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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6. 30. 04:33
똑같은 말을 이 블로그에서만 몇번씩 반복하고 있는것 같아 미안한데
인공위성을 어떻게 쏘는 줄 알아?
인공위성은 엄청난거야.
도킹한다고 했을때.
우주의 어느 한 구석탱이에 위치한 기존의 시설물에
1m의 오차도 없이
지구에서 쏜 위성을
정확하게
도킹시켜야 하는거야.
생각해봐.
네가 100m앞에 떨어진 과녁에도 뭔가를 명중시키기가 힘든건데
우주의 한 공간에
정확하게 위치시켜야 하는
항공우주공학의 위대함을.
그러면
그 엄청난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특히 유인 우주선이라면
그 속엔 사람이 타고있기에 절대 실패해선 안되는거잖아?
도대체 어떻게 쏘는껄까?
친구야.
인공위성을 발사할땐
일단 우주의 한 공간으로 대충 쏜다고.
대충 큰 그림만 잡아서
일단 추진력을 얻게해서
쏜다고 !!!
그리고나서
정교하게
지구에 있는 정밀제어 사령실에서
제어를 하지.
인공위성을.
섬세하게.
목표물에 명중할 때까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일단 쏘아야 된다고.
일단 써야 된다고 !!!
일단 아무리 X 같은 글이라도
막 써야된다니까?
완성도 높은 글을 쓰려고 하는 놈일수록
소심하고 능력없는 놈일 가능성이 커.
진짜 크게 될 놈들은
뭣도 아닌 글을 쓰고
보여주고
발표하는데
두려워하지 않지.
과감하게 시도해야 된다고.
일단 너를 표현하는게 먼저라고 !!!
연기건
극작이건
연출이건
영화건
표현 !!
표현 !!
표현 !!
나이키가 진리야. 저스트 두 잇. 그냥 저지르라고. 저스트 두 잇 !!!!!!!!!!!
과감한 표현 !!!!!!!!!! 과감한 시도 !!!!!!!! 일단 저지르고 보는 것 !!!!!!!!
스토리 쓰면서
분석 글 쓰면서
면접 준비하면서
내가 학생의 자질을 판단할 때
가장 먼저 보는게 뭔지 알아?
나는 처음 온 학생이 처음 써낸 작품의 완성도 따위는 안봐.
그깟 완성도가 처음부터 높을수록
그 학생은 그 틀에서 자유롭기가 힘들어.
그래서 한예종이
뭔가 어설프게 배운 애들을 안 뽑는거야.
어설프게 잘하는 애들도 안 뽑고
어설프게 학원 다닌 애들도 안 뽑는거야.
그게 전부니까.
이미 성장은 끝난것일 가능성이 높아.
한예종이 학원다니는 애들을 싫어하는게 바로 그 이유야.
나는 학생을 처음 볼때.
그 놈이
자기 말을 하는지를 봐.
면접을 할 때 아무리 터무니없어도
자기 말을 할 수 있는지.
글을 쓸때도
자기의 표현을 하고 있는지.
아무리 엉터리라도
자신의 말. 자신의 언어.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게 말하고 있는지를 본다고.
완성도 따위는 개나 줘버려.
그런 굉장히 오만한거야.
학원 따위를 몇 달 다녀서
글이 늘 것 같아?
그런거야?
글쓰기가 그렇게 하찮은 작업이냐고?
시인들이 언어 하나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아붙는지 알아?
평생 걸쳐서 언어를 갈고 닦아도
언제나 부족한 것이
바로 글을 쓰는 작업인데
고작
학원 몇개월 다녔다고
글이 늘어?
반대로 말해서
학원 몇달 다녔는데
글이 안늘어서
너는 재능이 없는것 같다고 생각해?
친구야.
제발 소원이니까
정신 좀 차리자.
어이없는 소리 좀 하지 마.
학원 따위를
레슨 포 케이아트 따위를
몇 달 다니면
글이 느는거야?
아니야. 절대 그렇지 않아.
우리 학원은
결국
네가 과감하게
예술이라는 머나먼 우주를 향해
너의 예술을 쏘아올릴 수 있도록
연료가 될 뿐이라고.
인공위성 쏘는걸 봤지?
공만한 인공위성을 쏘는데
그 뒤에 붙은 연료탱크가 수십배 더 큰거.
나는
나와
우리 선생님들과
우리 학원의 역할이
바로 그 연료탱크라고 생각해.
네가 예술의 우주에
너의 예술적 표현을 발산할
추진력을 얻도록 도와주는 역할인거지.
우주로 나가면
그때부턴
네가 스스로 방향을 정해야 돼.
부단한 노력과
최선을 다하는 몰입의 아름다움을 통해서.
알겠어?
네가 하는거야.
좋은 학원이란
해야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명확하게 하는 학원이야.
너를 자극하고
격려하고
길을 이끌어주는게 학원의 역할이지.
너의 예술을 통제하고
조종하고
속박하고
획일화시키는게
교육이 아니라고.
그래서 교육은 소멸의 예술이야.
결국 나는 연료탱크처럼 타서 없어져 버려야 돼.
미리 말해주는건데
우리 학원에서 한예종을 붙건 유명한 예술가가 됐건
나를 찾아와봐야
내가 그렇게 살갑게 대해주지는 않는다는 걸 경험하게 될꺼야.
심지어는 영화과 합격생이 찾아왔는데
내가 한마디하고 돌려보낸 적도 있어.
우리 같이 경쟁합시다. 나랑 경쟁하게 된것 축하해. 나를 이겨봐. 나도 호락호락하진 않을껄?
이렇게 이야기했다니까?
웃기지?
나는 소멸하고 싶어.
그래서
합격생들에게 별로 연락도 안하고
찾아와도 그냥 시큰둥해.
왜 그렇겠어?
나는 내 역할을 정확하게 알거든.
나는 없어져야 될 연료탱크일 뿐인데
나는 학원쟁이일 뿐인데
사라져야 될 운명인데...
자꾸 너를 속박하고
영향을 주려고 해서 되겠어?
너는 이제
더 넓은 세계에서
더 멋진 사람들과 만나며
더 멋진 예술을 해야하지 않겠어?
그런 마음에서
나는
합격생들에게 다소 차갑게 굴어.
그리고
합격해도 아무것도 가져올 필요없어.
열심히 해서 붙어줬는데 내가 고맙지. 네가 고맙냐?
오히려 내가 맛있는걸 사주면 사줬지.
절대 아무것도 줄 필요없어.
받지 않을꺼고, 받아오지도 않았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도록.
자.
결국 우주로 날아가서
목적지를 찾는건
네가 스스로 하는거야.
결국 예술은 네가 하는거라고.
내가 하는게 아니야.
나는
널
우주로
날려보내 줄께.
우주가서는
다시는 뒤돌아보지 말자.
바이바이 인공위성.
예술의 우주. 그 머나먼, 미지의 영역으로
꺼져버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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