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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과는 글이 아니라 이야기다영화과 2012. 9. 17. 21:18
스토리텔링 수업을 하다가
분노했다.
학생들이 착각하고 있어서다.
영화과 학생들이
자꾸
학원다니면서
글을 배워서
언젠가부터
스토리가 아닌
이야기가 아닌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억해라.
영화과는 글을 쓰는 과가 아니다.
글 쓰려면
문창과 극작과를 가라.
그러나
네가 영화감독이라면
글은 못써도 되지만 (물론 잘쓰면 좋지만)
이야기를 구성하지 못해서는
살아남기 못할 것이다.
글과 이야기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사실 뉘앙스의 차이에 가깝지만
좀 더 자세히 말해주면.
이야기는
결국 서사라는 것이다.
이번 주 한주동안 내가 본 영화는
피에타와 광해였는데
둘다 아주 재밌게 봤다.
기회가 닿으면 두 영화에 대한 분석글도 올릴까 한다.
그런데
시나리오나 스토리를 쓰는 너희들에게
바이블 중의 바이블이라면
바로 시학이다.
그 시학을 연구/응용한 책이 있는데
나는 바로 그 단한권의 책을 교과서 삼아 수업한다.
스토리텔링의 비밀이라는 책이다.
그 책에 나와있는 한 구절이 너무 공감되었다.
시학에 나오는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구조에 따른 가장 기본적인 형식은
마치
망망대해 속 등대처럼
빛난다....
라는 구절이다.
무슨 말인가?
가장 기본적인 것이
이 엉터리
파격이 넘치는
스토리와
특히 입시에서
더더욱
눈뜨고는 못봐줄
엉터리 파격과 조합한 시도들이 가득한 입시글들 사이에서
고결하게 빛나고
뚝심있고
묵직하고
가장 창의적이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쉽고
가장 깊은
이야기구조가 될거라는 이야기이다.
다시말하자면
기본구조를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구조이며
너는 이야기를 쓰기에 앞서
기본적인 스토리구조를 완벽하게
익혀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필요없다.
즉. 너는 입시를 준비할때
가장 기본적인 플롯구성.
즉
시학에 나와있는 그 구성만 익혀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장담컨데
그 기본구성 조차 지키지 못하는 학생이 99.99%는 넘을 것이다.
어설픈 결말
어설픈 반전
어설픈 상징
어설픈 컨셉
어설픈 창의
어설픈 시도
어설픈 하격
어설픈 응용
을 하기 이전에
가장 기본적인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에 나오는 이야기구조를 익혀야 한다.
그래서
시학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가르치는 스토리텔링의 비밀은
바이블 중의 바이블인 거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다.
이것은 진리다.
디자인세계의 최고 거장이자
애플의 디자인적 스승인 디터 람스가
한 말이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스토리도 마찬가지다.
추후에 기본적 스토리 구성에 대한 강의를
스토리텔링의 비밀을 교재삼아 꾸준히 연재해주려고 한다.
이미 우리 학원에서는 시작했다.
시험보기전에 깔끔하게 정리하고 들어갈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는게
가장 마지막에 해야할 일임을 믿는다.
그러니
글이 아닌 스토리를 써야한다는 말은
결국
기본적인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인 것이다.
요 몇주간 가장 주목받은 영화 피에타와 광해도
이야기의 구조를 보면
시학의 구조에 부합한다.
김기덕은
안정적인 플롯위에
자신만의 파격을
덧칠하는 감독이다.
두번째.
글이 아닌 스토리를 써야한다는 말은
소재 자체의 흥미성이
더욱 강조된다는 말이다.
영화 투자를 받을때
소재가 일단 공감이 되어야
투자를 받을수 있는것이다.
그래서
글이 아니라
스토리다.라고 했을땐
결국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기도 하다.
한예종 영화과를 가려면
결국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너는 아이디어가 넘쳐야 한다.
아이디어.
스스로도
몰입될 수 있는
스스로도
너무나 흥미로운
그런
소재와
아이디어와
흥미로운 이야기
흥미로운 인물 없이는
단 한 문장도 시작하지마라.
스스로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흥미를 느끼는 아이디어가 떠오를때까지
살피고
연구하여야 한다.
그게 순서다.
아이디어 없이는
절대 글쓰지 말라.
네가 영화과를 준비한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글이 아닌 이야기라는 말은
이미지가
뚜렷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은 종이 속에 문자화된 것이라면
이야기는
네 머릿속 스크린에
투영된
입체적인 이야기여야 한다.
공간과
미장센과
인물들이
생생하게 움직이는
영상이
네 머리속에
뚜렷하게
영사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네 마음의 머리속에
영화가 지나가지 않으면
역시
글을 쓰지마라.
네가 영화과를 지원한다면 말이다.
반드시
영상을
머리속에
확실히 갖고 이야기를 쓰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스토리/ 이야기를 쓴다는 말은
쓴다기보다는
들려주는 것이다.
손자를 무릎에 올리고
따뜻한 난로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처럼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
그래서
영화과에 합격하는 친구들은
만담꾼이다.
이야기꾼이다.
그들은 글을 쓰지않고
이야기를 쓸줄 아는 사람들이다.
이야기꾼이 되어라.
기억하라.
글쓰면 조진다.
이야기를 써야한다.
명심해라.
오늘 포스팅
시험 끝나고 다시 읽어봐라.
얼마나 중요한 포스팅이었는지
스스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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