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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에 대해선 할말이 많다.
아래는 전부실화다.
누가 경험한건지는 안 밝히겠다. 알아서 추측하시라.
중학교 무기정학먹고 절간어디서 쑥, 냉이 캐서 먹고 분홍소세지 100분의 1로 잘게 토막내 국에 넣어먹으며 살아본적 있다 0
대구에서도 아마 가장 가난한 동네중 하나인 영세민아파트 월X주공2단지 (주민여러분 죄송합니다. 사실이지않습니까 ㅜ)에서 오래 살았다 0
예전에는 영세민이라고 불렀는데 언젠가부터 생활보호대상자라고 예쁘게불렀다. 요즘도 그렇게 부르나? 생활보호대상자 오랬동안 해당되었다 0
거기서 공익근무했다. 근무지는 달서구청 공원녹지과 0 (군대 공익나온게 제일 쪽팔리네;;;)
공익할때 중졸학력이 안되면 공익이라 70%가 초졸학력인 상황이었는데 인생들 참 버라이어티하더라 0
대학교다닐때 밥이 무한대인점을 악용 여러명이서 식판하나로 밥을 나눠먹은적있다 0
고시원보다 못한 옥탑방을 전전해본적 있다. 월세 17만원 0
1만원을 ATM기에서 뽑기위해 3000원잔고남은 통장에 7000원을 입금한적이 있다 (3000원 쓰려고 친구한테 7000원빌려서 만원뽑았다는 말) 아니 거의 대부분 그랬다 0
지하철탈때 돈내고 탄 기억이 별로없다. 넘어다녔다. (현행범?) 0
노가다, 성수동에서 얼굴맛사지기생산직, 이비인후과다니며 보청기영업, 발산동 (지금도 발산동인가?)에서 전자사전영어단어입력알바, 동대문에서 홍삼판매인바운드 (고시원같이 칸칸이 전화번호부하나 있는 곳이었다), 코엑스에서 사탕판매알바, 대구 영세민아파트 월X주공아파트 2단지에서 월X주공1단지 (여긴 비영세민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세차알바 2년이상 (오래도했네. 가끔꿈에나온다. 남들출근하기전 세차를 끝내놓아야해서 매일새벽에일어나세차하러가는 그 압박 참), 성공한닭갈비집 구석에 방방?설치했는데 아이들이 다치지않게 옆에서 지켜보는 알바 (그집 사장아재의 성공론은 모닥불론이었는데, 성공이란 모닥불피우는 것과 같아서 처음에는 불이 잘 안붙고 붙어도 붙은지 모르는데 계속 부채질해가며 참으면 어느순간 불이 붙어 엄청난 불이 된다고, 자기집닭갈비 처음엔 맛없다고 다들 욕했는데 레시피 하나도 안바뀌었는데 지금은 다들 맛있다고 난리인게 비밀이라고 귀뜸해주더라) 아울렛같은데 새벽에가서 세차전동차? 같은거타고다니며 청소하는 알바, 엑스트라알바 (그때 불멸의이순신과 또 뭐가 있었는데 아재들이 이순신 엑스트라는 대부분 시체역인데 자꾸 사람들한테 밟힌다고 해서 나는 이순신안하고 다른거 했다) 대구근교이상한시골에있는 평X기계공업? 이란 회사에서 자동차부품만드는 알바, 춘천마임축제가서 만난 마임하는 아재한테 서울갈 차비없다고 만원빌림 나중에 성공하면 갚아준다고했는데 그 아재는 뭐하고살까?, 붕어빵제조및판매시도했다가 다 태워먹고 붕어빵반죽도 사서해야한다는걸 깨닫고 때려친것...
이거 전부 해본일 있다 0
이 정도면 가난스펙은 어떠냐? 합격권이냐? 포트폴리오만으로도 1차통과각이냐?
가난에 대해 내가 말못할 스펙이 아니란 건 충분히 전달된거 같으니 본론으로 들어갈께.
가난 그거 별거 아니다.
요즘 주변 청년들을 보면
다들 돈돈 하는데
나는 그거 좀 안타깝다.
가난혐오증에 걸린거 같고
가난하면 죽는줄 아는데
가난은 그 자체로 해로운게 아니다.
돈이 있으면 부자고 없으면 가난한건데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을 모으는게 아주 치명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뭐든 쥐뿔만 있어도 돈이 제일먼저 너의 가치를 알아보고 달려든다.
가난도 가난 나름인거 아나?
때로는 일부러 가난을 선택한 사람들도 있다.
예일대와 하버드대에서 최고의 학자로 인정받던 헨리 나우웬이 캐나다의 중증장애인공동체 데이브레이크로 들어가서 아담 이라고 하는 중증장애인 1명을 돌보는데 몇년을 쓰며
그 깨달음을 가지고 쓴 <아담>
이라는 책이 있다.
내가 읽은 책중에 가장 감명깊은 책중 하나다.
진짜 가난해보면
가난이 사실 별거아니란 생각이 든다.
가난해서 불행한게 아니라
가난안에서 절망을 선택하기에 불행한거다.
가난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으며
가난했을때 행복을 선택할 수 있는 자존감과 자유를 갖추게된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힘을 얻게 된다.
가난하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본질적인게 무엇인지를 보다 더 잘 알게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본질적인건
인생 그 자체이다.
그냥 살아가는 오늘 하루
이 하루에 무언가 배우고 성장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우리는 행복한 것이다.
인생에 무엇을 채우는 것보다
인생 그자체를 누리는 법을 배워야 함을
가난을 통해 절실히 배울 수 있다.
위에 언급한 수많은 알바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알바는
평X기계공업? 이란 회사에서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알바였는데
대구 못사는 동네마다 그 회사 버스가 다니며 나같은 별볼일없는 인간을 실어다가
1시간반정도 (진짜다 그 정도걸렸던거같다. 버스안에서만)
사람들태우고 또 워낙 외곽에 있기도 해서
1시간반을 타고 가면 그 평X기공? 이라는데가 나왔던거같다.
가면 우선 작업복으로 환복하고
체조!! 를 했다.
그리고 구호를 외쳤다!
안전! 안전! 안전! 뭐 이런 내용이었던거 같다.
앞사람 안마해주고
또 방향바꿔 뒷사람 안마해주고 뭐 그런거 하고
그리고
쇳물에서 무슨 쇳덩이가 나오면
그걸 식혀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따위의 일을
10시간을 하고 잔업을 2시간 더해서 12시간을 했다.
왜 12시간했냐하면
8시간과 12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데
8시간이 80만원이라면
12시간을 하면 150만원쯤 되게 설계되어있다고 보면 된다.
즉. 내가 선택해서 12시간을 선택한거지만
실제로는 무조건 12시간을 해야되는 시스템이었다는거다.
이게 또 야간반이 돈이 되서
오후에 가서 그 다음날 아침에 나오는걸 했는데
12시간 부품을 만들면
8시간쯤 지나고나면
정신이 몽롱해진다.
단순작업이 반복되는데
중간에 쉬는 시간만 기다리며
그 12시간을 견디는거다.
중간에 30분 밥먹고 20분쯤 쉬게해주는데
밥은 5분만에 먹고 남은 시간은 무조건 잔다.
공장 어디 구석에 골판지깔아놓고 자는데
정말 잠이 달다는게
딱 맞다.
누우면
잔다.
요즘 불면증이 좀 심해졌는데
평화기공이나 찾아가볼까싶다.
문제는, 12시간 일하고, 앞서 말했듯 가는데 1시간 30분 오는데 1시간 30분이라
15시간을 허비하게되서
딱 일과가 이렇게된다.
아침에 집에 도착하면
편의점가서 왕창먹는다.
혹은 치킨이나 햄버거 이런걸 왕창먹는다.
그리고 잠든다.
깨면
바로 버스타러 가야한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야하는데
정말 고통스럽더라.
그런데 실제로 그 일을 하면서 여러 아재들과 친해져서 이야기나누다보면
그 일이 천직이고 이 일도 나름 재밌고 돈도 적지않다고 직원으로 10년넘게 일하는 아재도 있다.
그리고 거기서도 외국인노동자 여성분과 눈맞아
공장주변에 살림차리고 출퇴근하는 아재들도 많았다.
사람사는게 똑같다.
내가 왜 평X기공 이야기를 했냐하면
가난하면 오히려 풍성해진다.
별거아닌 것들의 가치를 깨닫기 때문이다.
자는게 그렇게 귀하고
내가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게 그렇게 귀하고
식판에 가득 덜어먹는 밥이
그렇게 귀하다는걸 깨닫는다.
세상에 귀한것 투성이란 걸 깨달아야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힘이 생긴다.
모든게 쉽게만 주어진다면
얼마나 세상을 우습게 보겠는가?
나는 모두의 출발선이 다르다고 확신한다.
인생은 불공평 그 자체라고도 확신한다.
나는 위의 알바들도 해봤지만
여러 재벌이나 국회의원이나 또는 성공한 기업가들과도 이런 저런 기회를 통해 친해져서 남들보다는 꽤 가까이서 그들의 삶도 관찰해볼 기회가 많았다.
기회가 균등하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성실하게 산다고 부자된다는 말도 거짓말이다.
돈을 가장 많이 벌어다주는건
너의 노력도 아니고, 성실도 아니고, 비트코인도 아니고, 부동산도 아니고, 주식도 아니다.
돈을 가장 많이 벌어다주는건
돈 그 자체이다.
너무 능력주의에 길들여지지마라.
나는 최근 마이클 센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네가 공부 잘 했기에 그 대학을 갔고 그 대학을 나왔기에 지금의 직업을 얻었고
지금의 직업을 얻었기에 나는 이만큼의 능력이 있으므로 당연한 댓가를 받고 있다는 생각.
아주 위험하다.
부자들이 나쁘지않다.
상대적으로 착하고 균형잡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능력주의는
사실상 기울어진 기회속에서 얻어진 결과를 가지고
너무 당당하게 확신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게 만든다.
그렇지않다.
너의 성취는
너의 능력과
너의 노력만으로 된게 아니다.
네가 성공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기울어진 기회들, 기울어진 선택의 순간들, 기울어진 조력자들, 심지어 기울어진 자본. 기울어진 경험의 전수...
이런 차이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너의 성공과 성취는 너만의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된 것임을 깨닫고, 주변에 그 몫을 나누는게 권리이자 의무임을 깨달아야 한다.
가난에서 가장 비참한 건
가난을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못하고 정말 가난뱅이밖에 못되어 버리는 거다.
가난에서만 배울 수 있는 그 어떤 가치들을 가난을 통해 배울 수 있다면
가난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님을.
누군가는
어떤 위대한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은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한국은 그런 사람 별로 없다)
깨닫을 수 있다.
가난은
영혼을 투명하게 만들어준다.
가난하면
가난한 사람이 보인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사람들이 부자가 별로 많지않고 거의 비슷한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뭘까?
가난하면
주변의 사람들의 상황이 보인다.
이웃이 보인다는 말이다.
나중심으로 살아가는 프레임에서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참으로 소중한 시각의 전환은
가난을 통해 가장 잘 배울 수 있다.
가난은 겸손을 가르쳐주며
작은 것의 소중함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에서 가장 본질적인 가치와
부수적인 가치를 구분할 내면의 힘을 배울 수 있다.
이런 가치들은 돈의 때가 낀 거울로서는 도저히 볼수도 없고 느낄수도 없고 경험할수도 없는 가치이다.
그렇다고 가난에 머무르라는 말이 아니다.
가난함의 선배로서 감히 조언하자면
네가 가난할수도 부할수도 있다.
네가 현재 가난한 청년이라면
가난 속에서 절망하지 말라.
가난때문에 힘들순 있겠지만, 그 가난 속에서 많은 풍성함과 자유를 배우는 길을 선택하라.
가난하기에 작은 행복을 감사할 줄 알고, 그 작은 것의 가치를 알게되며, 가난하기에 주변사람들의 작은 도움이 얼마나 큰 위로며 헌신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열심히 한걸음씩 나가다보면
어느새 성장하고 훨씬 균형잡힌 사람이 될 수 있을거다.
가난은 어쩌면
네가 훗날 부하게되었을때 진정한 균형과
진짜 행복한 부유함을 경험하게 할
기초공사와도 같다.
건축을 경험해보면 알겠지만
위로 짓는건 순식간이다.
땅밑으로의 기초공사가 훨씬 힘들다.
가난은 행복한 인생의 기초공사 일 수 있다.
가난을 통해 풍성한 가치를 채워둔 사람이
하나둘씩 행복한 결실을 채워나갈때
그저 값없이 주어진 부유함만 채워진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삶의 기쁨과
소중함과
감사가 생긴다.
돌아보니
가난했던 지독히도 가난했던 경험은
내게 자신감과 당당함. 그리고 세상을 균형있게 바라보는 시야를 줬다.
나는 진심으로 부자들이 부럽지않고
가난함이 두렵지않다.
이글이 저주가 되어 내가 가난해진다고 해도
나는 그 저주가 전혀 두렵지않다.
나는 진심으로 가난해져도 괜찮다.
나는 거기서도 행복할 자신이 있다.
요즘 청년들은 너무 자본과 투자, 그리고 이익에 밝다.
버스기사도 비트코인을 하며 운전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적있고.
통닭 돌아가는 그 노점? (그거 비둘기잡아다가 돌린다고 말하고했던 그거말이다) 아저씨도 주식투자 스크린에 띄어놓고 그걸 하고 있다고 하지않나?
근데 냉정히 따져보자.
정말 그렇게 투자해서 돈번 사람이 주변에 많은가?
돈 벌었다고 하는 사람의 말을 검증해보았는가?
실제 돈 벌었다면 돈 벌었다고 떠벌릴까? 그 소중한 노하우를 너에게 왜 무상으로 제공하려 할까?
투자하는게 나쁘다는게 아니며
요즘 시대는 반드시 투자를 통해 자산을 증식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지
남들이 돈 벌었다고 하니까 나도 해봐야 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특히 누군가 돈버는 노하우가 있으니 너한테만 그 노하우를 전수해준다는 식의 접근은 정말로 위험하다.
내가 경험한 부자들은 좀 다르다.
돈은 그냥
돈 그 자체가 번다.
돈이 많으면
돈을 많이 번다.
떼돈을 버는걸 목표로 하지말고
겸손히 일하고 적절히 투자해서
성실히 쌓아올린 작은 성취야말로
진심으로 박수받을만한 결실이자 성취인 거다.
일확천금이 아니라
탄탄하게 쌓아올린 작은 부유함이라도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데는 충분한 부유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걸음씩 쌓아가가며
현실속에서 행복을 쌓아가는 삶이
가치있는 투자며
가치있는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가난은 저주가 아니다.
가난은 완벽한 성공을 위한 기초공사이다.
완벽한 성공은 일확천금이 아니다.
작은 성취일지언정
겸손하고 성실하게 쌓아올린 균형잡힌
너의 삶
그 자체이다.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인생 그 자체이다.
그 인생을 행복하게 누리는데 필요한 돈은
생각보다 엄청난 돈이
아니다.
ps: 그렇게 한걸음씩 실력을 쌓으며 가치를 바라보며 탄탄하게 쌓아오다보니
현실은 놀라운 속도로 바뀌어 가더라.
진짜 부자가 되려면 돈이 아닌 가치를 보고 한걸음씩 내딛어야 한다.
가치가 돈을 만드는거지
돈이 가치를 만드는게 아니다.
속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