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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ng 하지 마라"- 한예종/ 서울예대/ 중,동,한 연기과 입시 칼럼 (한예종 연기과, 연극영화과, 연기과 입시)연기과 2014. 4. 19. 19:29
"Acting 하지 마라"- 한예종/ 서울예대/ 중,동,한 연기과 입시 칼럼
1월 2일, 오리엔테이션을 무사히 마쳤다.
오리엔테이션에서 박현욱 연기총괄디렉터 선생님이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이미 연기를 하고 있는데
연기입시를 준비하게되면 또 연기를 하게된다.
원래 연기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또 연기를 덧붙이니
과잉이 된다.
결국 무대 위에서
죽은 연기를 하게 된다는 것.
무대 위에서 그저 살아있는 호흡으로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관객과 함께 그 공간에 숨쉬고 만들어갈 수 있는
동시적 반응의 배우연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100% 동의하며
내가 그동안 배워온 위대한 교수님들의 강의 핵심도
또 내가 실전에서 느껴온 연기에 대한 생각도
완벽하게 위와 일치한다.
한양대에는 전설적인 연기선생님인 최형인 선생님이 계시다.
선생님 수업을 들으며 배우고 느낀점이 너무 많지만
몇가지를 정리해보면
선생님은 우선
인간은 누구나 연기를 완벽하게 하는 소질을 타고났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셨다.
그러기에 연기를 배운다는 것은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무언가를 덜어내는 작업이라고 수업시간에 항상 언급하셨다.
연기를 한다는 것은
여행이며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것.
참 공감되고 가슴 설레이는 표현이 아닐수 없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그것이 연기라는 것이다.
선생님은
뚜껑 열린 학생을 좋아한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뚜껑 열린다는 말은
결국
자신의 내면의 분출하는 에너지를
잘 흘려보낸다는 뜻이다.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아이의 모습 그대로
자신을 노출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아이는
발성을 연습하지 않아도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며
어떤 연기를 가르치지 않아도
능숙하게 연기하며
진실된 욕구를
매우 강한 동기를 통해
확신있게 표현한다.
선생님은 아이의 모습에서 연기자의 참 모습을 보며
그런 재능을 이미 타고난 인간이
성장할수록 사회화되며
연기적 재능을 가리게 되는
껍데기를 벗겨내는 작업을
액팅 티칭의 근간으로 삼았다.
연기는 더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빼는 것이다.
사람은 성장하면서
프로이트의 이론에 의하면
에고의 지배를 받는다.
자아의 지배를 통해 이드는 억압되고 제한된다.
그리고 슈퍼 에고로 불리는 초자아를 통해
사회적 규범이나 질서나 제한을 받아들이게되고
서서히
사회화되게 된다.
사회화.
이것이 무서운 것이다.
연기의 독이란 이것이다.
여자는 어때야 한다.
남자는 어때야 한다.
학생은 어때야 한다.
부모는 어때야 한다.
멋진 남자는 어때야 하고
멋진 여자는 어때야 하고
사회는 끊임없는 사회화를 요구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사회가 요구하는 Role에 따라 우리 자신을 변화시킨다.
익숙하게
편안하게
그러나 사회화가 진행될수록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인간의 표현은
억압되고 통제받는다.
이것이 연기를 죽이는 일이다.
연기는 통제되지 않은 진실된 감정과 욕구가 즉각적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연기를 잘한다는 말은
가면을 쉽게 벗는다는 말과 같다.
연기를 잘하는 것은
가면을 쓰는 게 아니다.
연기라는 가면을 쓰는게 아니라 -
사회화된 가면을 벗는것이
연기를 잘하는 것이다.
연기를 잘하는 학생을 보면
보통 순수하게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연기를 잘하려는 욕심보다
순간에 몰입하고
자신을 공개하고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잘 보이려고 하는 모습
연기를 잘하려고 하는 욕심보다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진실되게 귀 기울이고
있는 그대로의 충동을
즉각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게
폭발적 연기이다.
연기는 복잡한 것이 아니며
복잡한 기술도 아니고
단순하고 명확한 것이다.
연기를 잘한다는 것도
매우 단순한 원리이다.
사회화된 자신의 가면 - 연기하는 자신을 버리고
즉각적 충동과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
단순하고 명확한 것이다.
20대 초에 이미 영국국립극장의 연출가가 된 천재 연출가 피터 브룩이 쓴 <빈공간>이라는 책을 보면
연기는 죽은연기와 산연기로 나눌 수 있는데
죽은 연기란 바로 예측가능한 연기이며
산 연기는
예측불가능한 연기라고 언급했다.
이는 다시 말해
죽은 연기는 연기하는 연기이며
죽은 연기는 계산된 연기이며
죽은 연기는 짜여진 연기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산 연기는 연기하지 않는 연기이며
산 연기는 즉흥적인 연기이며
산 연기는 진실된 충동에 의한 연기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즉흥적이고 충동에 충실한 살아있는 연기는 도대체 어떻게 표현하는가?
어렵지 않다.
레슨 포 케이아트 당일대사 수업 때 내가 강조하는 점을 몇가지 정리하면
1. 대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 - 대사가 아닌 충동
우리는 대사에 너무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
한양대 연기수업때 최형인 선생님은
대사에 신경을 쓰지말고 대사 속 감정의 흐름을 인지하고 그 감정의 흐름에 따라 연기하라고 지시하셨다.
매우 정확한 지적이다.
우리는 대사를 외우고 대사를 표현하기에 급급하기에
인물을 창조하기보단
창조된 인물을 흉내내기에 급급해진다.
사람은
누구나 감정에 의해 연기한다.
감정. 즉 충동은 목적을 불러오고
그 목적을 이루기위한 수단으로
연기를 한다.
연기는 충동의 전략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표현된 연기를 따라하면
이미 두박자 늦은 것이다.
표현된 연기가 아닌
표현되기 전의
감정의 선.
그리고 진실된 충동.
그리고 내면의 목소리에 의해
표출되어지는
대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순서가 중요하다.
이 순서가 올바를 때
관객들은 정당성을 느낀다.
연기에서 정당성을 보여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정당한 연기와
그렇지 않은 연기는
특히 입시에서 매우 중요한 차별을 만든다.
당일대사를 할 때나 자유연기를 할 때
자신이 준비한 자유연기인데도
무슨 말을 자기가 하는지도 모르는 학생은
무조건 떨어진다.
대부분의 학생이 이 때문에 떨어지는 것이다.
최소한 연기하는 사람이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알고 말하기 위해서라도
충동에 근거한 정당성있는 연기를 해야하는 것이다.
연기에서의 정당성은
특히 입시에서 중요한 요소.
즉.
입시연기의 핵심이라 하겠다.
감정의 흐름을 따라 연기하는 것과
대사를 외워서 기계적으로 따라하는 것은
완벽하게 차이를 만들어낸다.
한번 시도해보라.
완전 달라진 연기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2. 피지컬을 훈련해야 한다 - 통제된 신체
우리는 흔히 피지컬과 진실된 연기와는 서로 다른 분야라고 생각한다.
피지컬이 뛰어난 것과 진실된 연기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연기에서 피지컬은
진실된 연기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연기에서 피지컬이라고 하면
웨이트트레이닝이나 요가를 통해 단련된 날씬한 몸매를 말하는게 아니다.
훈련된 신체.
훈련되어 발란스가 잡힌 신체는
걸음부터 틀리다.
흔히
무대위에 달라붙어 있다라고 표현한다.
무대위에 달라붙어 있기 위해서는
그리고
중심이 잡혀있기 위해서는
피지컬이 따라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대부분 학생들이
감정표현이 굉장히 뛰어난 학생도 있고
대사를 정확한 발성으로 표현하는 학생도 있지만
의외로
무대위에 바로 서 있는 학생을 찾기가 힘들다.
즉
입만 진실된 것이다.
연기하는 학생의
입만 진실되고
몸은 전혀 따라주지 않을때
절대로 내적진실은
전해질 수가 없다.
머리로 이해한 진실과
대사로 표현되는 대사가
진실성의 방점을 찍기 위해서는
몸 전체가 진실되어야 한다.
예를들어
네가 리어왕의 광기를 무대위에서 표현한다고 할때
입만 광기를 표현한다고 생각해보라.
어떤가?
그 연기가 진실되게 관객에게 전달되겠는가?
몸 전체가 그 광기를 담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은 피지컬 훈련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피지컬훈련이란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통제된 신체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의 전통공연예술은 노의 신체훈련과 특성들을 현대연극과 결합해 독특한 메소드를 완성시킨 스즈키 다다시나
한국의 연희단 거리패의 이윤택등의 최고의 연출가들이
배우들의 신체훈련과 통일화된 메소드를
그토록 강조하는 것이다.
이윤택이 쓴 이윤택의 연기훈련이라는 책이 있다.
제목이 정확한지는 확인해보겠다.
이 책이 내가 읽은 연기 책 중 단연 최고다.
물론 이론적으로 읽기 쉬운 책은 김석만 교수가 쓴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기의 세계>라는 책이지만
<이윤택의 연기훈련>이라는 책은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이고 실천적이다.
연기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은 꼭 읽어야 되는 책이다.
신체훈련은 진실된 연기의 못자리 판이다.
3. 정확한 발음은 기본이다.
위의 피지컬훈련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중요한 점을 언급하자면
발음에 대한 언급을 해야 한다.
어쩌면 입시에서 가장 1차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로 이 발음이다.
내가
싸가지 없는 학생도 합격시켜보고
머리나쁜 학생도 합격시켜보고
착한 학생도 합격시켜보고
모범생도 합격시켜봤지만
한예종 연기과나 상위권 대학 연기과에
발음이 나쁜데
합격한 경우는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
발음이 나쁘면
한예종의 경우엔
무조건 1차에서 탈락한다.
발음이 정확해야 하는 것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발음연습이
자유연기 연습보다 앞서야 하며
발음적인 면을 확실하게 마스터하지 않고
당일대사 연습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밖에도 언급할 내용이 많지만
일단 이쯤에서 정리하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연기칼럼에서
4번, 5번...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다.
다음 연기칼럼에선
입시장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겪게되는 상황들과
입시장에서의 진실된 연기접근법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쓰도록 하겠다.
새해에는 꼭 꿈을 이루는 여러분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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