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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부활연기과 2012. 9. 19. 11:24
여학생이 있다. 작년에 입시에 실패하고 지금 우리 학원에서 준비하고 있는데 한번 떨어진 트라우마가 얼마나 큰지 사람도 피하고 많은 부분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게 느껴졌다. 그런데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니까 확실하게 살아난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하는 거 없이 불안해하며 자기 자신과 싸우는 스타일이었다면 지금은 그 과정을 즐기며 인생과 젊음의 불안 마저도... 과정으로 보고 즐기고 있었다. 위대한 성장이다. 사실 입시를 진행하다보면 학생들의 패턴이 눈에 보인다. 심지어는 예측도 가능하다. 여름이 최대의 고비다 거의 절반이상이 여름에 탈락한다. 실질적으로 준비하지 않고 그냥 시험보는 상태가 된다. 그런데 중요한 패턴이 있다. 여름에 무난하게 고비를 넘긴 학생도 좋지만 가장 실력이 급상승하는 학생은 여름에 엄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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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과는 글이 아니라 이야기다영화과 2012. 9. 17. 21:18
스토리텔링 수업을 하다가 분노했다. 학생들이 착각하고 있어서다. 영화과 학생들이 자꾸 학원다니면서 글을 배워서 언젠가부터 스토리가 아닌 이야기가 아닌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억해라. 영화과는 글을 쓰는 과가 아니다. 글 쓰려면 문창과 극작과를 가라. 그러나 네가 영화감독이라면 글은 못써도 되지만 (물론 잘쓰면 좋지만) 이야기를 구성하지 못해서는 살아남기 못할 것이다. 글과 이야기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사실 뉘앙스의 차이에 가깝지만 좀 더 자세히 말해주면. 이야기는 결국 서사라는 것이다. 이번 주 한주동안 내가 본 영화는 피에타와 광해였는데 둘다 아주 재밌게 봤다. 기회가 닿으면 두 영화에 대한 분석글도 올릴까 한다. 그런데 시나리오나 스토리를 쓰는 너희들에게 바이블 중의 바이블이라면 바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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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야 붙는다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9. 17. 20:51
우리 학원에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입시를 준비한다고 했을때 한 학생이 이런 절차를 거쳐 입시를 준비하게 된다. 1. 극작과 재학생 - 연출과 재학생 - 서창과 재학생을 거쳐 최종 원장까지 4인에게 스토리구성 실기 지도와 첨삭을 받는다. 이 정도는 준비해야 스토리를 준비할 수 있다. 일주일에 16시간 정도는 온전히 스토리수업만 들어야 이제 조금 스토리구성을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 게다가 감독님수업과 이미지텔링수업을 통해 이미지구성시험과 면접등을 준비한다. 3. 게다가 1차준비를 위해 한예종 재학생에게 언어추론을 포함한 언어지도를 받는다. 4. 게다가 1차준비를 위해 서울대 경영과 출신 강사님 에게영어지도를 받는다. 그것도 원장님 직강으로 5. 게다가 원장이 직접 면접과 구술을 준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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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가능한 것과 실제로 합격하는 것은 다르다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9. 17. 20:36
한예종은 들어가기 어렵다. 합격이 가능한 것과 실제로 합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실력이 되는 것과 실제로 금메달을 따는 것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과정을 살펴보면 한예종 입시와 비슷한 점이 많다. 1. 금메달을 따는 것은 절대로 확정할 수 없다. 경기 중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그 누구도 금메달을 딴다고 확신할 수 없다. 2. 예측하지 않았던 금메달도 있다.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는데 금메달을 따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3. 예측하지 않았던 금메달도 받을 자격이 있는 자만이 받는다. 예측하지 않았던 금메달이라 하더라도 기본은 똑같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 중 최선을 다하지 않고 엄청난 훈련을 쏟아붙지 않은 선수는 없다.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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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깡패다 / 추락 이후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9. 11. 18:50
이 글을 읽고있는 네가 19살 고3이라고 치자. 아니면 재수생 20살이라고 치자. 아니면 정말 많이 들었다고 너희들이 생각하는 28살이라고 해보자. 어떤 나이라 하더라도 너희들은 나이가 깡패다. 19살이라는 말은 20년이 지나도 삼십대라는 말이며 30년이 지나도 사십대라는 말이다. 여배우가 39살이면 아직도 매력이 넘친다. 여배우가 가장 나이에 민감할텐데도 그 정도인데 네가 연출가나 감독이나 디자이너를 꿈꾼다고 했을때 39은 매우 어린 나이다. 아기지. 아직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는 아주 어린 나이란 거다. 그러니까 네겐 20년이라는 시간이 있고 그게 깡패라는 거다. 깡패란게 뭐냐? 뭐. 막무가내. 어찌할 수 없다는 뜻이다. 돈으로도 안되고 뭘로도 안되는게 나이 아니냐? 나는 올해로 33세다. 그래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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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있는 파격' not show, but performance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9. 11. 11:44
연기를 하려는 학생은 연기를 통해 파격을 보여주려고 하고 영화를 하려는 학생은 스토리를 통해 파격을 보여주려고 하고 연출은 하려는 학생은 워크숍을 통해 파격을 보여주려 한다. 특히 서울예대 입시의 경우는 더해서 갓쓰고 오고, 한복입고 오고, 실기시험 중 신체노출하고, 독특한 소도구를 가져오고...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여학생들의 경우 의상에서 튀어보이려고 예쁘고 노출이 강한 옷을 선호하는 정도는 연극영화과 입시에선 기본인 듯 하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조급한 마음에서 나온 잘못된 판단이며 입시의 핵심을 잘못 짚은 엉터리이자 교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행동이라 하겠다. 나는 이 모든 행동들을 show 라고 정의한다. 쑈하고 있네. 교수들의 마음이다. 우선은 예술에 대한 판단기준 자체가 잘못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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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님 말고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9. 8. 12:07
아님 말고는 참 멋진 말이다. 이 블로그에서 질문하는 글이나 내게 상담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하는 질문이 무엇일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그러나 실력있는 학생들은 절대로 하지않는 질문. 제 실력으로 해도 될까요? 가능성은 있을까요? 지금 늦었는데 해도 되나요? 이 3종 세트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숨이 탁 막힌다. 그 학생에 대한 기대치가 확 떨어진다.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그 정도의 확신도 없는 사람이 예술을 해도 될까? 왜 그리 고민이 많을까? 왜 그리 생각이 많을까? 입시가 11월인데 두달전에 찾아와서 왜 벌써 합격을 논할까? 내가 합격시켜줄 용한 점쟁이나 아니면 쪽집게강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하는 일은 좀 비슷하긴 하지만) 그리고. 내가 상담 때 너는 된다. 라고 말해주면 그럼 되는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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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삶은 그 자체로 스펙이다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9. 4. 18:24
타국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시야를 넓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번에 짧은 일정으로 킬링필드와 앙코르왓의 나라, 절망과 가능성이 공존하고 외국인들과 밀림이 공존하는 캄보디아땅을 다녀왔다. 고아원에서 가난한 환자들과 고아들을 모아놓고 (약1200명가량) 무료진료봉사를 했다. 국내 최고의 의료진 18명이 지원한 이번 봉사에 나도 끼어 간 것. 덕분에 치과에서 마취주사만들고 소독도하고, 외과치료하는 것도 도와드리면서 의료분야도 마음껏 기웃거렸다. 캄보디아에서도 역시 직업은 직업인지라 입시를 생각했다. 킬링필드를 걷고, 메콩강에서 바람을 맞으며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통찰을 얻기위해서 깊이 고민했다. . 학생들은 답을 찾는다. 수학공식처럼 또는 어떤 특강이나 방식이나 쪽집게나 또는 어떤 맞춤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