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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기는 극한을 경험한 사람이 전수할 수 있다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4. 27. 10:01
실기는 극한을 경험한 사람이 전수할 수 있다.
스포츠의 경우엔 레알마드리드의 감독 무리뉴처럼 선수로서의 경력이 화려하지 않은 사람이 좋은 코치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예술에선 본인이 궁극의 예술적 경지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궁극의 경지를 전달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오로지 경험으로만 깨달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을 배우는 너는
극한을 향해 치달아야 하는 것이다.
좀 모질었으면 좋겠다.
좀 미친듯이 준비했으면 좋겠다.
24시간 중에 25시간을 쏟아붓는 학생이 왜 이렇게 없을까?
예술을 하고 싶고, 그 중에서 제일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말이다.
내가 학교다닐땐 물론 F, D를 기본으로 깔았던 불량학생이었지만
그래도 비평의 완성도를 위해 비평수업땐 그 전날오전부터 도서관에가서 30시간이상 글쓰기에 매달려 수업하나를 준비하곤 했다. 그래도 시간이 모자라 수업시간에 늦곤했다.
한번에 30시간이상 글 안써보고 글 쓰는게 힘들다고, 실력 안는다고 제발 헛소리하지마라.
그리고
연극극작연출공부한다면서 국내에 있는 희곡 100개도 안되는거 전부 읽을수는 없나? 그게 과연 말도 안되는 과제일까?
스토리과제를 할때, 좋은 언어를 찾기위해 희곡집을 수십개 펼쳐놓고 박근형의 대사를, 오태석의 상징을, 베케트의 구조를 연구할 수는 없나?
영화를 공부한다고 하면서 영화를 하루에 한개씩 보고 한편씩 분석글을 몇년동안 꾸준히 쓰는 학생을 만나기란 너무 힘들다. 근데 진짜 그렇게 한 학생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수석으로 한예종 영화과에 입학해서 지금 잘 다니고 있다.
사시준비하는 평범한 신림동의 수험생들 준비하는 노력의 5분의 1만 쏟아부어도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진심으로.
나는 극단을 향해 치닫는 학생을 만나고 싶다.
제발 그런 집념이 없는 학생은 내게 컨텍하지마라.
네가 집념이 없는데 어떻게 작품을 통해 집념을 표현할 수 있을까?
루저의 감성을 표현한다? 나는 루저니까?
순진한 소리하지마라.
희곡의 역사에서 가장 루저들의 심정을 잘 대변한 작가가 누구냐? 안톤 체홉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안톤 체홉은 그 루저들의 몰락을 쓰기위해
종군의사로서 수십만명의 인간군상들을 수십년동안 몸과 땀과 영혼으로 만나왔다.
그 집념의 결과로서 인간에 대한 통찰이 나왔고,
결국 상실과 몰락을 담은 치명적인 인물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루저의 이야기인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아서 밀러를 생각해보라.
루저의 이야기는
루저가 쓰는 것이 아니다.
위너가 쓰는 것도 물론 아니다.
집녑의 예술가가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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