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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영화 Q&A시리즈2- 나는 할 수 있나요? , 재능이 있는지 모르겠어요2016 포스팅 2016. 4. 26. 08:07
연극영화Q&A 시리즈 2 - 나는 할 수 있나요? 재능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상담을 하면 학부모들이 제일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이 질문들에 답을 하다 지쳐서, 글로 한번 정리해보려 한다.
3줄요약
1. 이런 질문 하는 것 자체가 이미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것이다.
2. 그러나, 대학 = 진로의 공식은 학부에선 깨진지 오래다. 관심분야를 더 공부하고, 이 분야에서 진로를 모색하고 싶은 '탐구의 시기'가 필요한 학생이 있다. (십수년전의 나처럼)
3. 대학진학의 요건과 좋은 예술가로서의 요건은 상당히 다르다. 눈앞의 목표가 대학이라면, 대학진학에 맞춘 성공요소를 준비하라.
1. 이런 질문 하는 것 자체가 이미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것이다.
질문하는 사람 입장은 공감되면서도, 인스턴트 시대에 인스턴트식 처방만을 찾는 세태를 드러내는 질문이라 씁쓸하기도 하다.
상담하는 학부모 10명중 절반이상은 꼭 이 질문을 한다.
"우리 애가 될까요? 우리 애가 재능이 있을까요? 우리 애가 끼가 있을까요?"
물론, 연극영화분야가 특히 더 재능이 중요한 분야이고,
이 부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은게 부모마음이다.
충분히 이해되고, 공감도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위 질문은 질문 자체가 엉터리다.
나는 위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한다.
"학생의 인생을 바꿀수도 있는 진로선택에 있어서, 특히 해도된다, 안된다는 식의 단정적인 대답이 과연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옳은 대답일지 모르겠다.
막말로, 일개 학원원장따위인 내가 하라고 하면 할꺼고? 하지마라면 안할건지?
처음만나는 나같은 사람의 견해에 따라 왔다갔다할 정도의 지원동기라면,
차라리 안하는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이에 내 생각이다.
그렇게 인스탄트 식으로 순식간에 결정되어지고, 확신되어질 문제일까?
진로라는게 그렇게 쉽게 찾아지냐는 말이다.
평생에 걸쳐 성장해가고, 배워가고, 알아가는게 인생인데
한마디 말로서 모든 답을 얻으려고 하는 그 동기에서부터 이미
한 수 접고 들어간다고 본다.
2. 그러나, 대학 = 진로의 공식은 학부에선 깨진지 오래다. 관심분야를 더 공부하고, 이 분야에서 진로를 모색하고 싶은 '탐구의 시기'가 필요한 학생이 있다. (십수년전의 나처럼)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아직 잘모르고, 아직 모든게 불투명하고, 아직 갖춰지지 않은게 너무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아직은 모든게 서투르고...심지어 그렇게 중요한, '내가 왜 이 분야를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조차 불투명한 경우가 많은건 당연하다.
아직 어리기 때문이다.
나는 상담오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꼭 이 이야기를 해준다.
"보통 감독이 입봉이라는걸 하는 나이가 삼십대후반정도 되는데, 지금 고3이라면 십오년이상. 길면 20년이상이 되어야
학생이 자기작품을 세상에 선보일 평균나이가 됩니다.
이천삽심몇년쯤 되겠지요
그때 핵전쟁이 일어나서 지구가 멸망하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그때는 많은게 달라져있을겁니다.
지금 유망한게 그때도 유망하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미래를 판단하면 안됩니다.
지금의 학생모습으로
미래의 학생모습을 단정지어서도 안된니다..."
생각을 해보라.
지금 고3인 학생들이 98년도에 태어난 학생들인데
내가 98학번이다!!!
지금 나를 만나보면 느끼겠지만
내가 할배. 아니면 무슨 아저씨 통짜 같다고 느끼진 않을꺼다.
나도 아직 젊다 ^^
나도 아직 꿈 많고
나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 내가 98학번이라는걸 말하면
98년생 고3들이 놀란다.
그런거다.
친구야.
네가 한창 사회에서 뭔가 네 목소리라도 낼 시기.
감독으로 따지자면 네 이름으로 된 장편영화를 세상에 선보일 평균적인 시기.
30대후반에 입봉하면 그건 오히려 빠른거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 네 나이에 대입하면
약 20년후부터 제대로 시작되는 싸움이라는거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
나도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눈감았다 뜨니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러니
네겐 면죄부가 있지 않은가?
당당해도 될 면죄부.
그건 바로
네가 아직 젊다는거다.
미생 이라서
용기가 참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어리다는 것과 무모하다는 건 참 잘 어울린다.
어리다는 것과 실수도 참 잘 아울리는 조합이다.
해외 명문예술대학은 학생을 선발할때
잘 하는 학생을 선발하지 않는다.
앞으로 잘 할 학생을 선발한다.
예를들어 RISD 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아내는 하버드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부부를 알고 있는데
RISD 입학시험이
자전거를 그리는 거라고 한다.
그런데 자전거를 예쁘게 잘 완벽하게 그려내는 학생은 다 떨어지고
자전거의 어떤 조형적 이미지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마음껏 실수하고 과감하게 엉터리를 그려내는
깡이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고 한다.
실수가 덕목이 되는 나이가
바로 지금 고3들의 나이다.
학부모님들도 마찬가지다.
두렵기는 매 한가지이고.
세상에 얼마나 무서운데
학생이 아직도 정신못차리고 있어서 속상하실수도 있겠다.
안정과 도전이라는 줄타기가 인생이라는 것도 알고 계실거고
자녀가 너무 치우쳐진 진로를 섣불리 도전하는것에 대해
타당하고 정당한 걱정이 많으실 거다.
그 모든 걱정들이 응축되어 나오는 질문이
"우리 애가 이거 해도 될까요?"
아니겠는가?
그래서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렇다면 학부모님들에게 이런 답을 드리고 싶다.
그저 대학이라고 좁게 생각해보시라고.
대학과 진로를 너무 똑같이 볼 필요는 없다.
대학과 진로가 너무 지나치게 하나가 되어있는게 문제다
대학교육에서 정말 많이 무시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라는 것이다.
근데 국내의 현실에서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라기 보단,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한지 오래다.
"우리 애가 이거해도 될까요? "
란 질문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 대답 중 하나로
대학입학과 진로를 조금은 분리해서 생각해보라는 조언을 히고 싶다.
생각해보라.
학과와 일치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나는 연극을 전공했는데
공부하는 내내 너무 행복했다.
고대그리스부터 셰익스피어, 체홉, 그리고 현대 부조리극작가들까지 인류의 지성. 그 자체가 곧 연극분야의 텍스트가 된다는 것도 나를 매료시켰고
연기에 대한 이론적인 접근들도 나를 매료시켰다.
뭐가 되지 못해도 좋으니
그저 공부하는 그 시간들 자체가 좋았다.
그래야한다고 본다.
도서관에 가면 10권을 빌릴수 있는데, 꼭 10권씩 꽉 채워 항상 가방이 터질듯했던 기억이 난다.
도서관에 있는 책들 중 연극영화분야는 다 읽어봐야지 하고 도서관에 정렬된 책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관심가는 책을 골라 10권씩 빌려봤던 기억도 난다.
뭐가 자꾸 되려고 하지말고
우선 연극영화분야 자체를 마음으로 다가서는게
대학진학 목적의 우선이 아닐까.
물론, 그렇다고 함부로 아무나 섣불리
연극영화 전공을 생각하라는건 아니다.
연극영화분야야말로 거품이 많은 대표적인 분야이니
더더욱 진로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진학과 그 분야 직장은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많은 부분 고민이 해결될 거라 생각한다.
3. 대학진학의 요건과 좋은 예술가로서의 요건은 상당히 다르다. 눈앞의 목표가 대학이라면, 대학진학에 맞춘 성공요소를 준비하라.
대학진학과 예술가로서의 직업적인 부분을 분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또다른 이유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제대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슨말이냐면
TV에 나오는 연예인들, 혹은 영화감독들의 성공요인과
연극영화과 대학진학의 성공요인은
다소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학생들이 자꾸 TV에 나오는 연예인에 중심을 두니까
입시를 실패하는거다.
학문으로서 대학교육으로 연극영화 교육을 잘 받을 학생의 기준은
TV에 나오는 연예인의 기준
프로듀스 101의 선발기준 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로
균형을 들 수 있다.
대학입학은 균형을 중요시한다.
실기에 대한 재능 못지않게
대학교육을 잘 수학할 수 있는 기초적인 학업적인 요소 또한 필수적이다.
실기도 잘하고, 성적도 좋은 균형잡힌 학생이
소위말하는 명문 연극영화학과를 진학할 수 있다.
성실하고, 진지하고, 꾸준하고, 폭넓은 사고를 하고, 집중력있고, 인문학적 지식이 있고....
이런 다양한 기초학력적인 부분을
객관화, 정량회시킨 평가요소가
바로
여러분이 그토록 싫어하는
내신과 수능이다.
한예종은 수능을 보진 않지만 내신과 자체 영어시험, 자체 언어시험을 전부 다 평가한다.
한예종 영화과 입시에서 제일 중요한건
실기적 우수한 재능이 아니다.
1차합격자가 110~120명 정도 되는데 그 중 30명 정도를 선발하므로
실기적재능이 아주 뛰어난 천재들을 선발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상식적으로 110명중에 30명을 뽑는게 천재라면. 나는 천재를 거부하겠다. 천재는 그렇게 남발되는게 아니다.
그냥.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으면
뽑아준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한예종 영화과는 지금 잘 찍는 학생보단, 잘 배워서 앞으로 잘 찍을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려고 한다고 보면 정확하다.
그러므로 균형이 중요하다.
언어와 영어. 내신과 실기. 면접. 자소서. 학생의 삶. 영화에 대한 소신. 창의적사고. 균형잡힌 삶...
그 모든 균형이 잘 잡힌 학생을 선발한다고 본다.
한예종 연기과도 마찬가지다.
연기에 앞서 내신비중이 높으며
연기도 학원식의 단순구분. 즉. 자유연기. 당일대사. 즉흥연기의 구분만이 아닌.
호흡, 발성, 안정성, 진지함, 몸의 열림, 마음의 열림, 깨끗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잘못된 습관이 없는 것, 창의적사고...
다양한 부분에서 학생을 선발하려고 노력한다.
입시와 연극영화분야직업은 기준과 성공요인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입시와 연극영화분야직업은 기준과 성공요인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입시는 입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결국 입시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균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성적과 실기의 균형.
창의성과 이해력의 균형.
배우려는 자세와 도발적인 창의성 사이의 균형.
연기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내신관리가 중요하고
영화실기를 배우는 것 만큼이나
언어, 영어 성적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기재능으로 소위말하는 명문연영과와
그렇지 못한 대학에 진학하는게 갈릴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실기실력은 비슷하다.
비슷하게 못하고, 비슷하게 실수하고, 비슷한 부분 잘하는 부분이 있다.
그냥 똑같다.
실기실력은 똑같다고 보면 된다.
결국.
다른 요소와의 균형이 뛰어냐나, 아니냐에서
판가름난다고 보면 된다.
한예종에서의 균형이란
단순히 성적과 실기의 균형만이 아니라
자기 삶에 대한 이해와, 세상을 향한 시각까지로 확대된다는 점이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점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을 참고할 것)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보자.
결국 "나는 할 수 있나요? 해도 될까요?"
란 질문에 대한 답은 이거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되, 결정했다면 뒤돌아보지말고 너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자.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고. 언제나 너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려고 하다보면
어느새 너의 분야에서 돋보이는 사람이 되어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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