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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써도 소용없다극작/연출/서사창작 2012. 7. 28. 12:36
내가 한예종 전문사 시절
서사창작과 청강을 많이 했다.
그때 같이 들었던 서창과 전문사 5명 학생들의 특성을 보면
1명은 서울대 출신 아주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맨이었고
3명은 연대와 고대를 나왔는데 셋 다 등단한 친구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명은 SKY도 아니고 등단도 아니었지만...
유명한 가수였다. 여러분도 이름들으면 알만한.
자. 이 정도 맴버들이 수업을 들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교수와 난상토론을 할까?
지적 수준높은 토론과 토론이 이어지고
한국 서사창작의 신기원을 세우는
위대한 시도들이 벌어질까?
사실을 말해줄께.
1학기내내 필사를 했다.
저렇게 화려한 맴버들이 모여서
한 일이라곤
필사를 한거다.
시창작수업에선
기성시인들의 시를 매주 하나씩 선정하고
그 시인의 시를 모방해서
그 시인의 시를 표절해서
그 시인의 시보다 더 좋은 시를 써와보는 것.
이것이 과제였다.
처음엔 과감한 시도가 돋보이는 현대시인들로 시작하다
마지막 4주는
기형도전집- 이상전집- 백석전집을 거쳐
시인들의 시인인
끝판왕 김수영전집으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16주동안 16명의 시인의 시를 모방하고 표절한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과제는 항상 2개가 나왔다.
하나는 모방, 하나는 자유창작.
자. 결론이 무엇인가?
한예종 서창과 전문사의 5명 동기들이 어떤 경력자들인지 봤지?
그러나 저들도 배울때는
남의 작품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모방한다.
실력있는 학생.
또 실력이 빨리 느는 학생의 특징이 무엇인줄 아는가?
절대 자신의 것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드래곤볼의 셀처럼
남의 것들을 수용하고 분석하고 응용하고
내것으로 만드는데 주저하지를 않는다.
표절은 창작의 어머니이다.
그리고 특히 너는 반드시 표절을 해야한다.
위대한 작가들의 모든 좋은 점들을
흡입해야 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필사를 하되
그냥 반복해서 배껴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좋은 작품을 두고
그 좋은 점들을 표절해서
더 좋은 작품을 쓰려고 노력하는 방식의 필사가 필요하다.
그게 정답이다.
지금까지 한예종 서울예대 연출과 극작과 서창과 영화과 입시에서 무수히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검증한 방식이다.
표절을 해라.
습작시기엔 모든 세상의 장점들을 다 모아
네 창작의 자양분을 삼으라.
골프를 치는데
자세 잡는데만 최소 몇달 길면 1년넘게 걸린다.
모든 스포츠도
모든 예술도 그렇다.
기본기가 중요하다.
네가 글을 쓴다고 하면서
잘못된 습관,
잘못된 생각
잘못된 틀
잘못된 표현
잘못된 형식
특히
문제이해가 잘못된 경우를 고치지않고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백번 써도 실력이 안 는다.
이제와서 고백하지만
사실 우리 학원은 사기다.
사실 수업은 사기다.
수업을 통해서 느는게 아니다.
미안하다. ^^
수업을 통해 느는게 아니라
너희들이
숙제를 위해
수업을 위해
준비하며
고민하고
글을 쓰고
글을 완성하는
그것이
진짜 공부다.
1번 직접 완성해보는게 안해본것과 완전 틀리고
두번이 틀리고 세번이 틀리다.
글을 열번 완성해본 사람이 틀리고
20번 완성해본 사람이 틀리다.
다양한 전공별 기출문제를
20번씩 완성해보고 20번을 평가받고 20번을 수정해서
늘지 않는 경우는 없다.
네가 써서 느는거다.
그래서 우리 학원은
100% 첨삭수업으로 진행된다.
첨삭이 기본이 되고 강의가 곁들여진다.
그렇게 강의를 할때
오히려 강의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진다.
아무튼
잘못된 방식으로 계속 쓰기만 하는건 무효다.
아무런 소용이 없다.
특히 연기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기본기가 중요하다.
필사를 하되,
응용해서 필사를 하라.
자꾸 좋은 점들을 모방하고 표절하려고 노력해라.
컨버전스 즉, 융합은 현대예술의 최신 트랜드이다.
새로운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유에서 유를 재조합하는 것이
현대적 창조이다.
매트릭스를 생각해보면 쉽다.
다른 이들에게서 배우려고 하지 않는 자는
결국 자신의 것을 창조할 수 없다.
글 잘 쓰는 친구들을 보면
눈이 벌개서 조금 이라도 더 좋은 글을
참고하려고 찾아다닌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다.
제대로 된 방식으로 몰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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