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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자소서 준비는 '추억쌓기'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9. 2. 22. 18:52
다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생각해두고 메모해뒀던 생각들을 하나씩 새롭게 글로 옮기고 있다.
지난 메모를보니,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보배다 X
자소서 면접은 꿸 필요도 없다. 잘 진열, 보여주기만 해도 된다
라는 메모를 보았다.
이 메모를 기록했을때의 절실함이 있었을거다.
기록한 날짜를보니, 한창 한예종 2차 면접을 진행하고 있었을 시기와 일치한다.
생각해보니, 면접이든 자소서든
우리가 흔히 놓치고 가는게
'교수님의 판단' 에 대한 신뢰이다.
소개팅이나 연애를 해봐도 알겠지만
너무 많은 정보를 알려주고 너무 잘하려하고 너무 급하게 진행하려고 하는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안좋은 방향으로 진행되지않나?
입시에서 면접, 자소서도 마찬가지다.
그게 얼마나 절실했으면 2차대비 면접을 진행하다 저런 메모를 했을까?
학생들이 너무 자신을 드러내려하고, 너무 많은 정보를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강요'하는게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걸 많이 봐왔다.
너무 꿰맞추려고 억지로 무언가를 뒤집어 쓰려고 하지않아도 된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객관적인 면을 잘 정리해서 그걸 교수님께 보여주기만 해도 된다.
느낌을 말하는 거다.
교수님이 학생을 찾아볼 재미. 교수님이 학생의 장점을 찾고 매력을 찾아볼 여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조금 더 실전에 적용될만하게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예를들어 면접때 갑자기 화장을 바꾸는건 좋지않다.
평소에 안하다가 화장을 하니까 어색한거다.
머리를 단정하게 하는건 반드시 도움이 되지만, 화장을 안하다가 면접때 맞춰서 어색하게 하는건 좋지않다.
자연스럽고 학생다운게 더 좋은거고,
연기과 역시 너무 지나치게 꾸민 티가 나는건 오히려 조금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자기소개서 역시 그냥 시키는대로 담백하게 쓰면되는데
거기에 꼭 자신이 상받은 리스트 등 시키지않은 불필요한 정보를 반드시 구겨넣으려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좋지못하다.
낭중지추란 말이 있듯이, 학생의 장점은 반드시 드러나게되어 있다.
한마디만 들어봐도 대부분 파악되지않나? 친구끼리 대화할때도 말이다.
우리는 너무 '말'에만 집중하는데
실제 연구결과에 의하면 첫인상을 결정짓는데 언어의 역할은 7%에 그친다는 연구결과를 본적이 있다.
나머지는 전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며
학생의 시선 얼굴표정 들어올때와 나갈때의 모습, 수많은 삶의 흔적들이 총체적으로 보여지는 그것.
그것이 진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그 93%는 아직 불안정한데, 7%에 해당되는 말만 그럴듯하게 늘어놓는 것.
거기서부터 면접이 꼬이기 시작하는거고
입시를 해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담백하게 자신을 담담하게 조리있게 잘 드러낸
보통으로 면접 본 학생들이
합격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은
바로 이 이유때문이다.
굳이 말을하고 꾸미고 잘 엮어서 보여주려하지 않아도
면접하는 교수들은 여러분의 나열된 정보만으로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어떤 결론을 낼 것이다.
교수에게 그 정도의 자유는 줘야된다.
면접은 나를 드러내는 장소가 아니라, 나를 검증받는 장소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해보자면
면접이나 자소서에서 지나치게 자신을 포장하려 해선 안된다는 의미는
외모적인 부분이나, 말하는 내용을 너무 지나치게 꾸며서는 안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건 사실 그렇게 중요한건 아니다. 좀전에 화장을 예로 들었지만, 사실 뭐 화장 정도는 조금 꾸며진것처럼 보인다고해서 그게 그렇게 결정적인 건 아니다. 오히려 귀여워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포장해서 안된다 했을때 중요한 점은
내용이나 철학에 대한 포장을 말하는거다.
영화 별로 안봤는데, 영화에 중독된 사람인것처럼 얄팍하게 포장하고
동양철학에 대해 잘 모르고 별 관심도 없으면서 동양철학에 빠삭한 식견이 있는것처럼 말한다거나
좀 더 정확하게 적용하자면
한예종 영화과 특별전형은 영어성적만 되면 일단 면접까지 갈 수 있는데
학생은 영어성적이 되서 그냥 한번 수시6개외에 또 하나더 원서 쓸 수 있으니까 써본 경우
영화에 대해 별 생각없고
이런 학생을 지도할때 느끼게 되는 막막함이 가장 비슷한 사례이다.
영화 안좋아하면 영화 좋아한다고 말하면 안된다.
다 티가 난다.
안좋아하는걸, 입시합격을 위해 얄팍하게 좋아한다고 급조해서 말하면 안된다는거다.
면접때 어떤 감독준비해야돼요?
한예종이 좋아하는 영화 가르쳐주세요.
자소서에 써야될 책이 뭐예요?
이런 식의 질문들이 매우 잘못된 거란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학생이 좋아하지않는 영화를 어떤 학생이 합격한 적이 있다고해서 '가르쳐줘서' 학습하는 경우
학생이 별로 관심없는 어떤 책을, 합격에 필요하다고 '교육'받고 필독서처럼 읽게되는 경우
학생이 별로 활발히 활동하지않은 경우인데, 학종에 필요하다고 경력을 구겨넣는 경우
이런 경우들이
다른 학과입시와는 다르게
한예종이나 연극영화입시에서는
아주 좋지못한 영향으로 이어진다는걸 말하고 있는거디.
교대나 약대라면
적성이나 취미가 안맞더라도
억지로 학교를 다닐만하다.
그러나 영화나 연극영화분야는 다르다.
나는 상담때마다 영화나, 연극영화부분은 취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건 사실 취향을 타는 분야이다.
취미생활같은 것이다.
좋아서보고, 좋아하다보니 찍고, 좋아하니까 가지고 놀고...
그러니까 입시가 아니라
놀이인 것이다.
노는데 노는걸 교육받고 리스트를 정하고 합격비법이 되는 노는방식이 있고?
뭔가 앞뒤가 안맞지 않나?
이 글을 보는 학생이 아직 중학생이거나 고등학생이라면 꼭 기억하라.
급조할 수 없으니
지금부터 본인이 원하는 예술분야와 많은 추억을 쌓아라
나는 면접,자소서 준비는
'추억쌓기'라고 확신한다.
영화와의 추억
본인이 지원하려는 분야와의 추억...
연기와의 추억
연기와 함께한 작고 소소한 기억들.
때론 연기때문에 웃고 울었던 시간들...
그 모든 '실체적인 동행'의 진실된 시간들이 필요하다.
비록 삽질이라도 그 동행의 시간들이 진실되다면, 그건 반드시 면접 자소서에서 빛을 발하는 팩트가 된다.
추억이 예쁜기억들만 있는게 아니며
심지어 짝사랑의 기록이라도 좋다.
추억을 쌓으려고 노력해보자
추억을 쌓는 방식 따위는 있을리가 없다.
추억은 쌓으려고 쌓는게 아니다.
대상을 진심으로 사랑하면
자연스럽게 쌓이는게 추억이다.
교수들은 면접과 자소서에서
바로 그러한 추억쌓기의 기록을 보고 싶어한다고
확실히 장담할 수 있다.
급조한 관심은 반드시 들통난다.
비록 짝사랑이고, 좌절과 삽질의 기록뿐이라 할지라도
그 축적된 기억이 탄탄하다면
그건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가능하다.
그렇게 영화와의 접점이 없었다 할지라도 그렇게 영화와 친해지려 노력했다면.
그 학생에게 한예종 영화과라는 강력한 접점만 있으면
그 학생은 대단한 사랑의 결실을 맺을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면접,자소서 준비는 '추억쌓기'이다.
실제적 동행의 기록이며, 그 증명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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