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시분야 권위있는 상,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이소호시인의 인터뷰를 우연히 읽어볼 기회가 있었다.

시인의 시도 너무 취향저격이었지만, 시인의 말이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점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스토리텔링과 연관지어 말해보려한다. 


이소호 시인은, '시인으로서 바라는 것 '  질문에 대해


늘 사적인 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보편성을 가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일상에서 겪은 불의를 가장 먼저 발설하는 ‘시작점’이 되는 시인이 되고 싶기도 해요. 저의 고백이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정말 스토리를 가르치고, 또 많은 합격과정을 지켜보면서,

입시를 떠나 한 사람의 창작자로서의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시인의 말이 참으로 공감이 된다.


우리는 늘 사적인 이야기를 써야 한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사적인 이야기가 반드시 미니플롯을 쓰라는 이야기가 아닌 것에 주목해야 한다.

장르가 SF더라도, 판타지더라도, 또는 관념적인 작품이더라도

그것은 장르의 변환일뿐이다.


장르의 표현이 SF이고, 판타지이고, 관념적인 표현으로 드러나는 것일뿐.


결국은 작가가 하고자하는 사적인 이야기에서 창작이 시작된다는 것을 주목하자.


우리는 보편적인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형적인 이야기로 잘못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형적이고 클리셰적인 이야기는 

어쩌면

가장 보편적이지 않은 이야기이다.


한국영화를 비판하고자 하는게 아니라, 배우 마동석씨 역시 비판하고자 하는게 아니라

최근 마동석씨가 나온 몇몇 한국영화를 전부 보았는데

특히 동네사람들이란 영화에서 나타난 그런 전형적이고, 예측가능한 한마디로 진부하고 너무 익숙한 전개와 설정들.


그런 진부한 설정이야말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가장 보편적이지 않은 이야기인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지극히 개인적이기만 한다면, 

어떠한 비약도 어떠한 과감한 설정도

우리는 그 속에서 공감의 기준을 찾을 수 있다.


문라이트에서 해변가 자위장면을 생각해보라.


그 장면은 너무나 생경한 장면이지만,

그 정서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그래서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라이트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그 장면을 꼽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내가 사랑하는 뮤지컬 <헤드윅>에서 주인공이 자동차 본네트를 열어 그 따뜻한 자동차부속품 안에 머리를 집어넣고 안식하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그 역시 어찌보면 참 비약적인 장면이지만

그 장면은 보편적인 정서를 준다.


개인적인 장면이 주는 보편성은

장면 자체가 일상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기때문에 보편적이란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적 장면이 주는 보편성은

그 개인적 장면이 주는 정서

그 주인공의 상황속에서 느끼는 마음속 이야기들이

공감이 가기에

느껴지는 보편성이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무리

비약적이라도

그것이 개인적이기만 하다면

개인적이고 실체적이고 생생하기만 하다면

그 공간에 주인공과 우리가 함께 앉아있을수만 있다면


그것은 절대 비약으로 읽어지지 않는다.



창작을 할 때 이 점을 유의한다면

반드시 좋은 글을 쓸 수가 있다.


보편적인 글.

말하자면, 

공감을 불러오는 글을 쓰고 싶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글을 쓰라.


지극히 개인적이고

지극히 경험적이고

지극히 실체적인 이야기.


바로 그 이야기라면


그것이 아무리 생경한 장면,

생소한 공간

비약적 이야기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 속에서 보편성의 기준을 찾을 수 가 있다.



그래서 이야기를 쓰려는 사람에게는

인생의 어떠한 쓸데없는 경험. 심지어는 그것이 떠올리기조차 힘든 고통스런 기억이라 할지라도 (헤드윅의 경험처럼)

모든 인생의 실체적인 증거들은

그만의

목적/효용성을 갖는다.


그게 살면서 경험하는 고통이 

그나마 이야기를 쓰는 사람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 생각한다.




Posted by in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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