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을 지도하다보면

학생들이 사소한 것들의 힘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거대한 서사, 자극적인 사건, 자극적인 인물들에게만 집중하다보니

글이 과잉이되고, 비약적이 되며

치명적으로

비슷비슷해진다.

입시글은 눈에 띄게 쓰라는 교훈때문인지 저마다 자극적으로 쓰려고 하는데

오히려 불합격의 지름길이라고 본다.

 

오히려 눈에 띄는 글이란

다른말로

독창적인 글이다.

그리고 입시에서 독창적인 글은

대부분 디테일에서 온다.

좋은 소재와 좋은 캐릭터와 좋은 공간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소재와 캐릭터와 공간을 잘 살려줄 수 있는 디테일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결국 독창적인 글은 디테일에서 오며

공감이 되는 글은 

비약적인 설정이나 자의식이 과잉된 글이 아니라

치밀한 관찰과 주변에 대한 예술가적 시선에서 만들어지는

핍진한 서사가 아닐까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익숙한 것을 기어이

낯설게 보여주고야 마는

끈기있는 관찰자들이

영화과에서 찾는 인재라고 확신한다.

 

소재를 멀리서 찾을 필요없다.

우리 가까이에

보석같은 소재들, 반드시 합격으로 이끄는 소재들이 넘쳐난다.

 

영화시나리오를 공부하다보면 결국 근원으로 회귀함을 알 수 있다.

가장 가까운 곳을 깊이있게 들어가는게 스토리의 근원성이라면

우리 주변에 인생의 진리가 있음은 누구나 확인가능한 사실이다.

 

익숙한 것도 관찰자의 경험과 시선과 상상력이 더해지면

매우 낯선 것이 된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여러분의 글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보물이된다!

 

고레에타 히로카즈의 어느가족을 보면

어느 하나도 익숙하지 않은 소재가 없다.

일본의 문방구또한 우리 어린시절의 학교앞 문방구와 크게 다르지않고

마트에서 소소한 걸 훔치는 어린좀도둑들은 역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은

그 어느 장면도 새롭지않은 장면이 없다.

영화 속 등장하는 모든 가족구성원들은

저마다 한명씩 뜯어보면

모두 사회적으로 결함이 있다.

그들이 모여 진짜 가족들이 누릴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요소.

아마도 함께함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 무엇을

감독은 그려준다.

히로카즈의 어느가족은 가족이란 무엇이다에 대해 말하기보단

그려주는 영화다.

 

어린아이가 크레파스로 그린 것 같은 몇몇 장면들은

거대한 질문으로 스크린을 넘어서 전달된다.

진짜 질문은

영화관 밖에서 시작된다.

 

가족은 무엇인가?

진정한 가족을 이루는 게 무엇일까?

우리가 놓치고 있는게 무엇일까?

우리는 누구나 가족 안에 속해있지만

누구도 가족안에 속해있지 않을 수 있다.

 

좋은 글은 작은 것에서 거대한 질문으로 나아가는 글이다.

반대가 되어선 안된다.

 

작고 사소하고 평범한 것을

특별한 질문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힘이야말로

서사가 가질 수 있는

근원적이고 

거대한 힘이다.

 

우리는 그런 글을 향해 나가야 한다.

 

 

 

 

 

 

 

 

Posted by in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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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 2021.05.22 1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감독이고 영화에요. 항상 동화같고 예쁜 영상미안에
    치열한 고민과 주제.. 그 주제가 강요되지않고 전달된다는 점이 너무 좋고..
    오늘도 좋은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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