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영화과입시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보니 많은 연극영화과입시생 학부모님을 만난다.

그동안 정말 많은 학부모님들을 만나면서 쌓여온, 이 분야 지원하는 학생의 학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을 정리해볼까 한다.

 

1. 쉽게 허락하지마세요

 

연극영화분야가 진로가 힘들고 한마디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는 너무 많이 이야기해 식상하다. 

나는 그런 측면에서 이야기하는게 아니다.

한마디로 연극영화분야에서 중요한 재능중 하나는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작업인데, 가장 가까운 가족을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진로에 큰 난관이 예상된다.

쉽게 얻어진 건 쉽게 잃게 된다.

저항없이 성장이 없고, 반대요소없는 힘찬 전진은 힘들다.

학생이 이런저런 위기를 극복하며 본인의 진로가 더욱 명확해지고 확고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학생이 그저 호기심을 가진다고해서 덜렁 이 분야를 시작하도록 해선 안된다.

1차적인 설득의 대상으로서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도록

쉽게 허락해주지 말라.

그리고 또 한가지 측면에서보면

신용이 중요하다.

학생이 하고싶다는 말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동안 학생이 이 분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얼마나 가져왔는지, 얼마나 재능을 일관성있게 키워왔는지에 대해 누구보다 부모님이 잘 알수 있다. 

다른 누구보다 부모님과의 신용이 중요한거다.

신용이 없는데 시작하게 해서는 안된다.

집에서 신용이 없는데 밖에서 신용이 생길리 만무하다.

부모님이 지켜볼때도 학생의 동기와 노력이나 관심이 설득이되고 일관성있어서 신용이 쌓였을때.

즉 학생에게 믿음이 갈때

허락해주는게 맞다.

처음에 거절하면 오히려 학생을 관찰해볼 수 있게 된다.

이 학생의 관심이 진실된 것이라면

부모의 반대에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설득시키려고 노력할 거다.

그 과정의 일관성을 보며

어느 정도 믿음이 갈때

시작하게 해도 늦지않다.

한마디로, 학생이 하고싶다는 의사를 밝힌 그 순간부터 검증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학생과의 밀당을 잘하며

더욱 확고한 동기부여와

확실한 모멘텀이 쌓이도록

쉽게 허락해주지 말라!

할놈은 결국 부모를 설득시키고 한다.

(설득안시키고 감행하는 놈도 가끔 있다^^ 그런 도발성도 일종의 설득 커뮤니케이션이라 긍정요소다)

 

2. 재능을 속단하지 마세요

 

연극영화분야가 재능이 중요한건 맞지만 그 재능을 부모가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된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자녀의 가능성에 대해 평가하기에 부모는 너무나 이 분야의 비전문가이다.

재능이 없다고 속단하는 경우보다 더 나쁜건

재능이 있다고 속단하는 경우이다.

특히 부모의 욕망을 자녀에게 투시해서 어린 시절부터 연예인이 된것처럼, 감독이 된 것처럼. 재능이 있고 곧 스타가 될거처럼 속단해서는 안된다.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이 분야는 무수히 많은 지원자와 무수히 많은 경쟁자가 넘치는 분야이다.

사회의 평가는 냉정하며 여러분만큼 자녀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재능을 속단해 거품이 잔뜩 낀 경우라면 입시에서, 더 나아가 해당분야의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큰 상처를 받게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연극영화분야야말로 초반 끗발이 개끗발이라고 확신한다.

초반에 너무 띄워놓으면 조그만 실패에도 무너진다.

이 분야는 뒷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끼가 있다. 예쁘다. 재능이 있다. 이런 요소에 대해

함부로 우리 아이가 재능이 없다라고 단정짓지도 말고

특히 재능이 있다라고 절대로 단정짓지 마라.

 

재능이 없다라고 판단하기에,

연기분야는 뒷심이 중요하고

영화나 연극쪽은

그야말로 천재가 없고

인생의 경험만큼 성장하게 되는 분야라

학생이 얼마나 거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어린시절에 절대로 평가할 수 없다.

함부로 평가하면

그 평가에 지배당하게 된다.

 

재능이 있다라고 판단하기에,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는

너무 쉽게 꺽어지고, 상처받고, 좌절하게 된다.

그 좌절의 경험은 이 분야를 단순히 포기하는 정도가 아니라

인생전반에 거대한 먹구름을 씌우게 된다.

거품이 가득차 하늘로 올라간 풍선이

작은 바늘하나의 압박에도 터져버리게 되는걸 생각해보라.

 

3. 결과지향적으로 생각하면 상처를 주게 됩니다

 

이 분야는 결과지향적이어서는 안된다.

예를들어 공대는 결과지향적이어도 된다. 객관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A의 코스를 끝내면 B의 코스가 있고 그 뒤엔 어떤 코스가 있는지가 어느정도 그려진다.

따라서 보다 현실적이고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한걸음씩 전진해나가는게 도움이 된다.

대학원 어떤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가야지, 그 연구실에 들어가서는 어떤 프로젝트에 참가해야지, 그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어떤 분야 논문을 써야지. 그 논문을 바탕으로 어떤 분야에 취업을 하거나 연구직을 가져야지

이런식으로 어느정도 연결이 되기에

결과지향적으로 생각하는게 오히려 장려된다.

 

그러나 연극영화분야는 이러한 연결에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다.

대표적으로 배우가 되려면 극단을 들어가야 하나?

연기자가 되려면 대학을 들어가야 하나?

감독이 되려면 스텝으로 참여해야 하나?

대답은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이다.

 

본인이 이러한 변수속에서 조금씩 길을 찾아야 하는데

처음부터 잘 짜여진 코스대로 움직이려하면 상처받기가 쉽다.

 

게다가 연극영화분야는 막대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입시만봐도

한예종 연기과의 경우 40명을 선발하는데 6000명이 넘으며

한예종 영화과도 40명을 선발하는데 1200명이 넘었고

세종대 영화과도 10명 뽑는데 1000명이 넘는다.

1000명 중에 10명을 뽑는다는건

990명이 떨어지고 10명이 붙는다는 말이된다.

이 경쟁률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990이라는 숫자를 안보고 10을 보는 경향이 있다.

이 분야는 거절의 분야이다. 거절을 먹고사는 분야이다.

끊임없는 좌절과 거절을 딛고 일어서야 하는 분야인데

부모가 가시적인 성과에 휘둘린다면 990과 10의 숫자가 보여주듯 너무 쉽게 상처받게된다.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법을 배워나갈 수 있게

우선적으로 부모가 먼저 결과가 아닌 과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상처입은 자녀가 부모님의 실망으로 이중 고통을 당하게 되어

그 상처의 골은 훨씬 더 깊어지게 된다.

학생들을 보면 원하는 결과가 안이뤄져서 받는 상처는 대부분 결연하게 딛고 일어선다. 요즘 10대의 특징은 불공정에는 분노하지만, 노력에 따른 정당한 차별에는 매우 관대한 특성이 있다. 한마디로 자기 실력이 부족해서 결과를 얻지못하는걸 당연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세대라는 말이다.

그러나 부모의 실망에서 오는 상처는 훨씬 더 깊고 오래도록 상처를 남긴다. 어쩌면 회복불능일 수도 있다.

섣부른 기대에서 오는 실망감은 한 사람의 장래를 짖밟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다. 그러므로 이 분야는 수많은 과절이 곧 경험이 되는 분야임을 인지하고, 과정속에서 의미를 찾고 재미를 찾고 동기를 찾아갈 수 있도록 부모는 자녀의 가장 가까운 위로자가 되어줘야 한다. 동행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해줄 필요도 없다. 그냥 묵묵히 들어주고, 자녀의 꿈과 동행하여 주라. 함께해주는 것만큼 소중한 가치는 없다.

 

4. 진로와 학업을 분리해서 생각해보세요

 

진로와 학업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교대, 약대, 의대, 간호대 등과같은 몇몇분야는 전공이 곧 직업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건축학, 신문방송학, 인문사회분야를 생각해보라. 특히 철학이나 어문계열등이 대표적이며, 심지어 사범대학도 교사임용이 쉽지않아서 학업과 진로의 연결성이 매우 느슨해졌다. 

대학은 유니버시티. 즉 다양한 관점에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확장시켜나가며 학문의 탐구를 이루는 곳이다.나는 개인적으로 책중에 실용서를 잘 읽지않는다. 컴퓨터교본이라든지 부동산어떻게하면 돈번다 이런 책들 말이다. 실용서가 나쁘다는게 아니라, 나는 책 읽는게 즐거운 오락이고 그저 지적인 재미를 위해서 읽는다. 그래서 돈안되는 책. 보다 근본적인 책. 이런 책을 훨씬 더 선호한다. 예를들어 최근에는 무신론의 대표자인 리처드 도킨스의 책들을 섭렵했다. 이기적유전자와 지상최대의 쇼를 너무 재미밌게 읽었다. 한편 카톨릭수사인 헨리 나우웬의 책도 함께 읽었다. 이렇게 독서를 통해 종교와 문화, 시대와 분야를 넘나들며 즐거운 여행을 다니고 있다.대학은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게 맞다. 그냥 대학다니는게 행복해서 다니는게 좋다고 본다.

그렇다면 취직은?

대학이 돈 벌어주는 시스템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렇다.  80년대에는 명문대의 간판이 구직을 통해 어느정도의 안정을 보장해주는 호황기였다면, 지금은 그런 좋은 교육을 받은 똑똑한 인재들이 넘쳐나는 시대이며, 극심한 불황기에는 개인의 대학졸업장하나로 좋은 일자리와 정년을 보장해주는 여유넘치는 직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좋은 대학을 나온 인재들을 안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구조는 경제와 산업이 호황기. 그리고 성장기에 가능한 일이고 현재와 같은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취직의 개념이 점점 약해지고 적자생존의 생존경쟁으로 모두가 내몰리고 있다.

평생직장은 드문 시대이며, 특히 취직만으로 부를 쌓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토마 피케티가 21세기자본에서 말했듯이 현대자본주의사회는 거의 예전 귀족근대사회 수준으로 자본의 비대칭이 심해져있다. 즉 자본이 더욱 자본을 독식하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선 기존의 취직중심의 사고방식으론 대담한 성공이 불가능하다. 최소한의 안정도 점점 희박해져가고 있다. 교사의 경우 앞으로 더더욱 학생들이 줄어, 거의 안정적인 직업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자신의 분야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도전하는지가 중요하다. 

자신의 개성이나 유니크한 아이디어, 그리고 과감한 개척정신 등이 성공의 바탕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거다.

지금은 그 변화가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최소한 지금 십대인 학생들이 한창사회생활을 할 10년 20년 뒤엔

정말로 그러한 개념은 완전히 바뀌어 있을게 확실하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현재의 엘리트집단, 좋은 대학, 좋은 학과의 영향력이 줄어든다고 단정짓는 건 아니다.

의사는 여전히 유망할 것이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대학학과의 양극화. 대학간 차이의 양극화가 심화될거로 예상한다.

즉. 정말 돈이 되는 과는 점점 더 소수가 되고,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몇몇 소수의 학과가 아닌이상

대부분의 학과는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개성과 아이템. 그리고 통찰은 기본이어야 한다.

이는 연극영화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학과가 다 이러한 무한경쟁에 내몰리게 되었다는 말이다.

 

 

어찌보면 대학생활은 인생의 꽃이다.

가장 아름다운 시기.

앞으로 평생 적자생존의 싸움을 해야할텐데

젊은 시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공부하고

하고싶은 꿈을 위해 도전하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더우기 그러한 무의미한 가치를 통해 통섭적으로 배우게 되는

통찰력과 기회, 그리고 경험들이

대담한 성공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기에

대학시절은

자신의 이상과 꿈. 그리고 진정 하고싶은 일에 몰입해보는 경험이너무나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그 소중한 가치를너무쉽게 현실논리로 타협하는건낭비적이다.

 

5. 기본에 충실하도록 지도해주세요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연극영화과도 기본기가 중요하다.

특히 입시는 더욱 기본기가 중요하다.

연기의 경우라면

좋은 신체를 가질 수 있도록 균형잡힌 식사와 운동이 필수이며

움직임이나 보컬등의 특기는 기본기부터 탄탄하게 준비해야 한다.

영화과의 경우도 기본적인 내신성적이나 학교활동, 그리고 실기준비 등 탄탄한 기본기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학생다움이 필요하다.

학교생활에 충실하는 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일.

학교활동을 전공과 적성에 맞춰 다양하게 경험하는 일.

이런 일들이 학생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기본기이며

연극영화과 분야를 전공한다고해서

이런 기본기에서 이탈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학생들은 아직 어리다.

학생들이 함부로 운전대를 잡게해선 안된다.

학부모님들의 개입이 연극영화과에 필요하지않다고 누가 말했는가!

연극영화과입시도 열심히 관리하고 신경쓰고 좋은 정보와 노력을 기울인 학부모들의 아이가 대부분 성공한다.

학생들의 말을 순수하게 믿어주는건 믿음이 아니라 방종이다.

연기입시를 예로들어보면, 공부를 안하고도 한양대나 성균관대같은 좋은 학교를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고

전국에 실제로 그렇게해서 합격한 친구가 있기는 있으니까

학생들이 너무 '합법적'으로 연극영화입시를 핑계삼아 그야말로 제멋대로 '놀고' 있다.

다른 전공 학생들은 치열하게 수능준비와 내신준비. 학종준비를 최선을 다해 하고있는데

연극영화입시가 이러한 노력에서 이탈할 명문이 되어 아무런 대책도 없이 

연기학원 하나만을 등록한채 방종하고 있는건 아닌지 끊임없이 살펴야 한다.

학원하나를 등록한다고 만사가 다 해결되는게 아니다.

학생이 잘 하고 있는지, 어떤 준비를 하고있는지 끊임없이 체크해야 하고

최선을 다해 기본에 충실하도록 학생을 지도해야 한다.

 

실제로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예전엔 한예종 연기과가 내신이 낮으면 합격하기가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만큼 내신이나 기본적인 학교생활은

입시에도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기본기에 충실하도록 학생을 지도하고,

학생들에게 함부로 운전대를 잡게 하지말라.

학업과 학교생활을 불성실하게 하면서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입시에서는 없다는걸

확실히 가르치고 지도해야 한다.

 

 

(6~10은 아래 내용으로 다음 포스팅에 올리겠습니다! )

 

6. 과정을 기록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주세요

7. 예술가의 자존심이 아니라 자존감을 갖추게 이끌어주세요

8. 쉽게 다가오는 유혹을 거절하게 가르쳐주세요

9. 이 분야의 일에 대한 고귀함을 갖게 하세요

10. 행복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격려해주세요

 

 

Posted by in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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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5.29 1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intheatre 2021.06.10 17: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유튜브
    https://youtu.be/KSUY5G-mvLs
    에 2편이 미리 올라가있습니다.
    혹시 관심있으시면 보셔도좋을거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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