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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읽기>철학없는 아름다움은 지루함을 불러온다(한예종 연기,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입시)연기과 2016. 7. 12. 22:25
모든 카테고리에 가능한 글이지만
오늘 이 글은, 연기과 카테고리에 넣기로 했다.
그만큼 연기를 하는 친구들에게 특히 중요한 말이기도하다.
우리 학원은 신사동에 있다. 가로수길 초입에 있는데
밤 늦은 시간 거리를 걸어가다 보면 씁쓸할때가 많다.
노는 걸 뭐라 그러는게 아니다. 노는건 나도 너무 좋아한다. (이왕 노는거 재밌고 멋지게 놀아야 하지 않겠나?)
문제는, 노는 것 자체가 아니라 사람 자체의 됨됨이를 말하는거다.
주차문제로 시비가 붙어보면 알고,(술집에서 주차시비 붙어봤나?)
계단에 수북히 쌓인 담배꽁초와 가래침을 보면 알고,
내가 주로 밤새 작업하고 새벽에 사우나 가는걸 좋아하는데
사우나 가다보면 목격하는 광경들을 보면 안다.
학원 건너 편에 있는 클럽 팬텀? 에서 새벽 6시에 반쯤 벗겨져 비틀거리는 여자
그리고 오늘도 여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듯 새벽녘에 클럽 앞을 어슬렁거리는 뾰족 광택 구두에 산티나는 광택 정장을 입은 촌스런 남학생들?
내가 그들의 사정과, 그들의 삶을 디테일하게 모르니
비판할 자격은 없다.
다만 내가 관찰한 바.
신사동, 논현동, 내가 주로 서식하는 (어쩌다가 이 동네까지와서) 동네를 보면
사람들의 겉과
속을
모두 본다.
밤늦은 시간, 논현동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해보면
한국사회야말로
앞에서는 남을 의식하고 보여지는 것에 집중하고
뒤에서 무장해제되고나선, 인간성의 추락을 보여주는 사회가 아닌가.
그 앞과 뒤를
논현동 일대는 다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건
그런 사람들이
모두
겉은 화려하다는 거다.
정말이다.
한껏 치장하지 않고 클럽에 오는 여자 있는가?
명품이나 성형중독자와 논현동 새벽 5시 탐앤 탐스는 너무 잘 어울리는 미장센이다.
외모가 화려해 보이는 여자들이 클럽에서 놀고
좋은 차에 멀쩡하게 생기고 부유해 보이는 남자들이
주차 문제로 쌍욕을 한다.
(안 그런 자들도 있겠지 물론)
외모 중심사회라는게 이렇다.
겉모습이 화려한 반면
속이 빈약한건 골다공증 이상이다.
뻥뻥 뚫려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
순수하게 전략적 측면에서의 이야기이다.
나는 논현동의 상황을 도덕적 기준에서 비판하는게 아니다.
도덕적 기준을 들이댈 절대적 기준이 없으며
나 또한 도덕적인 인간인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략적인 측면에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고급스러워 지고 싶다면
오히려 아름다움을 감출 줄 알아야 한다.
더 비싸게 경영해서 더 많은 이윤을 남기고 싶다면
영적인 눈을 떠야 한다.
연기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내가 가르쳐보면
외적인 화려함에
너무도 손쉽게
현혹되는 걸 본다.
그런데 아쉬운게 뭐냐면
학생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순수함과 무한한 가능성이 너무나 고결하고 아름다운
말하자면 재능이고
원석이고
지배적 가치인데 -
그걸
연기를 하고, 사회에 나가고, 몇번 유혹받고, 몇번 재미들리면
너무 쉽게
버려버리고
화려함의 뒷꽁무니를 쫓는다는 거다.
문제는
그렇게 화려함의 코스프레를 하는 남녀들이
너무 흔하다는 거다.
퇴직자가 너도나도 치킨집을 하듯이
조금 기회만 열려도
너도나도 화려함의 세계로 자신을 팔아넘긴다.
마치 그게 절대적 기준이라도 된다는 듯이
그러나
정말 가치있는 배우
수준높은 삶
성공을 위해서는
좀 더 다른 가치들이 필요하다.
섣부른 비판을 하고 싶지 않기에
오로지 입시적 측면에서만 국한지어 말해보자면.
확실히 연기과 입시에서
외모의 기준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 외모의 기준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걸 봐야한다.
깔끔하고 개성있고 매력있다는게 중요하지
획일화된 매력은
지루하다.
소개팅에서야 논현스타일이 획기적으로 이쁘단 생각을 숫총각들은 할지 몰라도
연극영화과 입시 정도에서
이쁘다고 불릴만한 학생들이
한두명일지를 생각해보라.
철학없는 아름다움은
지루함을 불러온다.
사실 예쁜 학생이 무조건 입시가 잘 풀릴 것 같지만
의외로 예쁘기만 하고 늘씬하기만 한 학생들이
최상위권 대학을 잘 못가는 걸 본다.
교수들이 말을 시켰을때
자신을 치장하는 것 외에
아무런 내면의 깊이나
예술가로서의 (배우도 당연히 예술가이므로)
철학
자신감
개성
매력
이 없는 것이 드러날 경우
예외없이
탈락한다.
한예종 연기과가 그런면에서
배우의 다양한 개성을 발견해주는 관점과 철학을 지속적으로 밀어붙인 결과
현재 영화, 연극, 드라마, 뮤지컬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개성있는 연기자들이
한예종 연기과에서 많이 배출되었다.
단연 돋보이는 수확이라 하겠다.
교수가 바보가 아니기에
지루한 학생을 합격시키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자.
다시한번 말하지만, 철학없는 아름다움은 지루함을 불러온다.
배우는 치장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신체와 자신의 삶과 인격을 통로삼아 소통한다.
조각가가 조각오브제를 통해 소통하듯
배우는
자기자신을 통로삼아 소통하는거다.
그러므로
자기자신이 빈약한 배우가
존재 할 수 있겠는가?
자기자신을 통로삼아 소통하는 예술가가
자신의 것
자신의 색깔
자신의 생각
자신의 삶과
자신의 매력이 없이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겠는가 생각해보라.
그러므로 배우는
누구보다
열려 있어야 하고
(흔히 말하는 오감)
호기심과 관심이 충만해야 하고
연출자나 다른 배우들과 협응이 될 수 있도록
연출자의 의도를 캐치하고
언제나
자신의 문제를 즉시 수정해나갈 수 있는
순발력과 이해력이 필요하다.
이런 걸 통칭해서 보통
'연기두뇌'라고 한다.
연기센스라고도 할 수 있다.
외모.
중요할 수 있겠으나
절대적이진 않다.
앞서 언급한, 철학없는 아름다움, 즉 지루한 아름다움이
즉각적으로 먹히는
그런 수준의 속물 대학이라면
진학하지 마라.
왜 굳이 그런데까지 가서 배우려고 하나?
다행히, 국내의 좋은 대학들 중 그렇게 입시에서 외적 매력만을 획일적으로 보지 않는다.
특히 한예종이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최상위권 대학 연기입시라면
무조건
연기두뇌를 본다.
연기센스
그리고 지원자의 개성과 매력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의 독립성을 본다.
철학없는 아름다움은 지루함을 불러온다.
연기자도 예술가인데
자신의 삶과 몸. 즉 자기자신 그 자체를 소통의 도구삼는 예술가가 연기자이므로
연기자에게
삶과 연기는
분리될 수 없으며
개성과 연기 또한 분리될 수 없다.
획일성은
연기자에게 독이다.
그래서
아주 아름다운 여학생들이 최상위권 연기과에 많이 떨어지는 거다.
마지막으로
최상위권 연극영화과 입시에서
가장 집요하게 보는 것은
연기센스.
위에서 언급한 열린 사고, 오감과 호기심, 순발력과 이해력 등을 통칭한
이 요소가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재능이며,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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