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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은 팬티다 (한예종 서울예대 극작 문창 서창 영화 방영 연출)영화과 2013. 1. 30. 06:37
어제 쓴 글에 언급한대로
플롯은 팬티다 라는 과격한 주장에 대해
설명하는 포스팅을 올린다고 했다.
그렇다.
플롯은 팬티다.
가장 적절한 비유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의 저자 로널드 B. 토비아스는
플롯을 일종의 유기체적인 것으로 봤다.
그는 플롯을 전기자장력에 비유했다.
모든 소재, 아이디어, 인물, 그리고 환경을 관통하는, 혹은 연결시키는, 혹은 전류를 흘려보내는 중심축이 플롯이라는 비유이다.
적절하다.
토비아스는 플롯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 하나의 요소를 더 꼽으라면, 인물이 중요하다고 봤다.
즉, 플롯 - 그리고 인물
이 두가지 축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 개념을 좀 더 확대시키고 좀 더 구체화시키고자 한다.
플롯과
아이디어라는 두가지 축으로 말이다.
앞서 내가 말한 과격한 비유를 다시 한번 꺼내들자면,
플롯은 팬티다.
그럼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아이디어는 악세사리다.
플롯은 이야기의 짜임새, 극적인 짜임새를 말하는 것이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극적긴장, 갈등, 반전, 발견등의 수많은 하위개념들이 있다.
여기에 대칭점을 이루는 아이디어의 하위개념은
크게 3가지이다.
인물
상황/환경
그리고 소재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아주 기본적 스토리 뼈대만 갖추어도
아이디어의 영역에서만 뛰어나도
그 영화는 충분히 완성될 수 있다고 본다.
아바타가 플롯이 뛰어난 작품은 아니고
타이타닉, 쥬라기공원이 플로팅이 매우 뛰어난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적어도 영화에서는 플롯만이 전부가 아니다.
플롯 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것이 아이디어이다.
여전히 - 위대한 영화들은 플롯이 탄탄하지 않은 작품이 없다.
가장 최근에 황금사자상을 받은 피에타가 대표적이다.
탄탄한 플롯과 은유와 상징과 냉철한 지성이 담긴 작품이다.
아바타가 플롯이 뛰어난 작품인가?
아니다.
이야기의 틀만 겨우 아주 기본적인 플롯의 틀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아바타는 매우 획기적인 소재가 있는 작품이다.
쥬라기공원도 기가막힌 아이디어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이티도 그렇고
죠스도 그렇다.
아이디어 중 소재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반면
양들의 침묵과 같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 즉 캐릭터가 영화를 압도하는 영화도 있다.
영화에서 인물, 즉 캐릭터 그 자체가
영화 그 자체를 이끌어가는 가장 강력한 전자기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토비아스의 비유처럼 플롯은 자기장이다.
그러나 어떤 영화에서는 캐릭터 자체가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한다.
양들의 침묵처럼.
그리고
쉰들러 리스트와 같은 영화가 있다.
시대
공간
장소
그리고 미장센
소재 중에서도 특히
환경적 요소 circumstance가 중요한 영화가 있는 것이다.
환경 그 자체가 영화적 자기장을 형성하는 영화.
공간 자체가 강력한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영화.
이번에 선댄스영화제에서 해외부분 대상을 받은 오멸 감독의 '지슬'이 대표적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플롯은 팬티다.
아이디어는 악세사리다.
지- 드래곤을 생각해보자.
지- 드래곤이 패션감각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라고 할때
물론 지- 드래곤 정도 되면 속옷에도 신경을 쓰겠지만 ^^
속옷은 속옷이다.
속옷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가?
그리고
속옷이 제 기능을 못한다면 어떨게 될까?
팬티를 입어야 하는데 양말을 입는가면 어떻게 되는가?
아니면 찢어진 팬티를 입으면 어떻게 되는가?
플롯은 팬티다.
없어서는 안되며
제 기능을 못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
패션에서도.
그러나
팬티로 멋을 내는 시도는 매우 혁신적인 시도이다.
예를들어,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꼴리아같은 영화가 그렇다.
플롯 자체를 비틀어
지구종말이라는 거대서사와
인간의 편집증이라는 미시적 서사를
결합시키는 시도 등은
플롯 자체를 가지고 노는 것이다.
네가 만약 플롯 자체를 응용할 수 있고
비틀 수 있다면
나는 네가 한예종 입시를 하지 말고
칸 영화제에 하루 빨리 도전해보기를 원한다.
뭐 하는가 !
라스 폰 트리에와 빨리 경쟁해야지 !
플롯을 응용할 수 있다는 건
모든 스토리를 다 통제할 수 있는
궁극의 단계이다.
궁극의 스토리텔러인 것이다.
어서 빨리 칸 영화제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플롯 자체를 응용할 수 있다는건
말하자면, 베케트 같은 것이다.
모든 연극이 다 땅위에서 진행되니까
땅 아래 배우들을 파묻어버린, endgame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자. 정리해보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플롯은 기능적이라는 것이다.
혁신적 플롯 자체로 승부를 본다면
그것은 매우 훌륭한 단계의 예술이며
어쩌면 가장 높은 수준의 스토리텔링이다.
그러나
입시를 하는 우리
아직 얼치기 스토리강사인 나 장도의 수준에선
그리고
아바타도
타이타닉도
쉰들러리스트도...
그 어떤 아카데미의 영화도...
사실상
플롯 자체의 혁신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플롯 자체를 이야기의 척추로
적절히 활용할 뿐이다.
플롯은 속옷이다.
매우 중요하고
가장 중요하지만
그 자체는 스토리에 녹아져야 하고
스토리에 젖어들어 있어야 하지
그 자체로 승부를 거는건 일반적으로 아니다.
스토리는
척추이다.
우리는 척추가 아닌
복근과 잘 발달된 가슴과, 그리고 튼실한 허벅지로 승부를 하지
잘 발달된 척추로
이성을 유혹하지는 않는다^^
그러면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지- 드래곤으로 따지자면
그의 악세사리에 비유하면 적절하다.
지-드래곤은 악세사리를 정말 잘 활용한다.
어쩌면
의상 자체는 기본의상의 룰을 잘 지킨다.
그러나
기발하고 위트있는 악세사리와 포인트들로
차별화를 꾀한다.
같은 스타일의 옷이라도
색감이 완전 차별화된다든지.
소재가 완전 차별화된다든지
옷의 가능을 뒤바꾸어입는다든지
아니면
악세사리에서 위트와 센스를 표현한다든지...
너의 스토리도 이와 같은 것이다.
플롯은 써먹는 것이다.
기성복 같은 것이다.
그냥 가져다가 입으면 된다.
이게 실제적인 팁이다.
친구야.
플롯은 기성복이고 팬티같은 거라니까?
기성복은 그냥 잘 맞는걸 가져다 입으면 되는거잖아?
팬티는 그냥 쌍방울 try 깨끗하게 빨아서 입고 있음 되는거잖아?
왜 플롯을 짜 맞추려고 하나?
플롯은 써먹는거다.
아바타의 플롯을 분석해봐라.
수천 수만의 기성영화들이 써먹은
이야기구조에서 한발자국도 안 나가 있다.
원래 그런거다.
그러니
네가 가장 플롯을 잘 쓰게되는 길은
플롯을 그냥 응용하는 것이다.
여기저기에 널린
기성품을
적절하게 빌려와서
네 글의 척추로 삼으면 되는거다.
그래서 토비아스의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가지 플롯이
매우 적절한 책이다.
기성품 플롯이 스무개나 널려있으니
아무거나 하나 주워서 쓰란 말이다 !!!!!!!
속옷을 창의적으로 입으려고 애쓰지 마라.
그러나
아이디어는 다르다.
친구야.
아이디어는
기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평범한 의상의 지-드래곤을 생각해봐라.
아이디어.
즉
너의 스토리는
소재가 기발하든
circumstance 가 매력적이든
아니면 캐릭터가 넘사벽이든
무엇이든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아이디어는 타협해서는 안된다.
이 아이디어는 빌려올수도 없다.
기성품을 쓸수가 없고
너만의 것
너의 창작
너 혼자만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영역이다.
친구야.
아이디어 없이 글 쓰지마라.
네가 생각해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없이
마구 글을 써내려가게 만드는
기막힌 아이디어 없이
글 쓰지 마라.
그런 아이디어 없는 글 가져와서
글이라고 내밀지마라.
화낸다.
정리해보자.
플롯은 팬티다.
기성품을 사서 입으라.
유니클로든
쌍방울 트라이건
좀 고급스럽게 한개 5만원짜리 켈빈 클라인 이너웨어건 상관없다.
(돌체 앤 가바나도 있다 20만원짜리 ㅋㅋ)
여기저기서 적절한 플롯을 가져와서 쓰는게 포인트다.
기존의 영화를 참고해라.
이창동의 영화면 적절하다.
플로팅의 세계적인 실력자다.
특히 박하사탕과 시. 이 두편은 구조와 플롯과 짜임새의 절정을 보여준다. 나는 이창동 빠다.
피에타도 좋고, 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 봄도 좋다.
기존의 영화를 마구마구 응용해라.
내가 살인범이다. 라는 작품도 흥미롭게 봤다. 플롯의 면에서.
그러나
친구야.
혁신적 플롯을 쓰려고 고민하지마라.
(영화과에만 해당. 극작/연출과면 어느 정도 구조적 완성도에 대해 생각해야 함)
플롯은 기성품을 입고.
아이디어로 승부해라.
글을 짜맞추려고 하지말고
글이 한번에 쫙 써내려지는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하고
아이디어가 확실하면
이야기는 저절로 살아 움직인다.
앞서 포스팅에서
아이슈타인의 이야기를 했지?
착상과
발상과
아이디어가 먼저고
글은
이런 기막힌 아이디어와
통찰에서부터 써내려가는 것이다.
플롯은
너의 이
예리한 착상을
영화적 스토리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하나의 틀이다.
플롯은
음악으로 따지면 악보와 같은 것이고
수학으로 따지면
공식과 같은 것이다.
먼저 아이디어고
그 다음엔 플롯의 힘을 빌려
영화적 서사를 짜맞춰가면 된다.
플롯은 기성품임을 잊지말고.
혹시나 플롯을 응용해서 전에 없는 혁신적 플롯을 창조했다면
대단하다. 박수받을만 하다.
너는 칸으로 가면 된다.
칸에서 제발 한국을 빚내다오 !
시상식에서 이 블로그를 쓴 intheatre 이름도 한번 언급해다오.
나도 좀 빛나보자.
인생에 활로를 네가 좀 열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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