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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 대한 두번째 글.
앞서 공감의 주체란 글을 통해
awake 시키고 싶었다.
우리는 너무 우리자신을 붙들고 산다. 학생들을 지도하다보면 (특히 연기과) 아직 나이가 어림에도 대부분 학생들이 자신을 강하게 붙들고 있다. 그리고 그걸 깨뜨리려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자신을 강하게 붙드는 학생이 확신과 소신이 넘치는 학생인게 아니라는 사실을. 오히려 어떤 방식, 어떤 지도에도 유연한 학생이 몇천배는 더 확신있는 학생임을. 여기서 유연하다는 것과 줏대없는 건 다르다. 생각이 없어서 항상 누군가가 자기를 가르쳐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게 아니다. 유연한 학생은, 어떤 지적도, 어떤 지도도 다 받아들이고 자신의 방식으로 좋은 점만을 뽑아내서 날마나 업그레이드되는 학생을 의미한다.
너희를 붙들고 있는다는건 예술에 대한, 자신에 대한 강렬한 확신이 아니라 대부분 두려움일 때가 많다.
우리는 흔히 착각한다. 예술가는 고집있어야 된다. 예술가는 자기애가 넘쳐야 한다. 사실이다. 그러나 한가지 전제가 있다. 반드시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전제는 프로예술가에게 해당된다는 말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뭔가? 그것은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냐없냐인 것이다. 여러분의 그 어떤 표현이라도 충분히 책임질 수 있고 트렌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예술가는 고집과 오만이 합당하다.
그러나 이제 예술을 시작하려고하며, 그것도 입시를 준비하면서 예술가의 첫발을 내딛으려는 보통의 입시생들에게는
고집은 독이 된다.
입시를 가르치면서 두번 놀란다. 개인화된 세상에서, 너무나 많은 학생들이 자기자신, 자신의 방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고.
또 더 놀라는 것은, 그것이 잘 소통이 되지 않는, 그래서 입시에서 뚜렷한 문제들을 일으키는데도 본인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 더 나아가 절대로 인정하려고도, 그 껍데기를 깨려고도 하지 않으려는데 있다.
진짜 개성과 정체성은 유연함에서 온다. 역설적이게도 그렇다. 개성과 정체성은 발견해나가고 가꿔나가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여섯살 어린이가 가장 개성있고 자기 정체성도 확실할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지 않은가? 우리 모두는 여섯살때에 비해 많이 발전되고 많이 다듬어졌다. 그러면서 더욱 개성있어지고 정체성이 더욱 뚜렷해진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여러분이 입시에서 통하기 위해선
여러분의 그동안 익숙해왔던 틀, 여러분이 편안하게 머물러왔던 틀, 습관, 그리고 사고체계를 깨뜨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술가는 개성으로 승부한다라고 말하지마라.
개성은 만들어지는거다.
예술가가 개성있기 위해선 얼마나 혹독한 자기수련과 많은 모방과 많은 노력과 많은 유연함이 있어야 하는지 아는가?
내가 앞서 공감 첫번째 글에 올린 포스팅의 그림에 파블로 피카소를 올린것은 이유가 있다.
피카소보다 더 개성있는 예술가가 있는가?
그런 그도 자연주의, 사실주의적인 기존 양식들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분석하고 배워가며
평생에 걸쳐 자신의 개성과 색깔과 정체성을 추구해왔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피카소도 평생에 걸쳐 자신을 찾아왔다면
너희들은 더욱 그러해야 하지 않겠는가?
너는 너를 아나?
너의 개성과 정체성이 무엇인지 너는 아나?
나는 모른다.
나는 아직 내 개성과 정체성이 무엇인지 다 알지는 못한다.
나는 평생 추구해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배우고 있다.
진짜 나는
진짜 나의 개성은
진짜 나의 정체성은
...
평생 찾아가는 것이다.
평생에 걸쳐 완성해가는 것이다.
첫번째 공감 포스팅의 핵심을 말하자.
너의 기준을 버리고
입시적 기준을 치밀하게 연구하라는 것이다.
교수의 기준
학교의 기준
입시의 기준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익숙한 나의 누더기 옷을 빨리 벗어야 한다.
특히 연기과는
잘못된 습관과 잘못된 연기적 스타일을 빨리 벗어야 한다.
나는 한양대 출신인데, 석사과정 수업때 최형인 선생님이 학부생을 대상으로 수업하실 때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최형인 선생님은 우리나라 최고의 연기선생님이다. 참고로.
"뭐가 많이 만들어진, 딱딱해진 애들은 더 가르치기가 힘들어. 이미 만들어져 있는 걸 다 깨 부수고 나서 말랑말랑하게 만들고 나서야 가르칠 수 있거든. 몇배는 더 힘든거지.
근데 그냥 아무것도 없는 애들은 말랑말랑한애들은 그냥 그걸 조물락거려서 만들기만 하면 되거든"
이게 진짜다.
말랑말랑해져야 한다.
드래곤볼에 보면 셀이라는 놈있지?
그놈이 자기 정체성을 버리더냐?
아니지?
셀은 셀일뿐이잖아?
근데 그놈은 모든 놈들을 흡수해서 더 강한 놈이 되잖아?
그렇다고해서 자신이 셀이란 정체성을 한시라도 버린 적이 없지.
모두를 파멸시키는 자신의 임무에 얼마나 충실하냐?
우리 모두는 셀에게서 배워야 한다. ^^
자. 이제 알겠지?
너의 진짜 개성을 이끌어주고 싶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글을 보고 있는 네가 입고 있는 옷.
네가 갖고있는 개성은
아직 완성된 개성은 아마 아닐꺼야.
나도 그렇고.
그러기에
우리는 배워야 하는거야.
그러기에
우리는 유연해져야 하는거지.
딱딱한 나를 깨야함을 깨닫는 것에서부터
입시는 시작된다.
그리고 입시와의 공감은 시작되는거야.
이제 제일 중요하다.
자. 이 정도로 줄이고
공감 세번째 포스팅에선 공감에 있어서의 비언어적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줄께.
다음 포스팅때 만나자.
그리고 제발 눈팅하지마라.
댓글 좀 남기자.
한 단어라도.
그게 예의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