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12.15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2)
  2. 2018.12.14 추천사입니다
  3. 2018.12.12 제 첫 책이 나왔습니다. (2)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왜 연극영화과인가?' 마지막 챕터. 에필로그에 수록한 글입니다.



얼마 전 밥 딜런의 내한공연을 봤다. 


이제 진짜 마지막 방문이 될지도 모를 노장의 공연에서 당혹감을 느꼈다. 

우선 공연 내내 스무 곡이 넘는 곡을 꽉 채워 공연했다는 것이고, 그 사이 별 멘트나 친절한 안내 없이 그냥 정 말 쉴 새 없이 곡들을 몰아쳤다는 것, 

두 번째 당혹감은 그 스무 곡을 전부 새롭게 편곡해서 거의 원곡을 구분 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는 점이었다(아마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그러했으리라)

노벨문학상을 받은 최고의 위대한 뮤지션과 같은 문구를 보고 올림픽체육관 체조 경기장을 찾은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마지막으론 두 곡의 앙코르가 끝나고 마지막 인사조차 없이 우두커니 무대에 서 있다가 문득 퇴장해버린. 그 쓸쓸한 뒷모습 때문에 당혹스러웠다. 


밥 딜런의 콘서트 이후 수많은 기사와 인터넷 댓글에 노장의 마지막 행 동이 한국팬을 무시한 거라는 분노어린 표현이 쏟아졌다. 

일본 공연을 앞 두고 억지로 들른 한국 콘서트라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 팬을 무시했다고.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나는 그날. 

노장이 무대 위에서 별다른 인사를 하지않아야 할 이유. 

그리고 우두커니 무대 위에 서 있는 것 속에 있는 밥 딜런의 어떤 영혼의 속삭임이랄까? 교감이랄까? 그런 것을 느꼈다. 


노장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시대의 아이콘. 저항의 아이콘. 이런 수식어 들을 싫어했을 것이다.

그런 껍데기들로 자신을 규정 짓고, 그런 유명세 때문에 먼 한국땅에 꽉 들어찬 보통 관객들에게 자신의 영혼을 대변하는 음악(다른 그 어떤 명성이나 미사여구가 아닌). 그의 음악 그 자체를 들려주고 싶었 을 것이다. 

물론 밥 딜런의 진짜 생각은 밥 딜런 본인밖에 모를 것이다. 

그러나 무대 위에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이 최소한 관객들에 대한 배려 없음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절실함으로 보였다. 

나 아직 죽지 않았어. 나 아직 뮤지 션이야. 나는 아직 무대 위에서 평가받을 거야. 나는 아직 박수받기엔 너무 이르다. 

그는 어쩌면 절실히 이렇게 외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친구들아. 내 인생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어. 밥 딜런의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내 전성기는 아직 찾아오지 않았네. 그러니 박수하지 말게.’ 


박수받고 싶지 않은 마음. 영원히 무대 위에 서 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 명성에 기대고 과거에 기댄 ‘유명인사’로 평가받고 싶지 않은 노장의 절실함. 

우두커니 조금은 쓸쓸하게 조금은 지치고 조금은 엉성하게. 무대 위에 서 있는 밥 딜런의 모습은 신기하게도 바르셀로나의 짓다 만 사그라 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본 가우디의 생전 모습. 또 가우디의 동상의 이미지 와 놀랍게도 유사했다. 

그것은 혼자만의 착시였을까? 




이 보잘것없는 책을 내면서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 모른다. 이 보잘것 없는 원고들을 세상에 내놓아야 할지를. 

이 책에 있는 수많은 선언과 비약들. 그리고 함부로 단정 짓는 표현들이 다시 읽으면 읽을수록 부끄럽다. 

러나 밥 딜런의 공연에서 뜻밖의 용기를 얻었다. 

나에게도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이 글이 만족스럽지 않기에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할 이유가 생긴 것으로 생각할 용기를 얻었다. 

이 책의 많은 허점과 미숙함을 세상에 내놓기 너무 부끄럽지만 그래도 이 미숙함을 가지고 세상과 소통해보고자 엉성한 발걸음이나마 내딛어본다.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우리는 그 사실을 믿기에. 자신의 연약 함에 머물지 않고 용기 내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다. 


이 책을 내기까지 고마운 이름이 너무 많다. 그러나 그 소중한 분들의 이 름을 지면을 통해 나열하진 않으려 한다. 이 기회에 따뜻하게 인쇄된 책 한 권 손에 들고 직접 얼굴을 맞대고 감사인사 드리려 한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in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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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 2019.11.16 0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게임도 최고 레벨까지 도달하면 재미없어서 삭제해버리니 매일 레벨업 해나가는 마음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2018. 12. 14. 20:05 about, intheatre

추천사입니다


추천사

고마우신 분들의 추천사입니다!




연극영화 분야의 냉혹하고 치열한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때로는 거칠게 몰아세우기도 하지만 예술교육의 길을 견고히 걸어온 저자이기에 그만의 시선으로 예술을 꿈꾸는 학생들을 세우려고 애쓰는 모습 또한 따뜻하다. 연극영화 분야에 도전하려는 많은 학생에게 진실한 격려가 될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나 또한 젊은 날 삶과 예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기에 공감하게 되는 글들이 많다. 예술가의 꿈을 꾸는 지망생들에게 큰 도전과 격려가 되리라 생각한다.

- 김태원 (음악인, 부활 리더)




배우로서 제법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아직도 배워야 할 게 너무 많음을 느낀다. 어쩌면 이 길은 끝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때마다 다시 한 번씩 펼쳐 읽어보아야겠다. 입시생뿐만 아니라 연기 지망생들 모두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다.

- 박소담 (배우, 한예종 연기과 졸업, 2016년 제27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왜 ‘연극영화’의 길을 걸으려 하는가에 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연극영화’를 꿈꾸는 입시생들은 물론 더 큰 세상을 꿈꾸는 예술가 지망생들 모두에게 던지는 자극과 응원의 메시지가 가득 담겨 있다.
- 임정환 (영화감독, 한예종 영화과 졸업, 「국경의 왕」 「라오스」 등 연출, 2014 대전독립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수상)



스토리텔링과 예술에 대한 근본적 원리, 수많은 실전 경험에서 찾은 소중한 핵심, 입시를 너머 길게 보는 데 필요한 격언들이 큰 힘이 되었다.
- 임철 (영화감독, 한예종 영화과 졸업, 「폭력의 틈」 2015 전주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



읽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구마구 줄 긋고 주변에 추천해주고 싶은 문장들로 가득하다.
- 임희철 (배우, 2018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 주연배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빨리 완성되어야 한다는,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성과를 이루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결과들에서 여유로울 때 나다움이 나온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걸을 예술길의 연료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멀리 보자.
- 안승균 (배우, 영화 「나의 아저씨」 연극 「에쿠우스」 「렛미인」 출연)



가끔 충분하지 않은 것 같을 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고 그런 척하고 싶다. 그런데 철저히 나에게 묻고 내 안에서 꺼내라고 당부한다. 이 책에서 자기자신과 마주하고 수용하고 온전히 화해를 하라는 조언이 가장 고맙다.
- 무진성 (배우, 드라마 「열애」 「제왕의 딸, 수백향」 「밤을 걷는 선비」 출연)



입시생 시절 연극영화 입시에 성공하고 싶어 가제본을 읽어보았는데 어떻게 예술을 인생으로 살 것인지 긴 호흡까지 들이쉬는 계기가 되었다. 예술과 입시에 도움이 되고 격려가 될 것이다.
- 현예림 (동국대 연기예술학과 18학번(동국대, 성균관대, 서울예대 연기과 동시 합격))



이것이 내 길이라 믿고 가고 있어도 가끔은 이래도 되는지 확인받고 싶었다. 다들 같은 마음인 것 같아 위로가 되었다. 어떻든 내가 진짜로 원하는 길을 가야겠다.

백승연 (세종대, 국민대 연기과 동시 합격, 세종연기대회 2018년도 입상자))


Posted by in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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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글을 보니 2017년 10월...

이 블로그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글쓰는 일을 멈춘건 아니고

그동안 쓴글을 정리하고 거의 완전 새로 쓰면서 책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1년의 노력끝에 드디어 저의 첫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정말 부끄럽지않게 최선을 다해서 기존 블로그원고를 완전히 새롭게 썼구요. 최선을 다하고도 더 최선을 다하려고 밤새 글을 다듬었습니다.


이 책을 내면서 특히 부활의 김태원 선생님과 박소담 배우 및 많은 분들이 기꺼이 추천사를 써주셔서 너무 감동이었구요. 정말 수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 책한권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끄적이는 사람이 대충 블로그 글 긁어모아 낸 책이란 편견을 뛰어넘기위해

첫문장부터 기존 글을 버리고 새롭게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갔습니다.


주변에서 물어봅니다. 첫 책을 냈는데 기분이 어떠냐고?

정말 정직하게 기쁘거나 설레이는 마음은 전혀없고 더 잘 쓰지못해서 세상에 내놓는 아쉬움과 걱정. 마치 아이를 처음 학교에 등교시키는 엄마의 마음으로

적잖은 부담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책이 완성되었으니 블로그에 연재를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내야 될 책이 많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끄적이는 글들로, 이미 다음 책은 시작되었습니다.


부족한 사람의 글이지만 

격려와 응원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새로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Posted by in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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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13 1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intheatre 2018.12.14 1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감동이예요 ㅜ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글 꾸준히 쓸께요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제 책 마지막 챕터 제목처럼
    그렇게 하루하루 행복하게 쌓아나가도록 해요 :)
    행복한 연말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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