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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를 위해 책읽지마라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3. 29. 19:06
근데 갑자기 깨달은게 있다.
뭔놈의 포스팅 제목들이 다 뭔가를 하지말라는 내용뿐이냐?
그치?
하지마라 하지마라 하지마라...
생각해보니 그러네...
그만큼, 세상은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하지않는게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은 간단하게 쓸께.
입시에 통하는 영화는 없다.
입시에 통하는 희곡은 없다.
입시에 통하는 소설 따위는 없다.
없다.
절대로.
가장 어리석은 질문 중 하나가
한예종 가려면 무슨 책 읽어야 되나요?
쉣 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거냐?
영화를 예로들어보자.
입시에 통하는 영화 따위는 없다.
그냥
영화가 좋아서
닥치는대로 보다보니, 좋아하는 영화가 생기고, 좋아하는 감독이 생기고
그러다보니 좋아하는 것끼리 연관성이 생기고
그게 모여 하나의 작품관, 영화관, 등등의 관점이 생기는거다.
그 관점은
누가 가이드해주는게 아니다.
이건 마치
내가 남자를 고르려는데
누굴 골라야될지
찍어주세요. 라는 말과 똑같은 말이다.
이런 말 하는 친구치고
합격하는 친구 못봤다.
영화건
연출이건
간접적인 책 읽지마라.
무슨 극작술이니, 연출론이니, 영화의 이해니
쉣 !
아무 쓸모없다.
특히 입시를 위해 그런 책을 읽는다면 그건 더더욱 바보같은 짓이다.
그냥 바로
셰익스피어를 읽어라.
다이렉트로.
냉정히 말해보자.
솔직히 대답해봐라. 마음 속으로.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 다 읽었나?
솔직히 대답해봐라.
대충 내용을 아는거 말고, 읽어봤냐는 말이다.
정말 충격적인 것은,
매우 비율이 낮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연극영화과 재학 생 조차
저 4대비극 조차 안 읽는 학생들이 수두룩하다는 말이다.
한가지 비밀을 말해줄께.
연극영화과 교수들
꼰대들
대부분 공부 많이 한 사람들이다.
미국박사, 독일박사, 프랑스박사...
대학은 학위가 있어야 교수를 하므로
의외로 실기적 전문성이 탁월한 교수가 흔치는 않다.
그래서
교수님들은
인문학적 기초.
관점.
지적인 탐구욕
을 갖춘 학생들을 찾는다.
그것이
예술의 기본이자
가장 탁월한 예술을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임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교수님들과 작업하면서
연극영화과 학생들 너무 인문학적 기초가 없다는
이야기.
그래서 희곡을 읽혀야겠다는 이야기를
거짓말 안하고 30번 이상은 들었다.
연영과 교수님들에게서.
그러니
그냥
읽어라.
셰익스피어를
체홉을
입센을
브레히트를
박조열을
오태석을 (이건 혼자선 조금 힘드니 나의 도움을 받으시도록 ㅋㅋ)
샘 셰퍼트를
안토니오 부에로 바에호를
아서 밀러와 테네시 윌리엄스와 유진 오닐을
그리고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와 아이스킬로스를
읽으면 되는거다.
순서도 상관없고
중요한 것 따위도 없다.
걍 읽어라.
영화도 마찬가지.
그냥 보는거다.
보고, 분석하고, 스토리 모방해서 써보고...
영화과 입시를 준비하는데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가 좋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아서
10명 입시생 한테 물어보면 한 8명은
감명깊게 읽는 책이
루이스 자네티 영화의 이해란다.
그러니까 떨어지는거다. 그러니까...
붙은 학생들이 실제 대답을 들려줄까?
요건 엄청나게 소중한 정보지만....
주성치 영화와 매트릭스를 좋아한다고 말해서 영화과 붙은 친구가 있다.
매트릭스처럼 모든 요소가 짬뽕된 스타일 좋아한다고.
또 한 친구는 로드리게스같은 2류 영화, 약간 싼티나는 스타일의 B급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했고
또 한 합격생은 1950년대 다큐멘터리 거장 엘렝 레네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뭐든 되는거다.
싼티나는 것도 고전도 다 통한다.
단,
진실이어야 되는거다.
정말 좋아해야 하는거다.
그만큼 뚜렷한 작품관이 있어야 하는거다.
그리고
한가지 노하우를 더 말해주면,
오히려
영화나 연극에 대한 책을 피하고 (직접적으로 희곡이나 영화를 물어보지 않는 한)
전혀 엉뚱한 걸 대답하는게 더 좋다.
만약 나한테 물어보면
나는 톨스토이를 말하고 톨스토이가 좋은 이유에 대해서 두시간동안 떠들겠다.
특히 단편. 그중에서도 신부 세르게이를 좋아한다고 말이다.
반드시 영화화 할거라고 말이다.
ok?
결론은 이거다.
입시를 위한 도구로서
무언가를 하지마라.
바로 죽는다.
바로 경직된다.
바로 틀에 박힌게된다.
다 박찬욱
다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
다 미학 오디세이
다 김영하 란다.
세상에 예술작품이 저것들밖에 없는거냐?
입시에 통하는 영화란 없다.
입시에 통하는 책이란 없다.
입시를 위한 도구로 뭘하지마라.
그냥 즐기다보면
그게 입시에서 통하는거다.
순서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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