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로 정리하고 시작하자.

 

 

'슈퍼스타가 되는데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슈퍼스타가 되지않는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요즘 절실히 느끼는 주제이다.

 

 

 

나도 한때는

 

내가 뭐든 다 할줄 알았고

 

뭐든 이룰줄 알았고

 

뭐든 성취할 줄 알았다.

 

 

그러나

 

산다는 건

 

이루는 것보다

 

이루지 못하는것에

 

더 익숙해져가는 것임을

 

아직 젊은 나도

 

왜 이렇게 절실히 매일매일 다가오는 걸까?

 

 

 

 

슈퍼스타가 되지않을 용기.

 

 

긍정성의 과잉.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는 긍정의 신념은

 

필연적으로 붕괴할 수 밖에 없다.

 

 

우리 삶은 긍정성의 과잉이다.

 

자기계발서들도

 

수많은 책들도

 

도전과 혁신에 대해 말하고

 

무엇이든 패기있게 도전하면 된다고 한다.

 

개척자정신

 

어메리칸드림

 

헐리우드 서사

 

모든게 일맥상통하는

 

'하면된다'의 사고이다.

 

 

 

 

연극영화학원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건

 

학생들 역시, 긍정성의 과잉에 젖어있다는거다.

 

화려한 무대, 화려한 성공을 꿈꾸지만

 

차가운 현실, 경쟁의 시대에 내몰리고 살짝 경쟁에 발만 담궈도

 

심한 충격을 받는다.

 

 

경쟁에 살짝. 아주 살짝 발을 담궜을 뿐인데

 

정말 충격받고 상처받는 학생들을 보면서

 

(연기과 입시같은 스타일... 수천명 중 한명에 불과한 자신을 직면할때. 학생들이 받는 충격을 알고 있는가? )

 

이 자본주의 사회는

 

훨씬 더 냉혹하고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며 -

 

어쩌면 그 경쟁의 고통은

 

삶이 끝날때까지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고통스럽게 깨달아가는 걸 본다.

 

 

 

삶이 고통이라면 과장이겠지만.

 

삶은 견디고 버텨가는거라고 말한다면

 

그건 과장이 아니겠다.

 

 

살아보니 점점 느끼는게

 

버티는게 힘이고

 

견디는게 실력이고

 

그렇게 지켜가며

 

버텨가며 사는게

 

삶의 본질임을 깨달아간다.

 

 

 

그런데 말이다.

 

 

자조적인 것과 다르다.

 

씁쓸한 것과는 다르다.

 

 

이건 말하자면

 

몸으로 느끼는 거다.

 

뭔가 제대로 된게 걸렸을때 느낌이란게 있지 않나?

 

 

어렸을때 아버지를 따라 낚시를 간적 있는데

 

손맛이라는걸 그때 알았다.

 

손끝에 걸리는 느낌.

 

그 묵직한 느낌.

 

그런 느낌을 생각해보라.

 

 

삶을 직면하고

 

삶을 안아주고

 

삶의 깊은 본질과 조우하는건

 

체감으로 밖에 설명하지 못하겠다.

 

 

손맛과 비슷하다.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평범한 삶이 왜 재미가 없는가?

 

스타가 되지못한 연기자가 왜 재미가 없는가?

 

중소기업 만년과장인 아버지의 삶이

 

왜 재미가 없는가?

 

 

손끝에 걸리는 묵직한 맛처럼

 

중독되는 삶의 기쁨은

 

스타가 됨에 있지 않다.

 

가장 묵직한 기쁨은

 

평범한 삶을, 비범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속에

 

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영화를 가르쳐보면 -

 

가장깊은 공감을 주는 영화들은

 

스타들의 이야기

 

거대한 재난이나, 우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가장 평범하고

 

가장 일상적인

 

삶 속에서

 

무언가

 

비범한 순간들을

 

끄집어내는 영화들이다.

 

 

보이후드에서

 

대학합격했다고 기뻐하며 짐을 싸는 아들 옆에서 조용히 책을 읽던 어머니가

 

갑자기 오열하며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그렇게 기뻐할 수가 있니?'라고 하는 대사를 사랑한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와의 거리를 지켜주며,

 

'아빠는 너를 사랑해. 다시는 네곁을 떠나지 않을게...'

 

비로소 아버지가 된

 

아빠의 모습

 

나는 그 장면을 사랑한다.

 

무엇과도 바꾸고싶지않은 감동...

 

 

 

스틸라이프에서

 

수십년의 긴세월을 지나

 

겨우 집나간 아내를 찾은 남자가

 

아내에게 말한다.

 

'왜 떠났어?'

 

그러자 아내가 말한다.

 

'왜 이제서야 찾아냈나요?'

 

 

나는 이 대사 역시

 

미치도록 사랑한다.

 

 

 

다시한번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적어도 영화의 예로 볼때 -

 

가장 깊은 감동은

 

스펙타클이나 위대한 효과에 있지 않고

 

일상속에 깃든

 

특별함에 대해

 

용기있게

 

전할 수 있는

 

영화들이다.

 

 

 

대학신입생때 만났던 친구들이

 

미국 LA에 이민가서 같이 찍은 사진을 보았다.

 

이젠 아이들 아빠가 된

 

그들이 미국까지가서

 

찾은건

 

대단한 성공이 아니었다.

 

 

아들과 아빠가 LA다저스 야구장을 가서 찍은 사진.

 

아이들과 함께 집앞마당에서 그릴에 고기를 구워먹는 사진.

 

함께 낚시를 가서 행복하게 웃고있는 사진

 

노부부가 석양아래 손을 잡고 해변을 걷는 뒷모습.

 

 

그런 모습들이었고

 

그런게 사람이 사는 행복이고

 

그건 영원토록 변함이 없다.

 

 

 

 

스타가 된다는 것.

 

화려한 성취를 이룬다는 것.

 

그것을 삶의 목표로 삼으면

 

필수적으로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인생은

 

생각처럼 공평하지가 않으므로 -

 

마치 투자사에서 밀어주는 영화가 있어, 스크린을 독점하는 천만영화들처럼

 

확실한 지원을 받는 영화가 있는반면.

 

상영시간을 잡지못해

 

조조시간과 가장 마지막 시간에 한두번씩 널뛰기 상영을 해야하는 영화도 있다.

 

 

 

삶은 불공평한 것이다.

 

그래서

 

성공만을 쫓다보면

 

내가 그렇게 피땀흘려 성취한 성공이

 

너무 쉽게 타인이

 

너무 쉬운 조건속에서

 

너무 쉽게 얻어버릴수도 있다는 걸, 그런 조건의 불일치를 -

 

받아들이기가

 

힘들것이다.

 

 

 

 

 

슈퍼스타가 되지않을 용기.

 

2015년에 내가 곱씹은 화두들 중. 이 문장보다 나를 사로잡은 문장을 찾지를 못하겠다.

 

이 문장이 나를 일으켜세운다.

 

 

이 문장은. 2016년을 준비하는 내

 

삶의 방향을 바꾼 문장이기도 하다.

 

아둥바둥 기를 써가며, 남들이 알아주든 알아주지않든

 

실적을 내려 애를 썼다.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를 썼다.

 

욕은 먹을지언정. 실력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는 안들으려고 보이지않는 곳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는 말에 조금도 부끄럽지않도록

 

모든걸 쏟아부었다.

 

 

그런데

 

그러면서 잃어간게 너무 많았다.

 

 

아니.

 

나는 거부하겠다.

 

이제부터.

 

 

나는 슈퍼스타가 되지않아도 좋다.

 

이 글이 혹시 저주가 되어

 

정말 이 글 때문에 내가

 

외견상 매우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하더라도

 

나는 괜찮다.

 

나는 그 상황 속에서도

 

행복함을 선택할 거다.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니까.

 

 

그리고 가장 깊은 기쁨과 가장 깊은 성취는

 

 

일상 속에서

 

평범함 속에서

 

비범한 순간들

 

마법같은 순간들

 

우리영혼을 사로잡는 감동의 순간들을

 

찾아낼 수 있는

 

시각에

 

있으니까.

 

 

손 맛처럼 건져올려지는

 

삶의 깊은 맛.

 

나는 그 맛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

 

 

 

연기반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몇주전

 

공연 한편을 했다.

 

 

그 공연이 끝나고 뒤풀이를 할때.

 

행복해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예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그들.

 

작은 무대지만 그 무대에 온전히 혼신의 힘을 쏟은 그들.

 

 

나는 평론가협회에서 간사로도 일해서

 

일년에 백편이 넘는 공연을 본적도 있다 (전공이 연극비평. 전문사에서)

 

그러나

 

그 어떤 공연의 배우들보다

 

깊은 손맛이 느껴지는

 

살아있는 배우들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버텨가며 안고있는

 

예술과 무대와 연극이

 

너무나 아름다워

 

숭고해보일 정도였다.

 

 

그러면되지 않을까?

 

충분한거 아닐까?

 

좀 안 유명한 배우가, 좀 허술한 연극이, 좀 부족한 시설이

 

오히려 더 깊고

 

더 깨끗한 소리를 낼수 있다는 것.

 

그게 삶이

 

마냥 불공평하지만은 않다는

 

증거일거다.

 

 

그렇게 무대에서 뒹굴고

 

관객들과 소통하고

 

연기와 예술과 만날 수 있다면

 

나는 이제 만족한다. 진심으로.

 

 

그래서 더 많은 공연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울고

 

웃고

 

나누고

싶다.

 

 

함께 연습하고 싶고

 

함께 커피마시고 싶고

 

함께 걷고싶고

 

함께 희곡읽고 싶고

 

함께 곱창먹고 싶고

 

함께 한강가서 소리지르고 싶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고......

 

 

 

학원을 운영하며 2016년은

 

실적보다는 나눔을

 

경쟁보다는 본질을

 

평범한 일상속에 깃든

 

보석과도 같은 기쁨들을

 

온전히

 

소유하고 싶다.

 

 

그 욕심 한번 내보고싶다.

 

놓치지않으리라.

 

용기내어 붙잡아본다.

 

 

나의 평범한 삶을.

 

브라보 나의 평범한 삶이여 !

 

 

 

 

 

 

 

 

 

 

 

 

 

Posted by in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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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감독 2015.12.06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슈퍼스타는 타인이 주는거지 자신이 결정하는 건 아닌거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미 이글을 읽은 저한테, 이 블로그로 도움을 얻는 사람들에게 슈퍼스타이십니다.

  2. 박형선 2015.12.17 1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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