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예술의 길을 선택했다면

그건 불안함과 이루어지지않은 감성의 편린들이

유일하게 생산적일 수 있는 가능성을 선택했다는 말이다.

 

아트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미학적으로 공부를 하면

결국 예술은 효용성이란 측면에서 기술을 뜻하는 크래프트와 분리되는 용어이다.

한마디로 예술은 쓸데없다는 측면에서 기술과 구분된다.

쓸데없는데

쓸데있는 것이 되는 유일한 길.

바로 예술이 아닐까?

 

그래서 예술의 길을 선택했다면

여러분의 그 불안함과

정서, 감성, 두려움, 공포 때로는 나약함까지

깊이있게 끌어안을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예술작품은 혼자서 고고할 수가 없다.

나약하고 흔들리는 이 시대의 수많은 감정의 편린들을 놓치지않고 수집하는

그 섬세한 관찰력과 디테일은

바로

여러분이 그토록 피하고 싶어하는 그 감성에 나오는 것이니까.

 

대학로를 지나가다보면

조그만, 아주 조그맣고 초라한 소극장 주변 호프집에서 공연을 끝내고 모여 한잔하며 예술에 대해 연기에 대해 꿈에 대해 사랑에 대해 떠들어대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이 진짜 예술가다.

유명 배우만 예술가가 아니라

그렇게 무너져가는 소극장의 한 모서리를 붙잡고 살아가는 그들도 예술가인 거다.

 

안톤 체홉이 그려내는 인물들이 바로 그러한 인물들이다.

연약하고

섬세하고

흔들리고

불안한 그 모든 삶에 대한 존중의 마음.

그 마음이 느껴질때, 때때로 아주 가끔 안톤 체홉의 작품을 공연한 작품중에서

그러한 마음이 느껴지는 공연을 만나면, 평생의 잊지못할 강렬한 기억이 된다.

내 경우엔 레프 도진의 <바냐아저씨>공연이 그랬다.

 

레프 도진

 

레프 도진의 바냐아저씨

나는 입시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또 촌스럽게 입시와 연결시켜보자면

한예종의 경우 옛날 내가 다닐땐 표어가 크리에이티브 마이너리티였다.

나는 그게 너무 멋져보였다.

왜냐하면 어떤 대학 슬로건도 그러한 마이너리티에 대한 표현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대학 슬로건은 글로벌, 넘버원, 명문, 세계화, 취직 이런 단어들이 들어가는데

마이너리티라니!

이 사실이 증명하듯

여러분이 한예종입학을 위해 써야할 자소서 내용이나

실기시험때 쓸 글의 내용이

거창하고

장황한 그 무엇이 아님에

주목해야 한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나이와 상황 환경에서 바라볼 수 있는

모든 연약함과 미완성된 정서들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그 이루어지지않은 감성과 인물들과 관찰들에 대해

써보라!

 

여러분의 통해 여러분이 관찰하고 끌어안은 세상의 모든 감정에 대해

진실하게 써보라.

이 글이 또 누군가에겐 꿈을 이루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예술은 아름다운 것을 다루기에 아름다운게 아니라

쓸모없는 존재들을, 아름다운 존재로 승화시키기에

진실로

아름답다.

 

Posted by in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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