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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下 - story-telling은 아이디어와 구조로 승부하라영화과 2011. 9. 14. 11:12
영화과, 혹은 극작/연출과 입시에서 2차 글쓰기를 준비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쉽게 개념화, 정리할 수 있을까?
많은 것이 중요할 수 있다.
글쓰는 문장력 자체, 또는 대사쓰기, 묘사하기, 행동을 통한 사건전개, 플롯과 갈등...주인공의 성격화와 심리...등등...
그런데 오랫동안 입시를 가르치면서
처음 입시를 가르칠때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나도
문장력과 묘사하기와 대사와 행동을 통한 사건전개와 공간묘사와 플롯과 갈등과 주인공의 성격화와... 그런 모든 것들을 강조했다.
게다가 요즘에는 이미지 텔링, 즉 미장센이나 영상언어에 대한 이해까지도 요구되기에 그런 것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위의 모든 것들이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하다.
그러나
입시를 단 두달, 실질적으론 거의 한달을 남겨둔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딱 간추리라고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까?
나는
아이디어와
구조 (형식)
이 두가지만을 선택하겠다.
아이디어가 내용물이라면
구조는 그 내용물을 담는 그릇이다.
내가 운좋게도 한양대와 한예종에서 석사를 하면서 결국 배운 것 하나는 바로 이 것이다. 예술은 두가지 축에 의해 움직인다는거다. 내용물과 그 그릇.
그리고
이 두가지가 얼마나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지를 입증하는 아주 좋은 예로
지난 시간에 이창동 감독의 '시'로 아리스토텔레스적인 플롯구성을 강의한것처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통해
아이디어와 구조화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
작품을 분석하기 이전에 먼저
불과 2년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2차시험 문제로 기출된 기출문제를 보자.
나는 이 문제를 보면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이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세히 보라.
한예종의 입시와
기존 상업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서사전개에 대한 분석이
그다지 동떨어져있지 않음이 느껴지지 않는가? 센과 치히로라는 작품이 없었다면, 센과 치히로의 줄거리를 저 기출문제에 대한 답으로 썼다면, 그리고 그 내용에 의미를 멋지게 담아 (환경과 사랑의 의미, 그리고 정체성을 찾아과는 과정, 모든 자연에 담긴 쓸쓸하지만 소중한 풍경에 대해......) 자신감있게 교수님앞에서 신나게 내 작품을 자랑할 수 있었다면. 붙을까? 떨어질까? 나는 붙는다는 쪽 배팅하겠다.
그래서 이건 정말 중요한 팁인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만 주는 과제인데
혹시나 이 글을 읽는이들도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는데
숙제를 하나 내드리겠다.
교보문고같은 대형서점에 직접 가라.
가서,
소설이건 희곡이건 영화시나이로건 에세이건
베스트셀러도 좋고 고전도 좋고 숨겨진 좋은 작품을 발굴하는 것도 좋다.
노트를 하나 가져가서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역추적해보아라.
이 부분에 대해선 다음에 따로 포스팅하겠다.
한예종에서 가르치는 아주 기본적인 아이디어 발상법이다.
20개를 완성하라.
완성된 작품을 보고
이 작품은 결국 어떤 아이디어 하나에서 시작했을지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어떤 형식으로 구조화해서 작품으로 완성시켰는지를
노트 1장에 기록하라.
이 노트를 20장만 만들어보라.
그러면
적어도 한예종 2차시험 때 아이디어가 왜이리 진부하냐는 지적은 안 받을 것이다.
약속한다.
꼭 해보라.
이 정도 노력을 기울이는 학생도 별로 없다.
실행에 옮긴다면
당신은 자격이 있는거다.
발전할 자격.
(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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