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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깡패다 / 추락 이후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9. 11. 18:50
이 글을 읽고있는 네가
19살 고3이라고 치자.
아니면 재수생 20살이라고 치자.
아니면 정말 많이 들었다고 너희들이 생각하는 28살이라고 해보자.
어떤 나이라 하더라도
너희들은
나이가 깡패다.
19살이라는 말은
20년이 지나도 삼십대라는 말이며
30년이 지나도 사십대라는 말이다.
여배우가 39살이면
아직도 매력이 넘친다.
여배우가 가장 나이에 민감할텐데도 그 정도인데
네가
연출가나
감독이나
디자이너를 꿈꾼다고 했을때
39은
매우 어린 나이다.
아기지.
아직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는 아주 어린 나이란 거다.
그러니까
네겐
20년이라는 시간이 있고
그게
깡패라는 거다.
깡패란게 뭐냐?
뭐. 막무가내. 어찌할 수 없다는 뜻이다.
돈으로도 안되고
뭘로도 안되는게
나이 아니냐?
나는 올해로 33세다.
그래도 나는 아직 너무 어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너희들과 좀 다른 점이 하나있다면
나는
내가 예술가로서 성공하는 시기를
한 53~63살 쯤으로
나도 한 20년~30년 정도 뒤를 보고 있다는 거다.
나는 3년뒤 성공할 일을 시도하고 싶지 않다.
나느 20년뒤, 30년뒤에 성공할 일을 위해
지금 시도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53 정도되면
그대로 아직 어린 나이일 것 같다.
아직 꿈에 차있고
너무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 나이다.
50대에 뭔가를 발견해도
무려 40년동안이나 추구할 수 있으니
50대에 발견해도 좋겠다.
꿈을.
친구야.
네가 19이라면
네가 뭘 해왔는지 따위는 잊어도 좋다.
정말이다.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앞으로의 20년이 네 인생을 좌우한다.
기억해라.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것을,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 네 나이에선
무언가를 성취하고 성공하고 뭔가 자꾸 결과를 보고 조급해하지마라.
지금 네게 결과는
어쩌면 독약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게 절대로 아니고...예를들어서 언급한 것이니 오해하진 말기를)
약대생
교대생이
제일 불쌍하다.
내 기준에선.
이번에 외국 다녀올때
약대생 여학생이랑 이야기를 해본적이 있는데
20대 초반인데도
주변에서 선이 무지하게 들어온단다.
그중에 괜찮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준비하는데
대화를 하면서
약대생이라서가 문제가 아니라
인생에 어떤 도전이나 시도나 성취도 없고
그저
안주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불과
불과 23살일뿐인데!!!
43살 강남아줌마를 본 것 같았다.
물론 그런 삶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만나고 있는 23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살아있음이
그에겐 없었다.
그래서 아쉬웠다.
친구야.
어린 나이에 안정은
무조건 독이다.
삽질해야 된다.
삽질의 유익성
1. 삽질을 해야 진짜 옳고 그른것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생긴다.
2. 삽질을 해야 가치있는 것이 진정 가치있음을 확신할 수 있는 믿음이 생긴다.
가족들
또는 작은 행복들의
가치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3. 삽질을 해야 진짜 내가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진짜 내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분별된다.
4. 삽질을 해야
예술가로서 진실된 창작을 할 수 있고
예술사로서 가식적이지 않을 수 있고
아픔에 다가가고
아픔을 말할
라이센스를 취득하게 된다.
김기덕은 청계천에 대해 말할 권리가 있다.
5. 이게 가장 중요한건데
삽질을 해야
특히 삽질 정도가 아니라
완전 나락으로 떨어져
존재가 가루가 되도록
몰락해봐야
즉
바닥을 쳐봐야
영성을 얻게된다.
스피릿을 얻게된다.
스피릿은
바닥을 쳐보지 않은 사람은,
고통이 무엇인지를 절감하지 못해본 사람은
절대
가질 수 없다.
스피릿은 곧 통찰이다.
스피릿이 있는 사람은
좀 어설퍼도
좀 게을러도
별 말 안하는데
사람들이 감동받고
별 계획 안했는데
사람들이 변화되고 영향받는다.
엄청난 공감의 능력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고보니
위대한 통찰력의 작가들도
평생 그랬다.
그들도 고통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스피릿을 얻기위해선
통찰을 얻기위해선
고통의 심연 abyss
그
아래 까지
추락해봐야 한다.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어쩌면
그보다 더
깊은 추락
그래서
추락, 이후
라는 희곡이 있지 않는가.
추락에는 두가지가 있다.
그저 추락하기만 하는 것.
즉 추락하고서도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는 경우이다.
성경에서는 유다가 대표적이다.
그는 존재의 끝까지 갔으나
거기서 어떠한 깨달음도, 인식도, 변화도 경험하지 못했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추락에는 두번째 케이스가 있다.
추락 이후
변화되고
스피릿을 얻어서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는 사람.
바로 성경의 베드로가 대표적이다.
추락의 두 패턴을 기억하라.
만약 네가 지금 추락을 경험하고 있다면
그것은 터닝 포인트다.
다시 못 올 기회다.
잡아라.
추락해서
아픈 것 만으로도 안타까운데
추락이
추락으로 끝나서야
억울해서 어떻게 견디겠는가...
추락 이후
스피릿과
통찰을 갖고
수많은 상처
에 대해
진정으로
다가설 수 있는
영혼의 고결함.
또는
영혼의 깊이를
얻는다면
추락 또한 가치있는 것이다.
추락하고 있다면
거기서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바로 이런 근거에서 기인하는 거다.
힘내라.
아픔을 겪지않고
위대한
인간성에 논할 자격은
단연코 없다.
그러니
힘들다면
그 힘듦이
어쩌면 예술가에겐
축복일 수 있음을 기억하고
환경을 바꾸기보단
환경에 대한
너의 태도와
선택과
통찰을
바꾸고자
노력해보면 어떨까?
셰익스피어의
가장 위대한 작품이 무엇인가?
햄릿?
아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아니다.
한여름밤의 꿈?
아니다.
모두가 다 이 부분에는 일치한다.
셰익스피어 최고의 걸작.
비극 중의 비극.
가장 위대한 비극은
모두가 만장일치로
리어왕을 꼽는다.
셰익스피어 통찰의 결정체이며
가장 위대한 작품인
리어왕이
다루는 주제라면
그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통찰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리어왕의 주제가
바로
위에
내가 말한
내용 그대로이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도록.
내 말과 같은지 틀린지.
틀림없다.
셰익스피어를 잘 모르는 사람은 언어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한다.
물론 언어의 아름다움도 위대하지만
셰익스피어를 조금 더 아는 사람은
그 작품이 갖고 있는 공연성에 주목한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은
무조건
그의 통찰력에 대해 말한다.
인간에 대한
인류에 대한
그리고 본질에 대한
치열한
통찰.
그게 셰익스피어의 알파와 오메가다.
그 위대한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바로
그
몰락과
추락과
이 몰락을 통해
정화되고
깨달아지고
순수해지는
영혼
그
고결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리어왕은 그런 작품이다.
그러니 내 말을 믿으라.
추락은 축복이다.
거기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면
거기서 진실을 얻을 수 있다면
거기서 영혼을 얻을 수 있다면
거기서
사랑을
얻을 수 있다면
리어왕처럼 영혼이 고결해질 수 있다면
그런 추락 백번도 더 감당할 것이다.
진실이다.
추락을 두려워하지 말고
추락을 통해 아무것도 변화되지 않는 것에 떨며 두려워하라...
이제, 선택하라.
추락 이후의 삶을.
그 고결한 영혼을 (리어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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