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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는 없다. 잠복기만이 있을뿐.극작/연출/서사창작 2012. 6. 7. 03:54
오늘 현충일에
우리는 스토리텔링 수업을 했다.
그런데 오늘 특히 내용이 밀도가 높았던 것 같다.
수업시간에 블로그 포스팅할 내용이 10개는 넘게 나왔던 것 같은데
메모해두었던 종이가 사라졌다.
결국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고 있다.
기억이 나지 않는건 아주 중요한 정보는 아니란 거겠지...
그래도 아쉽다. 돈주고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아이디어들인데...
글쓰기엔 슬럼프란 없다. 잠복기만 있을 뿐이다.
오늘의 주제는
'예술에서 슬럼프란 없다. 잠복기만 있을 뿐'이다.
내가 생각해도 참 멋진 말이다.
우리는 흔히 슬럼프라고 핑계댄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그건 슬럼프가 아니라 게으른거다.
글을 못쓰겠어요...라고 하며,
저 슬럼픈가봐요...라고 하며,
글을 쓰는걸 멈추는 순간.
너는 이미 정지되고 퇴보되는거다.
예술은 그런거다.
바이올린의 대가가 단 하루도 연습을 쉬지 않는 이유가 있다.
하루를 쉬면 자신이 알고
이틀을 쉬면 가족이 알고
삼일을 쉬면 관객이 연습안한걸 눈치챈다는 말이
그냥 나오는 말이 아니다.
핑계대지 마라.
너는 슬럼프가 아니라
게으르고 나약하고 핑계대길 좋아하고 변명하기 좋아하는 한심한 인간일뿐이다.
차라리 게을러서 글을 못쓴다고 말하라.
그럼
매일 매일 글쓰고, 창작하는대도...
매일 연습하는대로
실력이 늘지 않는건 어떻게 설명할껀가?
설명가능하다.
예술실력의 향상은
선형적으로 즉 비례적으로 늘지않는다.
그것은 계단식으로 향상된다.
------------------ (잠복기)
예술실력에는 잠복기가 있다.
이 잠복기가 있는동안엔 실력향상이 눈에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꾸준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어느순간
점프한다. 윗단계로.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순간적 실력향상)
_____________________
윗단계로 올라가버리면
그 다음에는 절대로 내려오지 않는다.
고음불가였던 사람이 갑자기 고음이 자연스러워지는 걸 단 한번이라도 경험하고 나면
그 다음엔 절대로 그 방법을 까먹지 않는것과 같다.
예술적 실력향상은 급격하게 일어난다.
순식간에 일어난다.
그리고 한번 일어나면 그 아랫단계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게 갑자기 향상되는게 아니란거다.
오랜 연습과 노력이 쌓여서
오랜 잠복기를 지나서
아무런 실력향상없는 그 지루한 시간들을 지나고 지나서
어느 순간에 갑자기
상승해버리는 것이다.
한번 올라가면 절대 까먹지 않는다.
한 단계를 올라가면
그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까지 더 긴 잠복기를 보내야 한다.
훨씬 더 오랜시간
아무 변화없는 나에게 최선의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나
역시
두번째 변곡점에 다다르면
첫번째 상승과는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레벨업이 기다리고 있다.
예술실기는 이런식으로 는다.
말하자면
노력에 비례해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노력이 잠복기를 거쳐
계단식으로 실력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
(더욱 급격한 실력향상)
(더 긴 잠복기)
-----------------------------
(급격한 실력향상)
----------
말하자면 이런식인거다.
잠복기 때 주의해야 할점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함부로 방법을 바꿔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실기지도를 받을때
한두달 하고는 어디서 또 잘 가르친다는 선생님 있다는 소문듣고 또 바꾸고
그런식으로 대여섯번씩 바꾸는
민감한 학부모들이 있는데
그런 부모 자녀들치고
애들 대학 잘 간 경우를 본적이 있는가?
오히려 예체능 학부모는
정보에 좀 둔감한 편이
훨씬 더 이득이다.
예술은 어느정도 믿음과 신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대치동 논술학원 찾아다니듯
실기를 준비시키면
끝나는거다.
정말이다.
잠복기를 잘 견뎌라.
혹시 네가 지금 연기연습이 잘 안되나?
글쓰기가 잘 안되나? 스토리가 잘 안써지나?
노래가, 안무가 잘 안나오나?
물론 네가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서 말이다.
슬럼프라는 핑계로 연습조차 하지않는 비겁한 변명자가 아니라.
하루하루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지금 다하고 있는데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어서 괴로워하고 있는가?
걱정하지마라.
나를 믿으라.
너는 지금 잠복기를 보내고 있는거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너의 체세포 속에는 차곡차곡
나의 성실한 땀방울이
새겨질 것이다.
그리고 잠복기를 지나
변곡점에 이르면
급격한 실력향상을 이루게 된다.
스스로가 놀랄 것이다.
그리고
절대 예술적으로, 실기적으로 한번 깨달은 감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 네가
가시적인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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