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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09 <다시읽기> 선천적 연기와 후천적 연기

 

 

많은 학생들이 기다리던 포스팅을 드디어 쓴다.

 

한양대의 은사이신 최형인 선생님이 이런말씀을 하신적이 있다.

 

연기를 잘하는 건 거의 두가지 경우인데

 

선천적으로 타고 났거나,

 

내면에 억눌렸던 것이 후천적으로 폭팔하는 경우 성장속도가 빠른데

 

전자는 대표적으로 유오성이고

 

후자는 대표적으로 설경구다.

 

 

맞는 말이다.

 

연기를 잘하는데 있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도 중요하다.

 

발음이 원래 좋고

 

정서가 원래 좋고

 

연기 자체를 원래 잘하는 학생이 있다.

 

특히 연기보다 보컬부분에서 타고난 재능은 더욱 중요해진다.

 

분명히 타고난 재능이 월등한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중요한게

 

타고난 것에서 그쳐선 안된다는 것이다.

 

의외로 타고난 것이 좋지만 거기까지인 학생도 많다.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

 

특히 한예종 연기과를 입학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한예종 연기과에 들어가는 학생들은

 

뭐랄까.

 

일종의 순수함이 있어야 한다.

 

타고난 재능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백색의 무한한 표현의 가능성이 있는

 

열려있는 배우의 끝판? 을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예종의 경우엔

 

선천적으로 타고난 연기자들이

 

오히려 많이 떨어진다.

 

 

 

우리가 주목할 유형은 후천적 유형이다.

 

특히 내면에 억눌렸던 것이 폭팔할때 성장속도가 빠르다고 했는데

 

맞다.

 

그런데 여기에도 몇가지 단서가 있다.

 

 

 

첫번째는 시기의 문제이다.

 

폭팔하기는 하는데

 

시기는 각자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입시는 19세의 가을,겨울로 확실하게 시기가 정해져 있지만 (고3의 경우)

 

연기적 폭팔의 시기는 개인마다 다르다.

 

10대후반에 터지는 배우도 있지만

 

30대중반에 터지는 배우도 많다.

 

시기는 각자 다른데

 

이 시기를 억지로 지금 현재에 끼워 맞추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고3학생들 연기를 지도하다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분명히 연기를 곧잘하고, 열심히도 하고, 의욕도 있는데

 

아직

 

그 시기가 아닌 학생이 보인다는 것이다.

 

아직 더 살아야하고

 

그냥 살기만해도 좋으니

 

산 날의 수 가 더해져야 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런 유형도 있다.

 

 

그런 경우에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훗날 좋은 배우가 될거라고 따뜻하게 격려해주지만

 

아무래도 현재의 성과가 부족해서 좌절하고

 

심지어는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아쉽다.

 

시기가 틀린 것일 뿐인데.

 

어쩔 수 없다.

 

때로는 기다림이 필요조건의 전부인 경우도 있으니까.

 

 

 

두번째는 수용의 문제이다.

 

 

두번째는 수용에 대한 문제이다.

 

연기는 열심히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아니

 

열심히하는게 오히려 독이 되는 분야가 연기다.

 

예전에 수업시간에 최형인선생님께서

 

항상 하셨던 말씀으로

 

머리 좋은 놈이 연기 잘하는 거라는 말씀을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맞다.

 

머리 좋은 놈이

 

연기도 잘하는거다.

 

 

왜냐면

 

머리 좋은 놈은

 

궁리를 하거든.

 

어떻게하면 더 좋은 연기를 할까.

 

어떻게하면 여기서 더 나은 연기를 보여줄까?

 

수없이 머리를 굴리며

 

문제를 직시하려고 하고, 개선하려고 하거든.

 

그러니까

 

연기를 잘하려면

 

무식하게 잘못된 습관을 밀어붙이는 것 보다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발견하려고 하고

 

바로 그 단점을 고치기 위해

 

지독하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순서가 중요하다.

 

단점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근성이다.

 

근성만 내세워선 안된다.

 

머리를 쓰지않고

 

우직한게 좋다고

 

계속 노력만해봐야

 

느는건 없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성과도 없는 딱한 경우이다.

 

 

연기에서 머리가 좋은게 중요한 이유가 첫번째로 수용성이라면,

 

두번째로는 이미지 구조화능력이다.

 

이것은 리 스트라스버그의 엑터스 스튜디오에서 스타니슬랍스키의 시스템연기를 가져와

 

메소드 연기라는 방식으로 구체화시켰는데

 

이 엑터스 스튜디오의 메소드 연기에서 영향을 받은

 

헐리우드 톱스타들이 수없이 많다.

 

대표적으로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를 뽑을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의 연기를 할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바로 연기적 몰입을 이끌 수 있는 폭넓은 상상력이다.

 

동감하는 능력.

 

캐릭터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상상하고

 

재구성하고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흥미진진한 능력이다.

 

상상하는 능력이라 -

 

재미있지 않은가?

 

상상을 하되, 연기적으로 풍부하게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거다.

 

이런 상상력이 부족한 학생은

 

연기가 단조롭고, 가식적이고, 예측가능한 특성을 가진다.

 

한마디로 연기가 무식하다는 것이다 ^^

 

 

 

연기가 유식한 것은

 

수능성적과는 관련이 없다.

 

(물론 어느정도 공부도 곧잘하는 학생유형이 더 많지만)

 

메소드연기적 방식으로

 

연기적 몰입을 이끄는 폭넓은 상상을 키우기위해서는

 

많은 체험이 필요하다.

 

예술적 체험이 특히좋다.

 

그래서 한양대 1학년학생들에게 최형인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미술관엘 다녀오게하고 감상문을 쓰게하셨고

 

음악회, 영화관, 뮤지컬 등을 횟수를 지정해 기말레포트로 감상문을 제출하도록 하셨던 기억이 난다.

 

연기수업에서 말이다.

 

바로 이런 목적 때문이다.

 

폭넓은 예술적 체험이

 

메소드적 연기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키울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

 

 

몇가지 더 추가하자면

 

예술적 체험외에

 

관찰도 매우 중요하다.

 

대학로에서

 

종로에서

 

또 강남에서

 

시골에서

 

외국에서

 

지하철에서

 

공항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실제로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경험해 볼 수 있다면 더욱 좋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폭넓게 만나는 공항이 최고로 좋다. 공항 아르바이트는 강력추천한다)

 

그 관찰을 기록하는 습관이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

 

 

또 독서도 중요하다.

 

배우에게 제일 도움이 되는 문학장르가 무엇일까?

 

 

무조건 희곡이다.

 

당연하게도.

 

그래서 최형인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희곡 많이 읽으라고 그렇게 강권하셨던 기억이 난다.

 

무조건 희곡 읽으라고.

 

국내에 번역된 희곡은 다 읽으라고.

 

나는 그 말씀을 듣고

 

무식하게 진짜로 국내에 번역된 희곡과 창작희곡은 구할 수 있는건 거의 다 읽었다.

 

나중엔 영어로 된 희곡까지 구해서 읽었다.

 

그런 것을 계기로 나중에 한예종에 연극비평으로 까지 진학하게 된거다. 그것도 그 어렵다는 전문사과정을 말이다.

 

 

희곡을 많이 읽는게 왜 배우에게 좋냐면-

 

희곡은

 

말하자면 프라모델 같은거다.

 

프라모델 사면

 

독일전차부대의 엄청나게 멋진 그림이 떡하니 있고

 

박스는 무슨 과일 박스만큼 크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뜯어보면

 

뭐가 들어있냐?

 

판떼기 5개가 전부다.

 

본드 하나랑

 

스티커랑.

 

그게 프라모델이다.

 

어렸을 때 나는

 

그 판떼기 5개를 보면 가슴이 뛰었다.

 

만드는 재미.

 

저 판떼기를 이제는 하나둘씩 상상하고, 개념화하며 만들어가는 재미가 흥분되는 거다.

 

그러면서 주변에 애들이 완성품 장난감을

 

혼자 풋슝~ 푸악~ 으악~ 하면서 가지고 노는걸 보면서

 

비웃었다 ^^

 

 

 

 

그런거다.

 

희곡은 완성품이 아니기에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배우의 상상력을 키우는데

 

명약이다.

 

공간과 무대를 상상하게 하고

 

인물과 상황을 상상하게 하고

 

서브텍스트를 상상하게 한다.

 

게다가

 

대본을 직접

 

무대위에서 연기할 수 있다면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그래서 씬발표 등을 통해서

 

꾸준히 연기를 실행해보는 것이 좋다.

 

 

나는 당일대사를 가르칠때도

 

당일대사만을 뜯어서 암기시키고 연기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희곡에서 유명한 당일대사가 나오는 장면 전체를

 

발췌해서

 

연기를 시킨다.

 

 

당일대사로 유명한 대사가 있을때

 

그 대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유명한 대사가 나오는 앞과 뒷 대사 전체. 씬 전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이다.

 

그럴때

 

당일대사로 나오는 긴 독백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훨씬 더 풍요롭고 입체적으로 연기하게 되는 것을 본다.

 

아무튼

 

희곡이 명약이다.

 

많이들 읽으라.

 

특히

 

안톤 체홉의 작품과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많이 읽으라.

 

체홉도 셰익스피어도

 

처음엔

 

너무 어려울거다.

 

체홉은

 

너무 일상적이고

 

특히 러시아사람들 이름자체를 구분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뚜렷한 사건도 없고

 

도대체 왜 이게 좋다고 지랄들인지 의문일거다.

 

그러나

 

상상력과 경험과

 

삶이

 

체홉 희곡의 빈공간에

 

스며들기 시작할 때부터

 

마치

 

휴지가 바닥에 쏟은 커피를 빨이들이듯

 

맹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반대로

 

너무 문학적이고 너무 현란해서

 

개념파악과 몰입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역시 마찬가지다.

 

대사 자체가 주는 매력과 힘을 느끼기 시작할때

 

외부적 캐릭터 창조에

 

큰 힘을 줄 것이다.

 

 

내적 표출은 체홉

 

외적 표출은 셰익스피어의 도움을 받으라.

 

레슨 포 케이아트에선 요즘 그래서

 

작품 전체를 통해 연기를 연습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주엔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했는데

 

많은 것을 얻었다.

 

 

 

 

 

 

 

세번째는 역아이디어 (방해요소) 의 문제이다.

 

 

 

이것은 경험과는 또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시나리오의 세계에서

 

역아이디어란

 

주인공의 목적을 방해하는 방해요소를 의미하는데

 

 

연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너를 성장시키는 것은

 

긍정적사건보단

 

부정적사건이 너를 성장시킬 경우가 많다.

 

최형인 선생님도 억눌린 것이 많을때 그게 폭팔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삽질 하는 것

 

좌절하는 것

 

실패하는 것

 

상처받는 그 모든 것들이

 

연기자에겐

 

일종의 blessing이라고도 할만한 거다.

 

 

우리 레슨 포 케이아트 연기학원에서 한예종을 보낼 경우를 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순탄한 삶을 산 학생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어린 나이지만

 

쉽지않은 삶을 살아온

 

애늙은이들이 많다는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처를 그냥 받는것에서 그쳐선 안된다는 것이고

 

그 상처를 연기를 통해 승화시키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기는 상처받은 치유자들이다.

 

상처받은 이들에게 연기는 참으로 적합하다.

 

왜냐면

 

연기를 하는 행위 자체가

 

1차적으로 본인의 상처와 고통을 승화시키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고

 

2차적으론

 

이렇게 승화된 연기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있는

 

연기로

 

발전되기 때문이다.

 

 

승화되는 것을 경험하라.

 

 

희곡이론에

 

카타르시스라는 말이 있다.

 

일종의 정화

 

이다.

 

 

아픔과 상처를

 

정화시키는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무대위에서

 

연기를 통해

 

경험해보라.

 

 

어쩌면 연기자에게 있어 연기적 소통이란

 

철저히 이기적인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다.

 

연기자는 외부로 향할 필요가 없다.

 

지극히 내면적인 추구에서

 

외면을 향할 소통의 근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처를 뛰어넘는

 

연기적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때

 

배우는

 

폭팔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최형인 교수가 말한 엄청난 성장은

 

바로

 

이 3가지 요소를

 

합친 것이다.

 

 

연기는 정말 재미있다.

 

너희들이 왜 그렇게

 

반대를 무릎쓰고 연기를 하려는지

 

나는 잘안다.

 

 

나도 연기 잘했으면

 

레슨 포 케이아트 원장 안하고

 

연극비평이나 극작 따위, 영화교육 따위 안하고

 

무대에 섰을 거다.

 

난 연기를 잘 못하기에

 

다른 재미있는 걸 찾은 케이스이다.

 

그러나

 

연기가 세상에서

 

제일 고독하고

 

제일

 

흥미롭고

 

제일

 

신비로운

 

세계란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세계에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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