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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어떤 결정적순간 (영화입시, 한예종영화과, 레슨포케이아트)2015 새로운 포스팅 here!! 2015. 5. 1. 03:41
-인생의 어떤 결정적 순간
4월 30일 칼럼
서사의 실종
최신 영화과 입시경향의 트렌드는
입시에서 스토리의 비중이 현격하게 약해졌다는 거다.
그건 요즘 영화의 트랜드와 일치한다.
평론가 신형철의 표현을 빌자면, '서사의 엄호'를 받는 영화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약해진다는 생각이다.
요즘 영화는
탄탄한 서사의 뒷받침이 아니라
화려한 CG기술을 내세운 스펙타클이나 배우의 유명세. 더 중요하게는 대기업의 마케팅능력
이런 부분들에 의해 지배되어 가고 있다.
작년 전세계 흥행 1위를 한 영화가 트랜스포머 라는 사실 (중국시장 1위의 영향이 큼)
어벤져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이야기의 짜임새가 허술하다고 평가받는 이번 작품이 한국영화 신기록을 계속 깨고 있다는 소식.
그런 소식들이
스토리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스토리를 가르치는 내 입장을 난처하게 만든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플롯을 극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스텍타클을 극의 요소중 가장 열등한 것으로 봤는데
이러한 기준은 2015년 현재에 이르러서는
완벽하게 무너진 듯 하다.
그래서인지
영화과 입시에서조차
길고 강력한 서사를 요구하는 입시경향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사실 한예종 입시의 간지는
서사의 창작에 있다.
연극원 극작과, 연출과의 기출문제들처럼
3000자짜리 이야기를
엄청난 조건에 맞춰
써내려가는 식의
입시가
지원자들에게 미친 영향력은 상당했다.
다 죽어가던 서사에 대한
'낭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연극원 연출과에서조차 이렇게 강력한 서사를 본다는 점이
한예종이란 학교를 특별한 위치로 포지셔닝시켰다.
아마 타 대학 교수들은
귀찮아서라도 3000자를 쓰게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3000자짜리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예종 연극원 입시의 경향은
마치 교수들의 서사에 대한 마지막 '낭만적' 믿음을
증명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런 한예종에서조차
서사에 대한 강박적 요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0년 이후의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3000자 이상의 글쓰기 요구가 거의 사라졌으며
연극원 연출과의 경우 긴 글보다는 중편 글 두편으로 서사보다는 아이디어와 발상, 논리적 표현능력에 더 초점을 맞춘 걸 확인할 수 있고
영상원 영화과는 아예 줄거리위주로 짧게 이야기를 구성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보통 1000자 미만으로.
영화과 입시를 진행하며 경악한 부분은
일부 대학. 특히 성균관대 영상학과 입시나 다른 대학 영화과 수시등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스토리를 말로 설명하는 스타일의 입시방식'
이다.
이게 얼마나 충격적인 입시방식인지 아는가?
상상해보라.
스토리를 구성하고
그걸 말로 표현하는 장면을.
"한 남자가 있는데요. 그 남자는 회사원인데 어느날 연락이 끊어졌던 삼촌이 돌아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
"그랬던 그 남자가 어느날 그렇게되고, 저렇게되서, 요렇고 저렇게 끝나게 됩니다"
그냥 한마디로 오그라드는 상황이다.
스토리를 누군가에게 글이 아닌 말로 설명한다는 건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입시를 준비해본 학생이라면 100% 공감할거다. 말로 스토리를 설명하고 평가받는게 얼마나 생경하고 낯선 장면인지를.
말로 스토리를 설명한다고 했을때
그 스토리의 구성능력이나 발상능력이 온전히 전달될리가 만무하다.
스토리 자체의 창작능력보다는
스토리의 핵심을 교수들에게 잘 전달하는
일종의 면접적 피칭능력을 평가하는 시험방식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하다.
성균관대 영상학과 수시나, 여러 대학의 영화과 입시선발방식을 비판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저게 워낙 생소하고 민망한 분위기의 입시방식인건 사실이지만
또 한편으론 저런 민망한 상황속에서
지원자의 조리있는 말솜씨와 뚜렷한 이야기구성능력이
보다 더 명확하게 보여질 거란 생각은 든다.
확실한 것 하나는
서사 자체에 대한 중요성은
영화과입시에서
눈에 띄게 줄어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영화과 입시에서 점차 줄어들어가고 있는 서사의 영역을
대신하고 있는 평가요소들은 어떤게 있을까?
서사를 대신하는 영화과 입시의 기준들은 어떤게 있을까?
영화과 실기시험의 최신 트렌드 1 - 피칭
결국 위에 소개한
말로 스토리를 설명하는 방식의 입시전형도
한마디로
'피칭'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요즘 영화과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입시요소 중 하나는
'피칭'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피칭은 면접과 다르다.
면접이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설명하기엔 보다 전문적이고 보다 영화적인 용어이다.
피칭은
말하자면
전달능력이다.
그것도 팔아먹는 것 = 상업성을 전제로 한 전달능력이다.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매우 비지니스적인 개념이다.
감독에게 가장 요구되는건
자기 스토리에 대한 명확한 관념. 그리고 그것을 배우들에게, 제작자들에게,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명확한 전달능력을 보는게 피칭방식의 실기이며
피칭에다가 스토리창작을 결합한 유형의 영화과 시험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피칭을 잘하는 능력은
말을 잘하는 능력과는 다르다.
꼭 말을 잘하는 사람이 물건을 잘 팔아먹는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과 면접에서 말만하면 덜덜덜떠는게 핸드폰 진동마냥 심했던 학생도
오히려 그 학생이 다른 말잘하는 학생을 제치고 합격한 걸 수없이 봐왔다.
피칭을 잘한다는 건 말을 잘 하는 것보단
명확성에 기인한다.
말 자체가 화려한 학생들이 입시에서 오히려 실패하는 경우가 월등히 높다.
교수들은 그런 꾸미는 것, 알맹이없는 말장난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다.
지원자가 피칭을 잘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스토리, 본인의 영화론, 본인의 삶에 대한
명확함이
있어야 한다.
명확함이란 무엇인가?
1) 스토리의 경우 : 스토리의 경우의 명확함이란, 본인이 확실히 알고 있는 이야기. 본인이 머릿속으로 그렸을때 확실한 그림을 명확하고 생생하게 가질수록 더해진다.
게다가 자신의 삶. 자신의 경험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더 명확할 것이다.
자신의 스토리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스토리의 명확함이다.
흔히들 연출가나 감독의 카리스마에 대해 오해하는데
연출자가 목소리가 크고 폭력적이고 군기잘잡고 배우들 윽박지르고 히스테리 잘 부리면
그게 카리스마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요즘 배우들 그런 쌍팔년도 스타일 감독에게 절대 순응하지 않는다.
연출자의 진짜 카리스마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연출자가 배우를 장악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그것은
명확함에서 기인한다.
다른 말로
확신에서 기인한다.
연출자의 카리스마는 '근거있는 확신'에서 기인한다.
조물주적 명확함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만든 세계에 대해
그 질서에 대해
가장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명확한 논리를 제시할때
배우는 반드시 순응한다.
연출자는 신적 존재이다. 스토리를 창작한 사람이 직접 연출한다고 가정했을때. 스토리를 창작한 사람은 서사속에서 조물주적 영향력을 가진다.
이창동의 '밀양'을 보면
전도연이 아들유괴살인범을 만나러 면회가서
유괴살인범의 너무나도 평안한 모습. 스스로를 주님께 용서받았다고 말하는 그 뻔뻔한 모습에 오열하는 씬이 있다.
이 장면에서
카메라는 주로 뒷모습을 비추며
전도연의 연기에선 어떠한 감정적 과잉도 없다.
그저 멍한 상태. 그리고 비틀거리는 뒷모습. 그리고 어지러움.......
이런 것이 명확성의 한 증거다.
감독은 이 씬에 대해
창작자로서, 조물주로서
명확함을 가지고
배우에게 요구할 수 있을거다.
"도연아. 거기선 절대 그러지 않을꺼야. 애 엄마는 거기서 절대로 그러지않아"
배우에게 명확함을 가지고 연기의 방향을 지시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찍는다는 작업은
감독의 입장에서보면
끊임없는 명확성을 배우와 스텝들에게 나눠주며
설득시키고 이해시켜나가며 협응해나가는
협상과 설득의 과정이다.
피칭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말을 잘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실제로 감독들 중에 말이 어눌한 사람이 많다.
영화과 입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말빨로 승부할거라면, 입시를 너무 쉽게 봤다.
나도 입시분야에서 국내에서 제일 큰 영화학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나같은 학원쟁이도
애들 말하는거 한번 딱 들으면 감이 온다.
꾸며서 말하는지
명확한지
진짜인지
포장인지
솔직히 말해 다 보인다.
그런데 평생 학생들과 함께 생활해온, 예리한 시선을 가진 영화감독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속아넘어갈걸로 기대하지마라.
연기를 한다는 것.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스토리에 대해 명확하기 위해선
영상언어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문자화된. 즉 문학적인 글로써의 스토리가 아니라
머리속에 뚜렷히 떠오르는 영상으로서의 스토리를 말하는거다.
영상이 뚜렷하면
스토리가 명확해진다.
그 장면 속 남자의 향수냄새가 무엇인지, 바닥의 촉감은 어떠한지, 바람의 온도는 어떠한지...
스토리를 쓸때. 글을 쓴다는 생각. 즉. 글속에 파묻혀서는 피칭형태의 입시를 잘 대비하기가 힘들다.
오히려 장면과 장면과 장면의 연결로 머리속에서 영상을 한편 주욱 연쇄적으로 기억한다는 느낌으로 시험봐야 한다.
내가 지도한 학생중에 성균관대 영상학과 수시에 합격한 친구의 말을 들어보면
결국
머리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연쇄적으로 그 그림을 이어가듯 생각했다. 라고 말한다.
정확한 언급이다.
2) 영화론의 경우:
스토리의 경우 명확함이 무엇인지 이해했고, 그 명확함을 잘 피칭하기 위한게 무엇인지 말았다면
이번에는 영화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살펴볼 차례다. 역시 면접과 피칭에서 매우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영화에 대한 생각이나 관점이 명확하다는 건 어디서 기인할까?
그것은 일차적으로 경험에서 나온다.
기억하라.
경험이 없는 지원동기는 쓰레기라는 걸.
학생들이 영화에 대한 생각이나, 영화론을 교수들에게 말할 때
장황해지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 생각이나 관점 속에
경험이 배재되었기 때문이다.
'저는 영화를 통해 도가니처럼 세상의 빛이 되는 영화를 찍고 싶습니다'
이런 소리들으면 만약 내가 면접 지도한다면
그냥 면접 종료시켜버린다.
더 들을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교수들 생각도 동일할거다.
저 말 속에는 본인의 어떠한 책임도
어떠한 개성도
어떠한 진실도
없기 때문이다.
저런 방만한 대답을 면접때 해서, 살아남으리라고 생각하는가?
저렇게 방만한 대답을 하는 감독을 생각해보라.
'저는 이 영화를 통해 세상의 빛이 되고 싶었습니다'
기독교 간증집회하는가?
지원동기. 특히 면접에서 영화에 대한 생각을 밝힐때
명확한 대답을 하기 위해선
기억하라.
본인의 경험이 녹아있어야 한다.
영화를 찍어본 학생들이 그래서 피칭에 강한 가능성이 높다.
영화를 찍어본 학생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 찍어보니까 그렇던데요? 그거 찍다보면 그렇게 되는건데? 그때 그거쓰는거보다 이렇게 한번 해보니까 그림이 실감나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한건데 그게 제 스타일이 된거예요. 저는 그렇게 영화갖고 노는게 재밌더라구요. 일종의 장남감이죠. 좀 많이 비싼 장난감'
이런 말들이 무섭다.
영화를 많이 찍어본 학생들일수록 영화에 대한 생각은 거창해지지않고 일종의 놀이화 되어간다.
일종의 손맛에 대해 말하기 시작할때
제법 감독의 냄새도 난다.
영화를 찍어보지 않았던 학생이라 할지라도 걱정할 필요없다.
영화를 안 찍어도 충분히 영화에 대해 명확한 동기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경험 속에
영화적 순간에 대해 기억하라.
가장 깊은 내면속에 자리잡고 있는
그 영화적 순간.
그 순간에서부터 지원동기를 시작하면 된다.
사실.
지원동기에 대한 부분은
정말
개개인의 지문만큼이나
고유하고
독창적이고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분야라서
획일화된 어떤 법칙을 말하기가 참 힘들다.
너무 다양하거든.
영화에 대한 동기의 다양함은
곧 지원자의 다양함에 비례할 것이다.
저마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입시를 지도해보면
획일적이고 수백, 수천명이 앞서 한 이야기들을 나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는 영화를 통해 세상의 빛이 되고 싶다...
이런 이야기 한 수백번쯤 듣고 나면
그 다음부턴 저런 이야기들으면 화가 난다.
본인의 스토리조차 없는 감독이라?
생각만해도 절망적이다.
그래서 떨어지는거다.
3) 본인의 삶에 대한 명확함 :
명확함에 대해 말하면서 스토리적 명확함, 영화론의 명확함에 대해 말했는데
마찬가지로 본인 삶에 대한 명확함도 중요하다.
삶의 철학, 소신, 방향성 이런 것들 말이다.
근데 이런 삶에 대한 명확함에서 중요한건
내용이나 가치의 옳고 그름이 아니란 사실이다.
학생들은 자꾸 착각하는게
이래도 되나요? 저래도 되나요? 이렇게 말해도 되요? 저렇해 해도 되나요?
끊임없이 정답을 요구하는데
입시나 면접에서
내용의 옳고 그름이란 없다.
무슨말이냐면
붙는 말이 따로 있는게 아니고
떨어지는 말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말의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다.
말의 내용보다 중요한게
누가 말하느냐이고
어떻게 말하느냐이다.
신뢰감을 주는 말은
내용의 거창함에 있지 않다.
오히려
그 학생 자체가 신뢰감을 주는 학생이냐 아니냐의 문제일 거다.
그래서 삶의 명확성, 소신의 명확성은
말에 있는게 아니고
삶에 있다.
미안하지만
이건 단기간의 싸움이 아니다.
훨씬 더 긴시간의 싸움이다.
네가 어떤 사람인지가
네가 무엇을 말하는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단 말이다.
그래서
평소의 생각들이 중요하다.
평소에는 매일 무의미하게 시간을 낭비하면서
무언가 말 속에, 면접때 진실을 보여준다?
그건 있을수가 없는 일이다.
연극영화과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면접이 있다는건데
면접은 곧
지원자의 삶과 연결된다.
그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말이다.
실제 한예종 영화과 합격생중에
시험장 있잖아? 그 대기실?
면접을 보고나서 그 대기실에 놓여져있는 쓰레기를 모아서 치운 학생이 있다.
누가 시켜서 그런것도 아니고
누구 눈에 띄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내가 보장한다. 그 학생은 그런 얄팍한 의도가 아니다.
그 대기실에 있는 쓰레기들을 정리하는 마음.
교수님과의 만남을 인격과 인격의 만남으로 생각해
만남을 소중히 생각하고
또 작은 인연을 소중하게 가꿔가고자 하는 마음.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에 대한 존중과 다른 지원자들을 배려하는 마음.
그런 마음을 담아
쓰레기를 치웠을 것이다.
그런 작은 발걸음들이 쌓여서
교수와 맞닿들이게 되는데
바로
면접이다.
유명한 싯귀중에 이런게 있지않은가?
한사람이 온다는 건 그 사람의 인생이 걸어온다는 뜻이다.
면접도 마찬가지다.
피해갈 수 없다.
그러므로 지금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기로 시작했다면
지금부터 너의 삶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돌아보고
작은 행동부터 바뀌어야 한다.
수능이나
수학이나 영어시험, 토익시험, 공무원시험과는 다르다.
연극영화과는 면접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면접이란 곧
너의 삶 자체가 노출되는 것이란 사실을 기억하라.
본인 삶에 대한 명확함은
평소의 삶이 어떠했는지
그런 습관이 쌓이면, 하나의 명확성으로 드러난다.
평소의 삶이 중요하다.
한가지 실천할만한 습관을 제시하자면
독서를 시작하라. 신문을 읽기 시작해서 사회의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해보라. 격정의 현장을 가보라. 광화문농성현장같은.
걷고, 깊이 생각하고,
또 영화를 많이보라.
아예 내가 운영하는 레슨포케이아트에선 생활계획표, 필수영화목록, 그리고 생활습관의 작은 디테일까지 철저하게 훈련한다.
매일매일의 일지를 통해 영화,연기에 대한 내 생각과 의문과 고민과 해결등을 기록해나가며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가꾸어나간다.
나는 확신한다.
영화과나 연기과 입시에서
글 조금 더 잘쓰는건 사실 그다지 평가의 대상도 못된다. 기본이상만 되면 된다.
지원자의 삶의 훈련이 훨씬 훨씬 더 중요하다.
그래서 그런 부분부터 훈련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내기 힘들다.
면접은 너라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가 입시장에서 평가받는 것임을 기억하자.
2. 디테일
요즘 영화과 입시의 첫번째 뚜렷한 경향성이 피칭이라면
두번째 중요한 경향은
디테일에 대한 요구이다.
예를들어 한예종 영화과 입시에선 특전과 2차에 걸쳐 대사쓰기가 출제되었으며
인물묘사, 공간묘사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디테일을 묻는 형태의 실기가 출제되었다.
한예종 특전에선 괴물2의 공간을 설정하라는 문제가 나오기도 했다.
이제는 과거처럼 단순한 이야기구성에 그치는게 아니라
보다 더 통섭적이고 보다 더 현장의 감각이 뛰어난 디테일에 강한 학생들이 선호된다.
디테일은 크게보면
1) 인물과 공간, 장소 등 묘사적 디테일
2) 씬 구성하기
3) 이미지텔링 (콘티그리기, 장면연결하기 등)
4) 대사쓰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모두 다 요즘 영화과 입시경향에서 빈번하게 기출된다.
이 디테일에 대한 포스팅은 추후에 따로 모아서 이 부분만 살펴보기로 하자.
일단 인물, 공간, 장소등 묘사하기는 문창과적 묘사가 아니라
질감의 문제.
즉물성의 문제.
즉. 체험과 경험적 묘사라는 큰 틀만 언급하고 나중에 이 부분을 기출을 통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씬 구성하기는
인물묘사 + 공간묘사 + 사건
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묘사를 충실히 연습하다보면 이 묘사라는 심지에 사건이라는 불을 붙이면
하나의 씬이 손쉽게 완성된다.
순서가 중요하다.
어떤 시대적, 환경적 배경인가? -----> 어떤 공간인가? ----> 그 공간에 어떤 한 인물이 있는가? ---->
그 인물과 또 다른 인물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가?
이 정도의 내용을 담고있는게 하나의 씬이다.
이미지텔링문제도 빈번하게 기출되는데
콘티그리기, 화면구성해서 연결하기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이 부분도 따로 훈련이 필요하다. 실기적 훈련방법에 대해선 추후에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대사쓰기
가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어려운데
대사를 쓴다는것의 핵심은
대사속엔 모든 것이 있다는 것만 기억하라.
한예종 영화과 최신기출중에 통화내용을 쓰라는 문제가 있었는데
잘생각해봐라. 통화내용이란
"여기는 테란 자치구 라행성 A-14 구역이다. 현재 자치령 군대와 대치중이다.
반복한다. 현재 저그군대와 대치중이다. 칼날여왕 캐리건이 현장에 있다.
울트라리스크 한 부대가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교신 끊어짐)"
이러면 통화내용속에
서사, 환경, 공간, 사건, 위협, 상대방과의 관계, 말하는 사람의 상황, 말하는 사람의 성격
모든게 다 드러나지 않나?
대사쓰기란 이렇게
거의 모든 디테일이 다 포함된 형태의 가장 난이도높은 디테일문제라고 보면된다.
오죽했으면
희곡이라는 장르는
오로지 대사만으로 되어있겠나?
그러나 대사만으로도
모든 디테일이 다 만들어진다는 걸 기억하라.
대사가 전부다.
대사가 궁극이다.
그래서
대사를 쉽게 접근하면
설명적문장이 된다.
"잭슨. 오래 기다렸어. 그래. 잭슨. 이 모든건 내가 기획한 일이지. 너를 처음 봤을때부터 나는 살해를 모의했다네. 하하하. 처음 네가 영숙이의 홈런볼에 독을 타도록 지시한 것도 모두 나였던거지. 이제 알겠나? 잭슨? 자 잭슨. 이제 죽어줘야겠어 하하하"
이떤 설명적 대사를 쓰면 너죽고 나죽는거다. 한마디로.
3. 삶의 어떤 결정적 순간 : 한예종 영화과의 스타일
마지막으로
최신 트렌드는
결국
삶의 어떤 결정적 순간에 대한 질문이다.
오늘의 주제이기도 하다.
서두에
서사의 영향력이 갈수록 축소되어 간다고 했다.
그렇다면 영화의 방향은 어디에 있는가?
서사는 어떤 방식으로 발달할 것일까?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보이후드' 나
다미엔 차젤레의 '위플레쉬' 를 나는 하나의 방향성으로 제시하고 싶다.
예를들어보면
위플래쉬의 국내수입가가 얼마인줄 아는가?
5천만원이란다 !!
5천만원!! 어밴저스의 수입가와 비교해보면 답이 나올거다. 얼마나 저렴한지 !
실제 위플래쉬 제작비는 36억 정도인데, 전세계적으로 320억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한다.
서두에 언급한 트랜스포머도 뚜렷한 경향이지만
한편으론
작고 섬세한 영화들도
작은 제작비에 비해 몇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다.
여기에 해답이 있다.
앞으로의 영화는 이분화가 가속화될거다.
어벤저스나 트랜스포머나 분노의질주는 계속해서 그런 방향으로 갈 것이며
여러분들은 그런 쪽에도 진출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더욱 더 섬세하고
삶의 어떤 특별한 순간들에 대해 캐치하는
작은 영화들도
그만의 색깔을 가지고
끊임없이 제작될 것이다.
블록버스터의 영향력이 커진다고 작은 영화가 죽는다는 이분법적 논리에 쉽게 동의할수 없다.
오히려
투 트랙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할 것이다.
한예종은 아시아의 거점대학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간 영화적 집중이
지금은 아시아를 향하고 있다.
아시아와 헐리우드가 결합된 형태의 영화분야가 가속화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몇년사이 아카데미상 수상자를 보면 그러한 경향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다만 아직은 아시아 영화가 중심이라고 말하기엔
아시아출신의 헐리우드 감독.
즉 어찌보면 헐리우드에 종속된 아시아 라고 보는게 정확하겠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더욱
아시아 영화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은 틀림없다.
중국시장의 거대함을 생각할때 더욱 그러하다.
아시아 예술의 거점대학은 어디가 되어야 할까?
한예종은 바로 그 중심에 서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대학이다.
그러므로
네가 한예종에 지원한다면
아시아적 가치
또는 아시아 영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인생의 어떤 결정적 순간에 집중하는 스토리.
로버트 맥키 식으로 분류하자면
미니플롯에 해당하는
그 특별한 순간을 영화적으로 형상화하는 것.
이것이 한예종 영화과 입시의 최신 트렌드이다.
줄거리를 요구하기보다는
순간. 그것도 결정적 순간을
발견해낼 수 있는
특별한 시각을
더욱 더 강조하는 형태의 기출문제가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는거다.
보이후드를 떠올려보자.
서사 자체의 연속성이나, 연결성보다는
인생의 어떤 순간들이 가지는 때론 평범하고, 때론 비범한 순간들에 영화는 집중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영화에 집중하고
또 너의 삶에 철저히 기반한
일상적으로
섬세하고
응축된
어떤 순간에 대한 발견.
이것이 요즘 한예종 영화과 입시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과장된 표현도 아니고
과장된 사건, 상투적 결말, 쓸데없이 복잡한 이야기구성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진실되고, 현실적이지만
그 속에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법같은 순간을 발견해낼
능력을 가진
마법사.
바로 오늘날 각광같는 감독의 유형이며
헐리우드 서사의 종말에 대안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경향이 될 수 있다.
기억하라.
나는 지금 헐리우드적이고 시원시원한 줄거리전개가 안된다고 말하는게 아니다.
그런 스토리구성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말하고 있는거다.
영화적 순간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사실에 대한 역설이며
너의 삶에 기반한 지극히 책임질 수 있는 이야기 속에서
관객과 교수의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생의 어떤 결정적 순간에 대한 관찰과 형상화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강조하고 있는거다.
결론
서사는 어찌보면 점점 축소되어 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예언은 오늘날 현실에 비추어볼때 반대로 진행되어 가고 있다.
플롯이 가장 중요하고, 스펙타클은 가장 열등한거라고 했는데
트랜스포머같은 영화가 흥행1위를 하는걸보면, 그 반대로 진행되는듯 하다 (로버트 맥키는 가장 질나쁜 시나리오의 예로 트랜스포머를 들며, 장난감을 팔아먹기위해 만든 영화라고 비판했다)
입시에서도 마찬가지다.
3000자씩 요구하는 낭만적 서사에 대한 질문은 이제 거의 자취를 감췄다.
영화입시에서 스토리문제가 기출되지 않은지 꽤 오래되었고
스토리문제가 나와봐야 1000자 미만의 줄거리요약이 대세다.
입시에서 서사의 빈자리를
피칭
디테일
그리고 삶에 기반한 미니플롯적 문제
등이
대신하고 있다.
이러한 입시경향의 변화는
철저하게 현장의 필요와 현장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다.
더이상 관객들은 거대서사, 복잡한 이야기를 영화관에서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강렬한 스펙타클이 있거나.
아니면
삶의 특별한 순간들에 대한 미니플롯적 이야기가 대세이다.
그 경향성에 잘 맞추어 살펴본다면
영화과, 연극영화과 입시의 방향도 예측가능할 거다.
마지막으로 위플래시의 한 장면을 링크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자.
한번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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