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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러움을 옹호함 (연극영화과,서울예대,한예종)2016 포스팅 2016. 2. 29. 08:54
가장 비참한 것은
꿈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한 것이다.
획일성 중에 가장 무서운 획일성은
방종조차도 획일적인 거다.
.
엘리트사회는 어느 사회나 보수적이다.
자유의 근원으로 보이는 프랑스사회도 엘리트집단은 한국이상으로 보수적인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엘리트
무언가 사회의 최정상의 분야. 특히 법과 교육, 그리고 정치...
이런 분야는 충분히 보수적이어도
다소 획일적이어도
그게 치명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비야라는 작가가 공무원이 꿈이라는 청년 등짝스매싱을 날렸다고 하는데
누군가의 꿈이 재미없고, 따분하다고 등짝스매싱을 날릴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보수적인건 나쁜게 아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싶고
그냥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빨리 공무원이되고 싶고
때로는 가늘고 길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값싼 생각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타당성이 있는 훌륭한 의지와 생각이다.
보수적인 분야는, 충분히 보수적이어도 된다.
재미없는 인간들도
사회에는 많이 필요하다.
재미없는 인간들이
지금의 내가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법과, 제도와 교육과 여러 공적기관에서의 업무들과 행정적 지원, 공무 등을 통해
사회의 척추이자 혈액같은 역할으로
탄탄하게 지탱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재미없는 인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
당신의 재미없는 선택이 이 사회를 지탱해주고 있다고 !
.
그러나
정말 비참한 건
따로있다.
꿈 마저도 획일화되는 사회.
심지어는
방종과 일탈마저도
상상력이 빈곤한
그런 사회다.
놀고 즐기는 것이 획일화된 사회.
잘 놀지도 못하는 사회.
양아치가 획일적인 사회.
삐딱한 애들조차 상상력이 부족해서
비슷비슷한 길을 선택하는 그런 사회.
나는 그런 사회는 끔찍하다.
제목을 가장 비참한 것으로 정했는데
정말 가장 비참한 일이다.
TV를 보면,
걸그룹들이 떼지어나와서 서바이벌하는 일종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나는 그 방송을 보며 네가지에 놀랐다.
정말 걸그룹을 하려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 (이건 뭐 내가 연극영화학원 원장이니....새로울 것도 없지만) 이 첫째.
그들 사이에도 엄청난 경쟁이 있다는이 둘째.
장근석이 목소리가 아직도 허세가 있는데 그런 허세가 일종의 멋? 으로 받아들여지는지 사회를 잘본다고 받아들여지는게 셋째 (학교다닐때완 달라질줄 알았더니)
^^ 이건 농담인데 안 웃기나? 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정말 너무너무
똑같다는 게 !
그게 가장 신기한 점이다.
되게 놀랍다.
TV를 잘 안봐서
일종의 '생소화효과'를 가지고 걸그룹들을 보게되는데
소녀시대와 걸스데이? 여자친구? 이 셋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정말 그게 너무 비슷해보인다.
100명이 나오면 100명이 다.
그리고
너무 획일적으로 보인다.
외모나 의상등은 물론이고
어필하는 방식. 생산되고, 가공되고 유통되고 인정받는 방식의 방식적 획일화
그녀들의 예술적 생산? 물인 춤과 노래까지.
너무나 획일적이다.
지인중에 흔히 말해 오타쿠가 있는데
오타쿠인 그 친구가 맨날보는 일본애니가 있는데
정말이지 다 똑같아보인다. 귀엽게 생긴 오타쿠전용 그림체 있지 않는가?
그게 구분이 되는가?
보라색. 빨간색 등 머리색깔만 구별이 되는 그 캐릭터들을
제대로 된 오타쿠들은 전부 생생하게 구별되게 느끼는것 같더라.
내가 다 똑같다고 하니까
다 다르다고 !!!! 얼마나 다른데 !!!
하며 강력하게 주장하더라.
다 다르다고.
그거랑 걸그룹이랑 뭐가 다른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끔찍한 일은
개성마저도 획일화되는 것이다.
개성이 획일화된 사회.
획일화된 개성이 유통되는 사회.
아니.
개성이 획일적이어야만 개성으로 인정받는 사회.
나는 그런 사회가 두렵다.
일탈은
좀 다양해야 하지 않나?
공무원, 교사, 경찰등을 준비하는건 획일적이어도 좋으나
노는건 좀 멋대로 놀아야 하지 않나?
모범생이 획일적인건 좋지만
양아치는 좀 다양성이 있어야 되지 않나?
TV프로그램이 대표적 증거다.
먹방이 인기끌면 다 먹방.
걸그룹이 인기끌면 다 걸그룹
아기들이 나오면 다 아기들...
오디션이 나오면 다 오디션...
우루루...
사회의 상층.
사회의 모범생들.
그들이 획일화되고
그들이 보수화되는건
전혀 두렵지 않다.
내가 진짜 걱정되는건
양아치들이 획일화되는거다.
왜 난 꿈~ 이 있어요. 난 꿈~~을 꾸어요??
이런 노래를 부르면서 꿈을 꾸면
왜 그게 전부
연극영화과가 되어야 하나?
왜 십대20대의 일탈이
연극영화, 배우, 걸그룹으로 획일화되어야 하나?
일탈의 상상력이 부족한건
참 슬픈일이다.
연극영화학원을 하면서 피부로 생생하게 느끼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정규코스대로 모범생대로 가는 길도 너무나 획일적이지만.
그 정규코스에서 벗어나는 길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길 역시도
너무나
획일적이구나.
이게 우리의 자화상이다.
.
이 글을 읽는 모든
양아치나
혹은
양아치의 본성을 내포한 범생이거나
혹은
이도저도 아닌 모든 젊은이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노는것
일탈.
멋대로 사는거
방종.
자유.
이런 단어들을 선택한다면
정말정말
상상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노는데
획일적으로 노는거
너무 재미없고
일탈했는데
너도나도 다 똑같은 선택을 하는거
그 중 너도 한명에 불과한거
그거 슬픈일이 아닌가?
기사를 보는데
일본에 사탕가공 장인의 기사를 재밌게 읽었다.
일본최고의 사탕가공 장인 이라고 하는데 금붕어사탕이 너무 탐스러워서 !
나는 장인이 분명 50대이상의 노인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장인은 20대 젊은 친구더라 !
흥미롭다.
나도 20대로 돌아간다면, 사탕장인이 한번 되어보고 싶다 ^^
.
이 말을 하고 이 글을 마쳐야겠다.
꿈의 획일성만큼 슬픈게 없다.
네가 이 말에 동의한다면.
네가 정규코스에서 이탈했다면.
혹시나 예술이라고 하는 거창한 세계로 진입한다면
상상력이 없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상상력의 근본은 어디에 있을까?
의외로
상상력의 근거.
상상력의 근본은
믿음에 있다.
자기자신에 대한 믿음.
어찌보면
획일화된 걸그룹 , 획일화된 TV, 획일화된 영화가 득세하는 이유는
자신의 이탈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상상력은 믿음에서 나온다.
너의 선택과 너의 생각과 너의 상상.
그 모든 것은
옳다.
세상이 원하는 바로 그 것이다.
그 잡다한 것들 말이다.
너의 잡스러움을 옹호한다.
제발 좀. 이 획일화 된 세상을
너의 잡스러움으로
구원해다오 !
스티브 잡스는 이름도 예술이다.
잡스!
이름부터 잡스러워 이 할배는 ^^
잡스러움의 대가.
스티브 잡스는 분명 이름처럼
잡스러움을 옹호했을 것이고
자기의 잡스러움에 대한 믿음이 있었을거다.
잡스의 혁신, 상상력은
그의 천재성에서 기인하는게 아니다.
자신의 잡다한 생각과 상상과 별것아니고 사소해보이는 모든
'잡스러움'을
상품화하고, 또 실제경영과 연결지을 수 있는
그의
'믿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상상력에 대한 믿음
자기자신의
모든
'잡스러움'에 대한 믿음.
잡스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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