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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한예종 들어가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3. 19. 05:05
내 생각은 이렇다.
한예종 학부 출신들은
좋은 점도 많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한예종이라고 다 좋은게 아니란거다.
지난 몇년간
한예종 예술사과정 (학부)를 30명 가까이 보낸 입장에서 보면
한예종 예술사과정에
그것도 19세나 20세의 어린 나이에 간 학생의 경우
그것이 행운인지, 독이되는지는
개인에 따라 편차가 매우 크다.
음악원의 몇몇 학과를 제외하곤
한예종 예술사과정에 합격했다고해서
그 학생이 예술에 아주 특수한 재능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운이 좋고, 소통에 능하며, 매력이 넘치고, 가능성이 높은 학생이라는게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한예종에 어린나이에 합격한 학생들은
주위의 시선이나 칭찬,
그리고 수업 때 바로 매우 실력있는 교수님과 직접 소규모로 소통하고 사석에서도 친해질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되면서
자기들이 그런 실력을 갖고 있다고 착각한다.
이미 박찬욱, 봉준호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예술가로서 상업적으로 성공하면 (유명한 영화감독같이)
반드시 대학쪽에 경력을 늘이고 싶어하는게 예술가의 속성이다.
예를들어 감독으로 한 500만정도 관객을 동원한 영화를 두세편 찍었다고 했을때
자신의 경력에 추가했을때 제일 좋은 경력이 무엇이겠는가?
대학 겸임교수.
이것만큼 괜찮은 경력도 없기에
한예종 강사진의 수준은 정교수진의 수준을 압도한다. 솔직히. 정교수진은 정치색이 강하며, 언제나 대학의 전임교원은, 그저그런 사람들만 오랫동안 밥줄 붙들고 있게 된다. 물론 아주 좋은 교수님도 많다. 당연한 것이다. 한예종인데. 그러나 의외로 교수진 자체가 명성에 비해 내실이 있는건 아니라고 본다. 한예종에서 진짜 좋은건 막강한 강사진이다.
극강의 강사진이 푼돈에 불과한 보수를 받고도 한 트럭씩 한예종 수업에 몰려드는 이유는 이것때문이다.
그런 엄청난 강사들과 수업끝나고 단 몇명이서 울랄라 빈대떡 집에서 막걸리라도 한잔하면, 자신도 그만큼 엄청난 예술가가 되었다는 착각에 빠져들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예술의 현장은 살벌하다.
오로지 실력만이 통하는게 현장이다.
특히.
연극, 연기, 뮤지컬 분야는 더더욱 그렇다.
학력?
뮤지컬배우 중에 대단한 학력을 가진 사람이 도대체 누가있는가? 학력과 뮤지컬배우로서의 성공 간에 어떤 상관관계를 증명할 수 있나? 전혀 없다.
오로지 실력인 것이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한예종에 입학한 학생들의
몰락이 더욱 급격한 것이다.
그들이 학교에서 착각한 허상이
실제의 현장에서 무참히 무너지는 순간.
그들은
실력을 탓하는게 아니라
현장의 시스템을 핑계삼기 쉽다.
현장이 썩었고
예술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쓰레기들이라고
사회와 현장과 예술분야 전반을 비판하며
결국
예술가의 길을 포기하고
무언가 묘한 분위기만 가진채
예술 언저리에서
똥폼만 잡고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내 말은 지극히 개인적인 편견일 뿐이다.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지 말자.
어느 정도 맞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만 취사선택해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한예종 학부도 좋지만
한예종 전문사도 매우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굳이 합격시켜 준다면야
그것을 마다할 필요는 없지만 ^^
19세. 20세때 한예종 입학의 기회가 닫혔다고 해서 크게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예술교육을
아직 사회적 경험과 균형과, 인문학적 토양을 쌓지 않은채로
주입받는 것은
사실 축복이 아니라
독이다.
오히려
평범한 일반대학에 진학해서
미팅도 해보고
학생운동도 해보고
스펙도 쌓아보고
어학연수도 가보고
인턴도 해보고
동아리도 해보고
의대생도 만나보고, 사범대생도 만나보고, 체대생도 만나보고, 공대생도 만나보면서
그렇게
폭넓은 사회경험과 인문학적 토대와 자아정체성을 충분히 쌓은 다음에
진짜
예술의 길에 대한 확신과
실력과
포트폴리오와
경력을
충분히 갖춘 다음에
무엇을 배워야 할지,
내게 필요한 실기가 무엇인지
학교에서 채움받을 수 있는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서
한예종 전문사 (석사과정)에
진학해
고도의 전문적인 실기지식을
미친듯이 흡수해버리는것도
정말 좋다는 것이다.
아주 좋은 예로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을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한양대에서 아마 조각을 전공했나 그랬을꺼다. 나홍진이.
이미 입학전부터 영화를 때깔나게 찍었고
한예종 전문사에 진학해서 그 방점을 찍게 된 것이다.
이게 내가 봤을때 최고의 코스이다.
일반대 학부 -> 한예종 전문사 -> 자기의 뚜렷한 작품세계와 예술가로서의 성공
물론
이는
영화, 연극 등의 분야가 그렇다는 것이다.
음악, 특히 바이올린이나 피아노같은 기악쪽은
어린나이에 영재교육으로 가고
어린나이부터 한예종을 가는게 오천육백만배 더 낫다.
괜히 학벌 때문에
기존의 오랫동안 해먹은 소위 S대, Y대 등에 진학하면.
정치적인 색깔과 교수수발에, 온갖 예술계의 썩은 폐단은 다 흡수하는
그렇고 그런 또 하나의 음악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면에선
음악 쪽은 어린나이에 하루라도 빨리 한예종의 수혜를 받는게 훨씬 적합하다.
그러나
영화는 아니다.
극작과 연출은 더더욱 아니다.
차라리 연기는 괜찮다고 본다. 어린나이에 예술사부터 시작하는 것이.
그러나
영화감독이
19세, 20세 때 영화기술을 전공해서 되는 것인가?
극작가가??
오 마이 갓 !!
19세때 극작을 전공하고 23세때 졸업한 학생을 생각해보라.
게다가 이미 예술가로서의 폼이란 폼은 다 잡고 있는 학생.
이미 예술가 흉내란 흉내는 다 내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은 냉정하다.
그리고
감독이나 극작같은 분야는
인간에 대한 통찰이 절대적이기에
단순
기교나
기술따위론
범접할 수 없는
고뇌와 깊이와 경험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음악이나 체육분야엔 영재가 있지만.
작가는 영재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영재 따위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이다.
자. 결론을 내보자.
한예종이 너를 19세때 받아준다면
이 포스팅 따위는 네 컴퓨터 즐겨찾기에서 조속히 삭제해버리고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다녀라.
축하한다.
분명히 네겐 예술의 길이 활짝 열렸다.
그러나
19세, 20세때 너를 한예종이 안 받아주었다고해서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
오히려
일반대학에 진학해
보다 더 깊이있는 예술을 하리라 결심해라.
그러면서도 한순간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잃지마라.
진짜 너의 길이라면
일반대학에서 상관없는 전공을 하고 있다할지라도
그 열정은 타오르는 불꽃처럼 타오를 것이다.
그리고
대학에서 예술에 도전하라.
공모전이나, 아마추어 동아리나, 여러가지 경험과 삽질을 많이 쌓아두라.
많이 실패해보라.
그리고
네가 많은 경험과
우여곡절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다음.
그동안의 작업을 모아
한예종 학부나 전문사를 도전해봐라.
특히 전문사를 추천한다.
전문사에 가면
명문대 출신 학생이나, 의대생이나 카이스트출신 학생, 등단한 작가 등 정말 엄청난 스펙과 화려한 경력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들을 한곳에 모은 건 분명히 단 하나일 것이다.
예술에 대한 열정.
그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며
최고의 실기를 그때 배우라.
그러고나서도
너는 예술가로서 너무 젊을 것이다. 30대초나 중반이니까...
아직 많이 어리지만
이젠 실패를 통해서도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경험과 연륜이 쌓일 것이며
이젠 예술을 움켜쥐고서도 실수할 가능성이 적어지게 되고
결국
평생에 걸쳐 예술을 할 수 있는 내공이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전문사도 너무나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전문사는 실적을 원하기에
거의 뽑아만주면 바로 예술적 결과를 나타낼 수 있는 준비된 예술가를 원한다.
그러므로
일반대학을 가서도 예술에 대한 도전을 성실하게 해야 되는 것이다.
영화감독을 꿈꾼다면, 대학이 아니라도 수많은 방법이 있다. 최선을 다해서 실적을 쌓아라.
그래야 전문사에 진학할 수 있다.
아무튼 확실한 것은. 한예종 전문사의 문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다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한예종에 진학하고, 승승장구하는 것은 분명히 매력적인 일이다.
하지만
때론 그것이 독이 되기도 한다.
네가 최선을 다했지만 예술사도, 전문사도, 그 어떤 이 분야 대학도 입학하지 못했다고해도 괜찮다.
성공한 감독 들 중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가?
생각보다 비율이 낮다.
거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분명한 것은
예술이야말로
긴 호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술이야말로
실패가 실패가 아닐 수 있다면 면에선
가장 공정한 분야란 것이다.
사회에서 수없이 실패했다하더라도
그것이 네게
인간과 인생에 대한 통찰을 더해준다면
이후에
네가 예술가가 되었을 때
그 모두가 네 예술을 빛나게 해줄
보석같은 경험들일테니 말이다.
그깟 대학이 뭐가 중요한가?
네가 예술을 하겠다는 꿈만 확실하다면
대학을 진학하지 않아도 너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김기덕이 대학을 나와서 성공한건 아니듯이 말이다.
자.
다시 한번 결론을 내보자.
인생엔 순리가 있다.
네가 19세때 한예종에 덜컥 붙어버렸다면
그 기회를 충분히 누리면서 예술을 하면 된다.
일반대학을 나와서 조금 늦게 예술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잘 안되었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는 없다.
결국
긴 호흡으로 오랜시간을 도전하면 결국 길은 열리게 되어있다.
힘들게 서면 설수록, 너는 매력적인 예술가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대학이 필수는 아닌 것이다.
어떤 모습으로 예술을 하게될지는 모른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순리대로 가라는 것이다.
네게 허락된 환경안에서
최고의 것을 선택하려고 해라.
어떤 환경이든
그곳에서 최선의 것을 끄집어 낼수만 있다면
너는 반드시
정상에 서게된다. 자꾸 환경과 조건을 바꾸려고 아둥바둥 애쓰지말고 (저 학교에만 가면 성공할꺼란 착각을 버려라)
네게 주어진, 혹은 허락된 환경안에서 최고의 것을 만들어내는 법을 배우라. 그런 사람이 훨씬 더 강하고 매력있는 사람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하나의 길만이 있는게 아니다.
너만의 길을 개척해보는 것도 멋있지 않을까?
힘내자.
너의 목적은 예술적 성취지, 좋은 대학을 나오는게 아니지 않은가?
목적과 목표는 다르다.
한예종 진학은 단기적 목표는 될수 있을 지언정, 우리 인생의 목적이 될수는 없는 것이다.
목표가 좌절되었다고, 목적마저 잃어버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목적이 분명하다면, 목표는 계속 수정해도 된다.
목적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단기간의 목표는 수없이 실패하고 실패해도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그러나, 목적을 잃어버리는 것은 두려워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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