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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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자들의 도시 ( 원제 : Blindness )비평하다... 2011. 2. 9. 16:45
눈 먼 자들의 도시 ( 원제 : Blindness ) -원작의 충실한 압축본 intheatre 서스펜스의 거장 '히치콕' 에게 "「죄와 벌」을 영화화 할 생각이 없습니까? " 라고 물었더니 히치콕은, " 그 작품은 이미 완성되어있기에 제가 손댈 필요가 없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히치콕의 말은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수많은 영화의 역사들이 이를 서로 다른 입장에서 작품을 만들어왔다. 결론적으로는 각색의 문제다. 물론 후발 주자인 영화가 같은 식의 진행으로 원작을 넘어서기에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 어차피 (훌륭한, 혹은 어떤 매력을 가진) 원작을 보고 같은 방향으로 진행한다면, 그 영화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원작의 테두리 안의 영화가 될 수밖에 없다. 대부분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원작을 가진)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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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힘줄 / 강 정비평하다... 2011. 2. 9. 16:42
시적 힘줄 강 정/ 키스 intheatre 시적힘줄 시에도 힘줄이 있나보다. 강정의 시를 읽으면 남성의, 그리고 야생동물의 거친 힘줄이 떠오른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실내에서 잘 관리한 세련된 무엇이 아니다. 거친 들판에서 햇빛을 받아 단단해진 구리빛 몸. 그 몸의 껍데기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이 힘줄이다. 힘줄은 피부 아래, 혈관 위에 자리 잡은 거대한 어떤 내면적 힘의 원천이다. 그것은 피와는 또 다른 무엇이다. 말하자면 피보다 더 질기고 단단하고 억척스런 생명의 뿌리다. 힘줄은 질기다. 그 질긴 힘으로 온 몸의 압력을 홀로 지탱하고 있다. 강정의 시는 힘줄이다. 그의 시는 질기며, 거칠며, 언제나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고 그의 시는 그 질긴 근성으로 ‘살아가는 것’의 압력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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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또는 상실의 구조화 'Fatherlessness (체홉의 플라토노프)'비평하다... 2011. 2. 9. 16:35
없음, 또는 상실의 구조화 'Fatherlessness' (체홉의 플라토노프) by intheatre 1920년. 체홉이 죽은지 16년이 지난 어느 날, 체홉의 미발표작 한 편이 뒤늦게 공개되었다. 그가 십대일 때 쓴 미완성작 플라토노프는 제작시기 상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 , , 등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후에 나타날 걸작들의 '아버지'인 셈이다. 그런데 기록으로 남겨진 이 희곡에 대한 단서는 체홉의 편지에 기록된 'Fatherlessnss'라는 짧은 문장이 전부이다. 말하자면 '부성의 부재, 즉 아버지 없음'이다. 이것은 은유적이다. 다른 장막극들보다 먼저 쓰여진 작품이자 미완성된 채 발표조차 하지 않았던 작품이 이후에 발표된 어떤 작품과도 비견될 현대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은유이다.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