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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과는 글쓰기 자체보다 자기가 쓴 글에 대해 말하는게 더 중요하다영화과 2011. 10. 3. 23:15
요즘 수업을 하면서 느끼는 것.
또. 합격생들과 꾸준히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느끼는 것.
영화과라면.
적어도 영화과라면.
영화과 입시의 1차 글쓰기, 2차의 이미지텔링, 스토리텔링 모두
사실
그 자체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냐고?
이 한마디면 족하니까.
"교수님
제가 대한민국 교육현장을 충실히 따르다보니
영화입시를 실제적으로 준비한 시간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글쓰기를 배워본적이 없기에 사실 좀 부족합니다.
한예종에서 글쓰기와 영화찍는 기술은 입학후에 우수한 교육을 통해 쉽게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글에서 의도한
이런저런 창의성과
이런저런 세상을 보는 눈과
이런저런 가치들은
타협할 수 없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정말로 독창적이며
이 컨셉은 자신있게 제가 의도한 컨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 글의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봐주세요.
나머지는 학교에서 채우겠습니다"
물론
위와 같이 면접때 말하라는 건 아니다.
나는 지금 맥락을 말하는거다.
글쓰기보다
글 자체에 대해 말하는게 더욱 중요하다.
글은 허접해도
글에 대해
탁월한 프리젠테이션이 가능하다면.
그런데 이건 피칭이 되어야 한다.
영화하는 사람들은 긴걸 못 견디거든.
장황하게 말하면 탈락이다.
짧지만 간결하지만
임팩트있고 창의적으로 말할 수 있다면.
합격한다.
기억해라.
글쓰기 자체에 너무 매달리지 마라.
영화감독이 입시스타일의 스토리구성잘해서 뭐하게?
그러나
다음은 용서가 안되는거다.
무조건 떨어진다.
첫째는 창의력이 없는 상투적이고 틀에 박히고 고정관념에 박히고 뻔하고 남들도 다 쓰는 내용을 나도 쓰는 그런 종류.
둘째는 세상을 보는 눈이 좁고 전혀 경험도 없으며 흉내내고 자신의 자위행위에 그치며 이야기라 부를수 없고 그저 일기 혹은 자위행위인 세계관이 좁은. 즉 그 어떠한 용기있는 시도도 없는 종류.
글은
위의 두가지만 피했다면
날 믿어라.
말로 다~~~~~~~~~~~~~~~~~~~~~~~~~~
때울 수 있다.
그럼 말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고?
바보야.
그게 더 어렵거든.
글로 쓰는 건 학원다니면 되지만
말은 정말 내공이 쌓여야 되는거거든.
그래서 외국 명문대학들은 전부다 인터뷰와 자기소개서로 실기학생들을 뽑거든.
뉴욕대도 예일대도 칼아츠도 다.
ok?
글 따위 잘쓴다고 붙는게 아니란다.
글은 좀 못써도 창의성과 어떤 용기있는 도전만 있으면
나머진 말로 다 때울 수 있는거다.
그러니
네가 중요한거다.
네가 어떤 사람인지
영화를 진짜 사랑하는지
진짜 한권의 책을 읽어도 그 책을 사랑했는지
가을바람을 사랑하는지
새로산 책냄새를 사랑하는지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보고 나온 밤공기를 사랑하는지
가슴떨리며 고백한 그 순수함을 사랑하는지
너 자신을 사랑하는지
거울에 비친 네 모습을 너는 진실로 사랑하는지
영화 한편을 보면서 진심으로 그 영화를 사랑하는지
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시네마천국을 사랑한다.
넌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그런게 중요한거란다.
바보야.
글 잘 써서 한예종 영화과 붙었다는 사람 본적 있냐?
있으면 제발 좀 데려와라. 연구 좀 하게.
글은
그냥
너를
보여
주는
하나의
과정
틀
창문
일
뿐
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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