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시아 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중화권 영화를 좋아하는데, 영화를 보고 실제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을 여행해보면 특별한 감성에 젖어들곤 한다.

.

감가상각이라는 말 들어본적있지?

네가 옷을 하나샀는데 그게 시간이 지나 중고로 팔면 가치가 떨어지게되는걸 감가상각이라 부르잖아?

살다보면 참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감가상각은 고려하지않는 경우가 많다.

제일 중요한 감가상각이 바로, 인생의 감가상각인데 말이다.

 

무슨말이냐면

예를들어 어떤 사람이 부동산투기에 집중해서 아파트를 사는데 모든 힘을 다 쏟아부었는데

돌아보니 아파트 값은 올랐는데 그만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다.

이제와서 삶을 돌아보고 무언가 즐기려해보지만 인생을 가치있게 사는것도 훈련과 연습이 필요한 영역이라 빈곤한 가치속에서 허덕이게 된다.

아파트는 가치를 고려하느라

그만 인생의 감가상각은 고려하지 못한것이다.

 

살다보면 이런 일이 참 많다.

 

오늘 전문사 연기과를 지원하는 학생들 수업이 끝나서 가로수길에서 회식을 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하나의 과정을 끝내놓고 합격자발표를 기다리는 이 순간이

참 초조하겠지만

돌아보면

그 순간이 제일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

 

합격일수도있고 불합격일수도 있는 그 여지를 남겨둔 이 순간.

최선을 다해서 하나의 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이제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기다리는 이 순간.

그 순간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의 가치는 성장에 있다고 믿는다.

성공할때 행복한게 아니라, 성장할때 행복한게 삶이라고 한다면.

 

합격했다면, 그 합격의 순간에서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 된다.

좋은 학교와 좋은 교수님들과 좋은 친구들... 그러나 신입생으로서 쉽지않은 도전과 마주하게되겠지. 모든게 다 경쟁일테니까.

 

불합격했다면, 그 불합격의 순간에서부터 또다시 도전은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합격과 불합격으로 내 가치를 나눈다면, 참 초라해질 것이다. 사실. 세상의 평가나 기준들이 모두에게 공정한 건 아니여서 산다는건 필연적으로 불평등과 조우할 수 밖에 없는게 아닌가.

그래서 출발선이 다들 다르고, 달리는 페이스가 다른데, 어떻게 나 자신에게 똑같은 기준의 성공을 강요할수가 있을까? 그건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축구선수가 국가대표가 될수없는게 너무 당연한 일이듯이 말이다.

국가대표가 되지못한 축구선수가 가치없는 축구선수. 축구를 사랑하지못하는 축구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것처럼.

불합격은 실패가 아니다. 새로운 도전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 불합격 속에서 성장의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씩 무언가 가까워져가는 느낌으로 성장해나가는 기쁨. 가슴에서 차오르는 무언가 진실된 기쁨. 그렇게 긴 시간이 쌓여서 비로소 다가서는게 성공이라는 단어가 아닌가 생각한다. 

성공은 그렇게 쉽게 주어지는 단어가 아니다.

합격했다고 성공이 아니며, 불합격했다고 실패가 아니다.

그러나 인생의 끝자락에선 반드시 성공과 실패가 갈리게되는것 또한 인생이주는 무서운 교훈이 아닌가 생각한다.

 

.

서두에 말했듯, 여행은 걷는 독서라고 했다.

인생의 감가상각을 늘일 수 있는방법. 다른말로 좀 더 풍성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이라면

일단

단어 '풍성함'에 집중해봐야 한다.

 

풍성함.

 

이 단어를 요즘 매일 곱씹으며 살고 있는데,

 

우리 인생의 승패는 이 '풍성함'이란 단어가 결정짓는다.

 

강아지를 예를들어보자.

 

우리집 강아지 이름은 콩이인데,

 

 

이렇게 생긴 작고 귀여운 요크셔테리어다.

 

이 녀석을 보면서

'풍성함' 이라는 단어를 깊이 묵상한다.

 

인생의 승패라는게 있다면

나는 이 '풍성함'의 수준이 결정짓는다고 생각한다.

돈도아니고, 다른 그 무엇도 아니고.

 

저 강아지와 얼마나 많은 추억을 쌓아왔는지모른다.

같이 제주도도 다녀오고, 콩이와 함께한 추억을 다 담기는 불가능할 정도로 정말 많은 추억을 쌓았다.

풍성하게 콩이를 사랑할때, 콩이란 강아지는 정말 풍성한 삶의 기쁨을 준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신비로운 어떤 가치가 바로 그 풍성한 교제에서 온다.

 

이것은 부부관계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연인관계에도 적용이 되고.

 

진시황이 수천후궁을 뒀다면, 그건 수천배의 사랑을 한게 아니라

수천분의 1의 사랑을 한거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랑이 '풍성하도록' 사랑하는데에

사랑의 진짜 맛이 있지않을까.

 

풍성하게, 더 풍성하게 사랑하고 함께 추억을 나누며, 더 사랑하고 사랑하는 것.

몸에 좋은 호르몬 등이 어떤 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것처럼.

인생의 가치를 결정짓는 어떤 '요소'가 있다면 (우리 몸에서 좋은 호르몬이 하는 일처럼)

그건 모두 '풍성함' 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풍성하게 사랑할때 사랑의 깊은 맛이 드러난다. 

풍성하게 내 일을 사랑할때, 일이 주는 진짜 가치가 드러난다.. 

풍성하게 내 삶을 사랑할때, 삶이 주는 진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풍성하게, 더 풍성하게...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여행을 추천한다.

 

여행이 주는 가장 좋은 가치는, 바로 직접적으로 우리 삶에 풍성함을 더해준다는거다.

 

그 땅의 공간, 사람들, 시간, 기록, 그리고 추억들이 입체적으로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해준다.

 

비싼 돈을 들여 여행할필요없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자고, 항공권도 여러번 환승하는거로 예약하고해서 가더라도 수많은 새로운 공간을 다니며

내 삶에 '풍성함'을 더해주도록 하자.

 

내 삶을 돌아보면, 가난한 이십대 시절 힘들게 돈을 모아 다녔던 수많은 오지들이 

얼마나 많은 성장을 줬는지 모른다. 탄자니아 다르에르살렘에서의 추억들.. 거기서 유명강사인 김창옥형을만나 나중에 같이살기까지했던 인연으로 연결됐고...

몽골에서 공연한 기억, 20년전 일본도쿄를갔던 기억. 홍콩에서의 추억들... 익숙한 홍콩거리를 홍콩영화에서 볼때 더 풍성해지는 기억들. 이십년전에 아직 풋풋하고 순수한 중국대학생들을 우한과 남창지역에서 만났던 기억. 중국의 명문대학중 하나인 화중이공대학 기숙사에 들어가서 학생들과 교류했던 기억들...

 

여행만한 풍성함이 없겠지만 버금가는것으론,

 

역시 예술과의 만남을 추천한다.

 

특히 공연을 추천하는데, 

다양한 좋은 공연들을 많이 보길바란다. 특히 서울국제연극제가 아직도 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국제연극제에 초청된 해외공연들을 추천한다.

대형뮤지컬은 또 대형뮤지컬대로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해주고

실험적인 공연은 실험적인 공연대로 우리 삶을 또 풍성하게 해준다.

공연이 얼마나 내 삶을 풍성하게 해줬는지.. 돌아보면 그 공연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내 삶이 밋밋했을까 아찔하다.

 

오셀로를 공연한 어떤 공연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식초정작으로 봤는데

하얀작은피아노를 검고거대한피아노가 덮치고있는 무대위로 실제 피아니스타가 연주하며 진행되는 오셀로 공연이었다.

초반에는 작품의 진행과 관련있게 공연이 진행되다, 극의 후반이 되니까 극의 진행과는 상관없이 피아니스트가 멋대로 연주하다가 피아노선을 뜯어내기까지..

근데 그런 행동이 돌아보면 전부 오셀로의 심리와 연결되는 그런 공연.

 

추후에 연극원에서 희곡을 공부하니 더욱 와닿는 공연이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에이문타스 네크로슈스의 공연을 직관한것도 기억에남는다.

내 눈앞에서 얼음덩어리를 깨서, 파편을 맞아가며 봤던 공연.

 

공연의 백미는.

 

내가 출연하거나, 내가 사람들과 함께하며 만든 공연이 아닐까 한다.

 

이름없고 형편없는 공연이라 할지라도

그 공연을 함께 준비하고 함께 삶을 나누며 울고 웃으며 만든 그 공연들이

주는 풍성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더 길게 말할 것 없이

여행이든, 공연이든, 

사랑이든,

일이든

우리 삶의 감가상각을 늦추며

우리 삶을 진정한 성공으로 이끄는 길은

 

오직 '풍성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풍성함이라는 관점으로

우리 삶을

우리 주변을 바라본다면

생각보다 풍성함은 비싼 비용이 드는것도 아니며

진짜 풍성함을 주는 것들은

값비싼 것들이 아님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강아지를 더 풍성하게 사랑하는데 큰 돈이 들지않는것처럼.

아이를 더 풍성하게 사랑하는데 역시 큰 돈이 들지않는것처럼.

 

.

 

합격이 성공이 아니고

불합격이 실패도 아니다.

 

그저 새로운 도전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일뿐이다. 합격했다면 합격한 그 자리에서 새로운 도전이. 불합격했다면 불합격한 그 자리에서 새로운 도전이 이어진다.

그러나

풍성함을 놓친다면, 그건 분명한 실패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풍성함을 더할 수 있다면

그건 성공으로 향해가는 한걸음이라고 믿는다.

 

풍성함의 기준으로 오늘하루를 살아보자.

분명 어제와는 다른 하루가 시작될거다.

 

 

 

 

 

*이번 포스팅부터 앞으로 다음 포스팅 내용을 미리 예고하려고 하는데

(글쓰는 나 자신에게도 동기부여가 되니까)

다음 포스팅은 바로, 연극영화과 학종. 베일에 쌓여있는 연영과 학종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를 살짝 풀어볼까 한다.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두드림전형이나 성대 영상학과 학종전형같은게 대표적이다.

 

 

 

 

 

 

 

 

 

 

 

 

 

 

 

 

Posted by in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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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1.15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2019.11.15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안녕 2019.11.16 0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질적인 행복보다 정신적인 행복이 더 유효기간이 긴것 같습니다.
    여행가면 눈에 담아오고 사진에 담아오고 소리도 기억하고 싶어 영상도 찍어오고
    볼때마다 새롭게 행복합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ㅁ^

    • intheatre 2019.11.18 2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 겨울에도 여행을 다녀오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변 선생님이나 학생들도보면, 여행을 자주가는 선생님, 학생들이 확실히 여유가 많고 생각의 폭이 넓으신거 같더라구요.

  4. rewae 2019.11.16 1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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