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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의 획일화 (한예종, 서울예대 연기, 영화, 연출)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3. 2. 8. 14:19
우리 사회는 너무 획일적이다.
어린 시절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강요하는 꿈은 매우 획일화되어 있다.
판사 검사 의사 아니면 선생이다.
세상에 직업이 그것만 있는게 아니고
성공의 공식이 그것만 있는것도 아닌데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판사 검사 의사를 강요해왔다.
소수의 머리좋고 의지력있고
무엇보다 별 생각없이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은 부모의 뜻대로 의사나 판사나 검사가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들이 획일적으로 그려놓은 미래의 모습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획일화된 공식을 강요한 부모들과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다.
오늘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그 다음부터 일어나는 일에 대한 것이다.
이 중 부모들이 설정해놓은 성공기준에 대해 반항하며 '궤도이탈'하는 아이들이 생겨난다.
사회가 설정해놓은 획일적인 기준에 맞써서 자신의 길을 찾고자 분연히 일어서는 것이다.
일종의 일탈이며 젊음의 훈장이다.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이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지독한 획일성은
부모들의 자식강요에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견디다 못한 아이들이 마침내 깊은 갈등끝에 선택하는 '일탈'에도 똑같이 나타난다.
획일화에 세뇌된 아이들은 일탈을 해도 획일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연기자를 꿈꾸는 아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다.
부모가 세운
학교가 세운
사회가 세운
기존의 성공방정식에 과감하게 분노하며 맞서며 삶과 인생을 찾아가겠노라 선언하며 선택하는 분야 또한 또 획일적인 연기자/연예인/예능인 등 인 것이다.
연예인이나 연기자 지망생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원을 채우기 힘든 부실 대학들도 연기를 가르치는 연극영화과를 개설하면 대부분 경쟁률이 상당히 높게 나온다.
연기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연기를 가르치는 과가 있다면 그리고 서울에서 아주 멀지만 않다면 (2시간~3시간 이내의 거리이기만 하다면) 반드시 학생들은 채워진다.
그 학교가 아무리 엉터리 교수들 엉터리 커리큘럼이라해도 학생들은 500만원을 넘는 등록금을 4년간 부담하고 그 학교에 진학한다.
연기자에 대한 지망, 연예인에 대한 선망이 얼마나 사회적인 열풍인지 그것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때 얼마나 기이한 현상인지는 더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것이다.
(연기를 하려고 하는 것 자체를 지적하는 게 아니다. '모두가' 다 연기를 하려고하는 획일성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탈마저 획일화 된 사회
저항마저 획일화 된 사회
투쟁마저 획일화 된 사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이다.
저항마저 획일화되어서는 어떤 창의적인 결과물도 나올수가 없다.
사실 엘리트교육이 획일화되는 것은 사람사는 곳이면 어디든 비슷하다.
프랑스도 최상위권 대학인 그랑제꼴에 진학하기 위해서 모든 방법과 노력을 다한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사회의 다양성 또한 존중받는다.
21세기 아방가르드를 열어젖힌 수많은 천재적 예술가들이 전부 파리에 모여있었던 것, 그 수많은 다양성들이 존중받는 것 (물론 나치 독일의 점령이나 전쟁징집을 피하기 위한 선택도 있었지만) 엘리트 층의 획일화에 못지않게 일탈가들과 저항가들의 다양성과 아방가르드와 자유로움 또한 그에 못지 않게 강력하기에 사회가 역동성을 유지하고 독특한 창의력을 잃지 않는게 아니겠는가.
엘리트 층의 획일화보다 무서운 것, 사회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 일탈의 획일화이다.
사회의 숨통과 창조적 가능성이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모든 청소년들이 똑같이 무한도전을 보고, 똑같이 1박2일을 아이돌을 좋아하고, 똑같은 예능프로그램을 하고, 똑같은 치마길이를 하고 똑같은 영어학원을 다니고, 똑같은 성형으로 똑같은 외모를 하고...
모두다 엄마를 졸라 연기를 배우겠다고하고 1년에 30명 뽑는데 4000명이상이 한예종 연기과에 원서를 내고 모두가 똑같은 뮤지컬 곡 (알돈자 같은)을 연습하고 똑같은 대사를 외우고 면접 시 똑같은 발언을 하고 똑같은 문제에 또 빠져들고...
세상 모든 것이 획일화되어도
학생들의 일탈만은 획일화되면 안된다.
어떤 독특한 시도도 존중받아야 하며
일탈은 자유로워야 하며
일탈은 다양해야 한다.
일탈할꺼면 과감하게/ 독창적으로 하라. (일탈하면서 제발 뒤돌아보지 마라. 보험들어두지 마라. 대학간판도 세우면서 예술도 하고 꿩먹고 알먹으려 하지마라)
일탈- 그 자체가 예술이 되게 하라.
일탈 자체의 형식이 예술적 형식이 되어야 한다.
서울예대에서 극작을 전공한 한 연극지망생이 인도몸짓과 인도연극 인도의 전통극에 관심이 많아 인도연극유학을 가고 몇 년간 인도에 살며 인도동양철학과 인도 몸의 연극과 제의를 연구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여러가지 혁신적인 연극시도들을 하게되는데 이후 한국적 연극요소와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결합해서 만든 작품 '한 여름밤의 꿈'으로 셰익스피어의 고향에서 이뤄지는 공식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에 한국작품 최초로 초대받게 된다.
그리고 현재 40대 연출가 중 가장 활발한 연출가 중 한명이 되는데 바로 양정웅이다.
터치를 연출한 민병훈 감독도 러시아 국립영화학교 (VGIK)에 유학을 다녀왔고 독특한 연출세계를 확립하고 있다.
의외로 지금 예술쪽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은 중/동/한 또는 한예종 출신 등의 어떤 안정적인 영화학교 안정적인 연극학교 출신 등이 아니다.
예술을 하기위해 무언가 그 분야를 전공해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위험하다.
연기자가 되기 위해 연기를 전공하고. 대학에서. 그것도 인서울 아니면 안되고?
영화감독이 되기위해 영화를 대학에서 전공해야하고... 극작가가 되기위해 대학에서 극작을 전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국학생들이 유일하다.
예술을 하기위해 어떤 천편일률적인 대학교육의 틀이 왜 필요할까?
연기자가 왜 연기를 대학에서 배워야 하는 것일까?
물론, 학생들의 입장도 이해가 되는 것이
막상 연기를 배우고자해도
독특한 관점을 가진 연기교육 기관이나 젊은친구들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신인의 등용문이 매우 좁다. 아니. 이 무서운 세상에서 이들의 꿈과 열정을 이용해먹으려는 정글만이 존재할뿐.
별로 선택할 여지가 없는 것도 인정한다.
힘든 환경 아래서 밤새워 작은 극단을 지키고 연희단 거리패와 같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극단에서 꿈을 키우는 많은 연기자들이 있다.
박수받을 만 하다.
이토록 획일적인 것은 학생들의 문제가 아니라
획일을 강요하는 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에 학생들을 탓할수가 없다.
그러니 이제는 다양하게 도전하라.
몇가지 대안을 제시하겠다.
1. 어떤 분야의 예술가/ 전문가가 되기위해 획일적이고 안정적인 대학간판과 함께 예술적 저항성도 획득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지마라.
대학도 가고싶고 (그것도 꼭 인서울로만)
예술 간지도 내고 싶고
그래서 1차 몇번을 떨어져도 이리저리 학원 바꿔가며 계속 똑같은 학교 시험보지 말라는 것이다.
예술을 하고 싶다면
정말 하고 싶다면
그냥 표현하면 된다!!!!
그냥 연출하고 그냥 공모하고 그냥 오디션보면 된다.
다소 먼 길일 수 있겠고, 불안할 수 있겠지만 그 불안함이야말로 혁신의 씨앗 아니겠는가.
그냥 아무렇게나 영화찍기 시작해서 세상에 너의 예술을 알리기 시작하면 예술가가되는 것이다.
만들어가면서 배우는게 표현하고 창작하고 세상에 던져대면서 배워가는게 그게 예술아닐까.
비주류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김기덕의 성공은 하나의 메세지이다.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의 증거인 것이다. 주류와 비주류의 공식이 예술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진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2. 정답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지말고 네가 가는 길이 정답이 되도록 길을 만들어 나가는 혁신가가 되라.
노마드가 되라.
정착할 곳 없이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보헤미안처럼, 안정이 아닌 혁신을 추구하고 안주하려 하지마라.
JUST DO IT은 나이키 광고만은 아니다.
바로 지금 네가 해야할 일이다.
네가 예술가 전성기로 활약할 시기는 올해 19이라고 할때 39살 정도라고 보면 20년 후다.
2033년이 된다.
까마득해 보이지 않는가?
과연 그때 나는 살아나 있을지 의심스럽다.
지금으로부터 20년전 지금의 현실을 생각했겠는가?
맥킨토시를 만드는 회사가 핸드폰을 만들고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세계최고의 IT기업으로 혁신을 이끌어갈 것으로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때 괜찮았던 기업 중 현재도 괜찮은 기업이 몇개가 있는가?
모든 미래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예견하는 사실 의견이 유일하게 일치하는 한가지 사실은 앞으로의 변화가 지금까지의 변화보다 더욱 급격하리라는 거다.
혁신은 가속도가 붙는다.
지금 의대, 지금 공무원, 지금 법조인이 물론 2033년에도 변화없이 좋은 직업이겠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이 상상하는 것만큼 그렇게 안정적인 직업은 아닐수도 있다.
최고의 성적을 가지고 그저 평범한 사람들 중 조금 괜찮은 정도의 성공을 거둔다면 그건 일종의 몰락인거다. (엘리트가 엘리트가 아니라, 엘리트가 중상류층이되고, 최상위층엔 혁신가들. 창조자들. 자신의 길을 개척한 사람들이 자리잡게 될 것이란 말이다)
미래에는 오늘 사회가 규정한 엘리트코스를 밟은 친구들은 그냥저냥 괜찮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고
그들위에 최고의 자리
최고의 부
최고의 자유
최고의 실력을 장악한 사람들은
기존 질서 속 엘리트가 아니라
자신의 길을 과감하게 연 혁신가들의 차지가 될 것이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융합과 혁신과 노마드와 즉흥성.
3. 그리고 앞으로의 사회는 더욱 더 전세계의 지리적, 인종적, 문화적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전세계를 넘나드는 진짜 세계화가 진행될 것이며 네가 전성기를 맞이할 2033년쯤엔 글로벌이 더 이상의 구호가 아니라 생활이 될 것이다.
지금 IT가 구호가 아니라 우리에게 생활인 것처럼.
그러니 너무 한국의 획일화된 교육방식에 안주하려고 하지말고 너무 중대 동대 하지말고 너무 한예종 서울예대 하지말고 과감히 세계를 눈을 돌리라.
한예종 준비할 정도 노력이면 유학은 쉽다. 돈 없다는 핑계대지말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니 그 없는 돈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 자체가 바로 경험이며 너의 실력이 될 것이다.
돈이 없어서 압박받는 것을 극복하는게 역설적으로 가장 뛰어난 재태크 공부이다.
한예종은 떨어져도 SVA는 합격하더라.
너무 좋은 학교들이 많고도 많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도 있고, 러시아도 있고. 일본도 있고 중국도 있다.
전 지구가 너의 학교다.
길이 막혔다고 생각할때 오히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혁신적인 길이 열리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국내대학 입시에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유학을 가라.
유학과정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면 너는 어딜가든 경제적으로 어려워하지 않을 실력을 갖출 수 있을거다.
나도 레슨 포 케이아트를 시작할 때 도곡동 가정집 지하실에서 월세 55만원으로 시작했다.
보증금 250만원이 없어 사금융을 이용했다.
그렇게 시작한 이 일이 얼마나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는가?
나도 한예종 다닐때 자취하면서 월세 22만원이 없어서 10개월을 밀렸다. 보증금에서 까고 까다... 참다 못한 집주인이 나를 찾더니 화내실 줄 알았더니 내 손을 꼭 잡아주더라. 그리고 총각 꼭 성공해야 된다며 축복해주시더라.
가난은 가장 절박한 훈련이다.
가난을 이길 수 있다면 너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유학가서 실패하지 않을 내공이면 무슨 일을 시작해도 해낼 수 있다. 글로벌한 감각과 국경을 넘나드는 시야와 외국어 능력은 덤이다.
과감하게 전세계를 너의 학교삼아 도전하라 !
4. 다양하고 창조적인 분야를 융합/ 창조/ 즉흥성으로 도전하라 !
남들이 정해놓은 길을 거부하고
안정을 버리고 모험을 택하라.
이를 위해서
그런데 남들이 가지 않는 사이 길을 찾아내라.
길을 걷다가
남들이 잘 가지않는 골목엘 잘 들어가는 편이다.
그리고 남들이 잘 가지않는 식당에 들어갔다가 의외로 대박을 치는 경우가 많다.
남들이 가는 길은 이미 늦다.
한예종 입시를 내가 한 이유는
한예종 매니아거나, 한예종에 무슨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한예종 입시라는 미개척의 분야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술교육이라는 틈새의 길이 내게 흥분을 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떠날때가 되었다.
새로운 분야를 그래서 확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또다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세상 모든 일에서 창의적일 필요는 없으나,
네 진로
네가 앞으로 선택할 분야
네가 앞으로 공부할 분야
를 선택할때는
정말 창의적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쓸데없는 일에는 창의적이고
정말 중요한 일에는 창의적이지 않다.
그건,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럴 것이다.
친구야.
결국은 두려움이 문제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을 이겨내는건 경험이다.
망해봐야
밍해도 세상 끝나는게 아님을 경험한다.
실패해봐야
실패해도 또 새로운 분야가 열릴 수 있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진심임을 깨닫는다.
물론 인정한다.
안철수가 지적한대로
이 썩을 대한민국 사회는
실패자에게 관용이 없는 사회이고
창의적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버티기 힘든 사회라는 것을.
그러나
버티기 힘들기에 버틸 수 있다면
판이 크다.
포커로 따지면 지금 줄줄이 '다이!'를 외친 상황이다.
네가 '콜'해서
카드를 까봤는데
의외로 상대방 카드가 허접할 수 있는 것이다.
아니. 실제로 허접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네 카드가 가장 강력하면 된다.
절대 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어 이기면 되는 것이다.
남들이 가는 길 따라가서는 안된다.
다들 연기하니까
너도 우루루 연기학원 들어가서
알돈자나 외워서 오늘도 엄마이름도 몰라 날 버리고 간 여자나 아무생각없이 부르고 있어선 안된다는거다.
생각없이 살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실패하면 어떤가?
돈 없이 안 살아봤나?
돈 좀 없으면 어떤가?
난 돈 없을때 오히려 더 행복했다.
돈 없으면 돈 없는대로 살면되지.
실패가 뭐가 두렵겠는가.
도전하는 그 자체가 행복이고, 행운인 것을.
지그 지글러의 말처럼
우리 정상에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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