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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있는 파격' not show, but performance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9. 11. 11:44
연기를 하려는 학생은
연기를 통해 파격을 보여주려고 하고
영화를 하려는 학생은
스토리를 통해 파격을 보여주려고 하고
연출은 하려는 학생은
워크숍을 통해 파격을 보여주려 한다.
특히 서울예대 입시의 경우는 더해서
갓쓰고 오고, 한복입고 오고, 실기시험 중 신체노출하고, 독특한 소도구를 가져오고...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여학생들의 경우 의상에서 튀어보이려고 예쁘고 노출이 강한 옷을 선호하는 정도는
연극영화과 입시에선 기본인 듯 하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조급한 마음에서 나온 잘못된 판단이며
입시의 핵심을 잘못 짚은 엉터리이자
교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행동이라 하겠다.
나는 이 모든 행동들을 show 라고 정의한다.
쑈하고 있네.
교수들의 마음이다.
우선은 예술에 대한 판단기준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네가 한예종 입시를 지원했던 수시를 지원했던 서울예대를 자원했던 간에
예술대학을 지원했다는 말은
네가 한 사람의 독립된 예술가로서의
시작을 지원한다는 말이다.
예술가의 가장 큰 매력의 당위성은
독자성에 있고
개성에 있고
자신만의 매력에 있다.
때론 주변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고집불통처럼 보이더라도
어찌됐던
내 색깔과 내 개성대로 우직하게 신념대로 밀어붙이는
개성과
매력이
예술가의 영혼이다.
이번에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이 좋은 예가 된다.
그러므로
예술가의 영혼을 죽이는 최고의 독은
따라하기다.
그것도
영혼이 없는 따라하기
무의미한 따라하기
그냥 아이돌가수 따라하기
그냥 슈퍼스타 K 따라하기
그냥 적당히
가볍게
TV에서 길들여진
문화 따라하기...
왜 입시에서 show가 통하지 않냐하면,
그 show 가 예술가의 독자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기 때문이다.
그저 따라하기 뿐인 행동이
어떤 예술적인 창조
예술적인 개성
예술적인 매력을
나타낼 수 있겠는가.
위에 언급한 서울예대 연기과 실기고사에서 나타난 사례들에서 보이듯
수많은 입시생들이
끼와 예술적 창조성을 헛갈려한다.
독특하게 튀는 것과
창조성을 혼동하며,
독특한 기행을 하는 것이
예술적 창조성이라고 쉽게 판단한다.
그러나 내가 치명적 사실 하나를 알려줄께.
시험장에서 네가 독특한 행동을 하는것.
심지어 네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똘끼있는 짓을 했다고 해도
비밀을 하나 말해줄께.
그렇게 하는 놈 흔하다.
정말이다.
네가 생각하기에 갓쓰고 오고, 노출하고...검 가져와서 검술하고...
그러면 독특할 것 같지만
연극영화 입시 1년만 들어가봐도
그런 학생들
흔하다.
파격적이지조차 않은 것이다.
파격은 그저 파격만으론 진부하다.
그저 파격만을 위한 파격은 식상하다.
그저 교수 눈에 띄기 위해 발버둥치는게
별 의미가 없는 이유는
연극영화 입시에서
모두가
눈에 띄기위해 발버둥치기 때문이다.
자소서만해도
얼마나 독특하고 파격적으로 쓰는 학생들이 많은줄 아는가?
그러나
특히
한예종 교수들은
그런 껍데기는 무조건 배제하고 본다.
학생들은 주로 자소서에 구구절절한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과
자신이 왜 영화를 그리도 좋아하고
자신에게 영화란 어떤 의미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는 무엇인지를
구구절절 읊는다.
그러나 이런 자소서는 어찌보면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이다.
또한 일종의 폭력이다.
내가 영화를 이렇게 좋아하니까 너는 반드시 나를 뽑아줘야 한다는 폭력.
위에 언급한,
연기실기에서 하는 행동도 동일하다.
폭력이다.
내가 이렇게 튀니까
나를 뽑아줘야 한다는
폭력.
강요.
ok. 네게 영화가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소중하고, 네가 영화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자소서를 통해 충분히 알겠어.
그런데. 너는 감독으로서 뭘 할 수 있냐?
감독으로서 뭘 준비했나?
감독으로서 어떤 준비가 되어있냐?
감독으로서 어떤 객관적인 시도들을 해왔나?
감독으로서 어떤 작품세계를 갖고있고
어떤 작품을 할 것이며
어떻게 그 꿈을 현실화할 것인가?
너는
남과 다른 어떤 생각이 있고
어떤 아이디어가 있고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킬
어떤 훈련이 되어 있는가?
교수들은 이렇게 물어보고 있는데
너희들은 계속
나는 열정이 있어요 !!!!
있어요!!!
있다구요 !!!!
라고 대답하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너는 감독으로서 어떤 준비를 했는데?
-저는 열정이 있어요!
알겠어. 근데 너는 감독으로서 어떤 객관적인 학교에서 마련한 기준을 넘어서는 준비를 해왔는데? 예컨데 언어나 영어나 논술이나 스토리구성과 같은...
-저는 열정이 있어요!!
그래. 알겠다고. 근데 너는 감독으로서 어떤 예술적 시도들을 해왔고 도전해봤고 어떤 작은 결과를 스스로 성취해봤는데?
-저는 열정이 있어요!! 있다구요!!!
그래. 알았어. 알았다고. 알았다고. 그 X같은 놈의 열정. 알겠는데... 넌 앞으로 어떤 작품을 어떻게 시도해볼거고, 이 많은 학생들 중에 다른 학생은 다 떨어져도 너만은 합격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데?
-저는 열정이 있어요. 있어. 있다구. 있어. 정말 열정이 있습니다!!!
이런 식인거다.
너희들의 면접
너희들의 자소서는
그래서
폭력이다.
교수는 다음을 원한다.
열정 다음을 원한다는 것이다.
열정 다음에 네가 보여줄 수 있는게 무엇인가?
자. 결론을 내자.
파격은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파격과 이유는 하나다.
둘이 아니다.
그저 주목을 끌기위한
파격은
쓰레기다.
그것은 아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과도 마찬가지.
스토리를 구성할때
이유없이 파격적인 이야기를 쓴다.
이유없이 파격적인 소재.
이유없는 판타지.
이유없는 엄청난 비약...
교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스토리구성이다.
비약.
비약으로 쩔어있는 스토리.
네가 파격을 보여주기 위해선
파격 자체에 주목해선 안된다.
파격을 보여주기에 앞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
내 생각과
내 아이디어와
내 주장을
관철시킬
효과적인 도구를 찾아내다보니
파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순서가 중요하다.
아이디어와
생각, 주장이 먼저고
그 생각이 보다 더 발전된 형태로
결과로서 나타나는게
파격이다.
김기덕 감독 영화의 파격이
단순한 주목끌기용 파격이었다면
절대로 높은 평가를 못 받았을 것이다.
피에타의 엔딩씬은 자극적이나
누군가
그 장면을 본 사람이 그러더군...
아름답다고...
매우 끔찍한 장면이지만
아름다운 미장센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라.
그 장면이 어떻게 아름다운가?
그러나 나는 그 장면이 아름답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그게 파격이다.
이유가 있는 파격이기에
그 파격이 아름다운 것이다.
잘 생각해보라.
파격을 위한 파격은 쓰레기다.
입시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파격을 위한 파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그게
영화과 스토리구성이건
면접이건
자소서건
한예종 입시에서건
어디에서건...
그러나
너의 파격에
이유가 있을때
이유가 뚜렷할때
사고와
아이디어와
구상이 뒷받침될 때.
그 파격은 아름답다.
피에타의 엔딩장면처럼.
그러니
너는 쇼를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너는
반드시
performance 를 해야한다.
쇼와 퍼포먼스의
궁극적인 차이는
바로
이유의 차이이다.
이유있는 파격이
바로 퍼포먼스이며
너는 파격에 앞서서
그 이유를 찾는데
너의 예술적 모든 고민과
혼과
집념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이다.
집념있는 학생은
끼부리려 하지 않는다.
집녑있는 학생은
끼부리려 하는게 아니라
온 몸이 끼다.
집녑있는 학생은
자신의 창작물로 승부하려 한다.
자신의 창작물로
한판 멋진
퍼포먼스를 하려고 한다.
고민하려 하지 않고
집녑이 없고
집녑의 대상도 없고
그저 따라하기에 급급하기에
너는 쑈라도 하게 되는 것이다.
쑈라도 해야 눈에 띄니까...
그러나 네가 정말 이유가 분명하고
집녑과 자신이 있다면
눈에 띄려고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눈에 띄는 사람이
왜 눈에 띄려고
발악 하겠는가?
생각해보라.
눈에 띄지 않기에
눈에 띄려고 하는 것.
네가 진짜 눈에 띄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눈에 띄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집념과 당당함과 개성과 매력과
주도권을 가진
자신감 넘치는 학생.
그런 학생이 되어서 올해 입시를 도전하자.
눈에 띄려하지 말고
눈에 띄는 사람이 되자.
쑈가 아니라
퍼포먼스이다.
이유있는 파격을
감행하자.
올해.
입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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