 생활과
너의 내면이 지배하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이미
어떤 경계가 지어져 있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선택의 바운더리가 있다는 말이다.
믿고
너를 던져라.
죽지 않는다.
고음을 연습할 때
죽는셈치고 삑사리를 두려워하지 않고 질렀을때
득음하는 것처럼.
어린 독수리를 벼랑에 떨어뜨리는 어미 독수리처럼.
네가 도전하는 것은
어쩌면 파격이고 즉흥이고 무모한 선택인듯 보여도
네가 이 선택을 내리기까진
수많은
필연과
계기와
영감과
갈등과
이후의
용기가 있었을 것이다.
너의 선택은 파격이 아니다.
어쩌면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우연과 즉흥 속엔
사실 숨겨진 정교한 법칙과 필연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
그것이
카오스이론이다.
우리는 배우자를 만날때
사실은 카오스적으로 만난다.
잭슨 폴락의 그림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얼마나 많은 가능성과
우연과
즉흥과
사고와
사건속에서
한 사람의 인연을 만나게되는가?
그런데
만나고보니
필연임을 느낀다.
너는 카오스적인 세계속에서 선택한 것 같지만
사실 돌아보니 그 속엔 정교한 필연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그런것이다. 인생은.
결혼보다 더 한 인간의 인생을 뒤바꾸는 것은 없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결혼을 얼마나 즉흥적이고 사고와 우연에 기대어 하게되는지 생각해보라.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좋아하게 됐을때
그것은 지극히
지극히
지극히
단면적인 모습 하나만을 보고 좋아하게 된다.
외모.
그냥 스타일.
그냥 분위기...
(아니 도대체 뭘 믿고 그런 무모한 선택을 그리 서스럼없이 내리는 것인지 여자들은 매우 궁금해한다)
인간은 매우 우연과 즉흥과 본능에 기대어 중요한 선택과 결정을 한다.
첫인상이 바로 그 단적인 예이다.
인간의 이러한 비이성적인 측면을 분석한 이론은 너무 많다.
자. 이제 결론을 내자.
카오스이론을 믿으라 !
네가 지금 내린 파격적 선택.
어쩌면 파격이 아닌
필연일지 모른다.
자정작용이 있음을 믿고
우연과
예측불가능성의 세계로
너를 내던져보아라.
그 불안해보이는 카오스의 세계속에
어쩌면
너의 필연이 있을지 모른다.
연극을 전공하는 것도
영화를 전공하는 것도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똑같은 것이다.
이성을 뛰어넘는 우연과 사고인 것이다.
단 한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어떤 선택이건
그 선택이 옮았음을 입증하는 것은
또한 너의 몫이라는 것.
카오스이론이 성립하기 위해선
네가 내린 선택이 아무리 즉흥과 우연과 사고로 점층된 것이었든지간에
그것이 필연임을 입증할 수 있는
너의 최선을 다하는 열정과
노력과 책임이 필수적이란 것이다.
결혼은 카오스일 수 있지만
결혼생활을 지탱해나가는 것은 헌신과 책임.
너의 진로를
어떤 진로를 선택하더라도
너는 헌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진짜
카오스적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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