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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tail 연극영화과 입시의 승부수 : 디테일을 잡아라 ! " 上 인물 (캐릭터 Character)의 디테일 편기출 & perspective (입시분석) 2015. 7. 24. 01:54
"The Detail
연극영화과 입시의 승부수 : 디테일을 잡아라 ! "
上 인물 (캐릭터 Character)의 디테일 편
현장에서 레슨포케이아트라는 학원을 이끌면서, 특히 영화과입시, 연기과입시, 극작과입시, 방영과입시등을 총괄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건
다름아닌, 디테일이란 생각이든다.
스토리텔링도 디테일이 생명이고, 면접도 디테일, 논술도 디테일,
연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디테일이 생명이다.
연기와 영화, 영화와 극작, 극작과 연기를 구분짓지 않는다는 나의 철학이
지금의 이상한 학원. 레슨포케이아트를 만들었고.
연기, 영화, 극작, 방영 전공생이 뒤섞여 재밌게 입시준비를 하는 하나의 판이 만들어졌다.
모든 입시생들에게 내가 현장에서 느낀 생생한 정보를 나누어주는 것.
혹시 입시를 학원에서 준비할 사정이 못되는 여러 학생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디테일에 대한 여러가지 입시적 측면을
두번의 포스팅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플롯의 종말
위대한 스토리텔링 멘토 로버트 맥키에 의하면
스토리에는 3가지구분이 있다.
아크플롯, 안티플롯. 미니플롯.
아크플롯은 다른말로 고전적 플롯이다.
고전적 플롯이란 곧 Classic Plot이다. 영어로는, 즉. 클래식이란 말이다.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클래식 플롯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건 상식이다.
가장 기본적인 드라마의 구조에 대한 이해없이
스토리틀 창작한다는 건 기초없는 공사와 같다.
그러나
시나리오대회에서 수상하는 시나리오들을 보면
생각보다 훨씬 단순한 이야기구조에 재미있는 설정과 진행이 눈에 띈다.
무슨말이냐면.
영화과입시나, 좋은 시나리오를 쓰기위해
복잡한 플롯구조를 알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식상한 반전영화, 억지이야기 전개에 너무 지쳐있다.
교수는 더하다.
플롯자체는 매우 간결하고 단순한 플롯이 훨씬 더 눈에 들어온다.
그렇다면
단순한 이야기구조에서도 절대로 빠져선 안되는 기초적 플롯은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이야기구조를
입시에서 적용하는건 불가능하다.
특히 요즘 영화과 스토리텔링의 추세처럼 1500자 이내의 글쓰기의 경우는 더욱 불가능하다.
성균관대 영상학과 입시처럼
교수앞에서 시나리오를 써서 말로 시나리오를 발표하는 형식에서
무슨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이 필요하겠는가?
"저기요. 교수님.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은행원인데요. 어느날 여자친구가 사라져요. 납치된거죠. 막 찾아러다니는데요...."
생각해봐라. 얼마나 웃긴지?
입시자체가 코미디다.
니가 쓴 시나리오를 니가 말로 발표한다고 생각해봐라.
영화과 입시가 그렇다.
네가 생각하는 입시에 대한 진지함에 비해, 실제 입시현장에서 평가하는 스토리텔링은 매우 제한적 요소에 대한 평가인거다.
연극원 극작과와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 부분이 이 점이다.
영화과 입시는 날이 갈수록
플롯에 대한 의존성이 줄어들고 있다.
성균관대 입시와 같은 극단적인 형태가 대표적이다.
한예종 역시 1500자 미만의 스토리텔링문제가 계속 출제되고 있으며
수시입시에서 역시 1500자 미만의 짧은 이야기쓰기가 대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틀에 박힌 플롯구조를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3막구조를 제안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구조를 줄인거다.
단순하다.
1. 여자를 나무위에 올라가게 하라.
2. 여자에게 돌을 던지라
3. 여자가 나무에서 내려오게 하라.
1. 어떤 방식으로든 주인공에게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도록 하라.
2. 어떻게든 주인공에게 문제나 상황이 원하는 방향과 반대로 문제가 계속 더 커지게 하라.
3. 그 문제를 반드시 해결지으라.
이 정도로 축약된 형태의 플롯구조로 아주 간단하게 입시에서 활용하는게 좋다.
저 정도는 워낙 기본이라
플롯 자체로 승부를 보는 구조는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승부를 봐야할까?
기억하라.
'디테일' 이다.
플롯에서 디테일로
플롯이 빈 그 자리에 채워져야 할 것은
디테일이다.
디테일의 정도가 입시의 수준을 가른다.
디테일은 여러가지가 있다.
공간, 캐릭터, 상황, 시대적배경 ...
지난 3년간 한예종 특전-1차-2차 기출문제를 총망라해서 분석해보면
논술, 공간, 대사, 인물, 상황 등이 골고루 출제된 것을 볼 수 있다.
예를들어 2014년 영화과기출 특별전형 문제의 경우는 '괴물2'를 창작한다고 했을때 그 공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문제이고
2014년 1차 기출문제는 공간에 대한 디테일
2014년 2차 기출문제는
1번문제 '그에 대해 쓰시오',
2번문제 '그와 나의 만남의 상황'
3번문제 '둘 사이의 대화'
이렇게 구성이 되어있다.
이렇게보면
공간, 대사, 인물, 상황등의 디테일한 질문들이
2014년 한예종 영화과 기출문제에는 모두 포함되어 있는걸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디테일이 중요하단 말이다.
가장 중요한 디테일부터 살펴보면...
인물 (캐릭터)
영화과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디테일이다.
바로 인물.
정말 중요하다.
인물에 대한 이해없이, 영화과 입시에 대한 결과를 노려서는 어불성설이다.
일단 캐릭터를 만드는 기준부터 살펴보자.
우선은 그 인물에 대한 묘사부터 접근해야 한다.
인물의 연대기라고도 할 수 있다.
그 인물에 대한 자세한 묘사부터 시작해보자.
그의 키, 나이, 그의 옷차림, 그의 걸음걸이, 그의 특징들...그의 외적인 면부터 디테일하게 생각해보자.
그의 직업, 그의 학력, 그의 가정 등 그의 사회적인 면도 디테일하게 생각해보자.
이런 디테일한 설정은 기초과정이다.
다시 말하면, 위 설정은 캐릭터를 만들기위한 기초과정이지, 위의 설정을 자세하게 하는게 인물설정이나 창작. 캐릭터의 디테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예종 영화과 입시에서
인물설정을 하라고 할때
위의 기초적인 사항을 자세하게 쓰는 경우가 있는데
캐릭터에 대해 잘못 이해한 거다.
위의 설정은 기초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더 중요할까?
그의 행동, 그의 공간 -----> 그의 성격
행동과 공간은 성격을 만들어준다.
성격이 곧 캐릭터이다.
그의 행동과 그의 공간을 통해, 그의 성격을 창조하라.
예를들어보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
글쓰는게 꽤나 스트레스를 받으므로,
글쓰는 중간중간 거실에 가서 TV를 본다.
나는 신세계를 작게잡아도 10번 이상을 봤다.
볼때마다 새로운 관점으로 본다.
음악, 미장센, 플롯, 연기, 이정재 수트빨...
정청이란 캐릭터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이해하기에 매우 좋은 사례이다.
정청이란 캐릭터의 직업은 무엇인가?
보스이다. 중간보스.
골드문그룹이라고 하는 조직의 중간보스.
조직의 보스라면 어떤 이미지인가?
각그랜저를 타고? 검은양복에? 금목걸이? 문신?
음....
네가 막 떠올린 이미지.
이 글을 쓰는 나도 지금 막 떠올린 이 이미지.
이게 나는 너무 무섭다.
어떤 독사의 독보다도 더 무섭다.
바로.
고정관념이라고 하는 것.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클리셰 라고 하는 것.
창녀는 어떻다?
진한화장에 파마머리에 담배?
짱개배달부는?
아이다스 츄리링에 피어싱에 염색한 머리?
교생은?
남학생들이 지금 막 떠올린 교생의 이미지는
한마디로 AV스타다.
아오이 소라?
교생에 대한 클리셰는, 남학생은 AV스타
여학생은 잘생긴엄친아교회오빠다.
정말이지, 입시의 적은
고정관념이다.
캐릭터를 만드는 첫번째 발걸음은, 바로 고정관념. 정확하게는 클리셰를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청은 어떤가?
첫등장에서부터
기내용 슬리퍼를 신고 하얀색 정장을 입고 선그라스를 착용하고 나타난다.
친근한 장난들.
주변을 보면,
사람들은 정청이란 캐릭터. 황정민이란 연기자를 좋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의외로 대단한게 아닌
작은 디테일들에 매료되는 듯 하다.
영화 <신세계>의 초반에 계속 이어지는 매력적인 에드립들을 봐라.
나는 그 부분이 너무 좋다.
'야 티냐나?'
'이거 보증서도 있는거그등~~'
'느그 형 대신 니가 맞아 이 ㅆㅂㄻ'
'오스트랄로삐떼꾸스????'
'어이 브라더~~~~'
영화 <신세계>를보면, 대사쓰기도 많이 배울 수 있는데
성격화를 드러내는 대사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이중구란 캐릭터의 대사가 유명하지 않은가?
'죽기 참 좋은 날씨네'
'어이 거기. 담배하나만 줘라. 갈땐 가더라도 담배한대정도는 괜찮잖아?'
등등
다시 정청으로 돌아가보자.
짝퉁을 좋아하는 조폭보스를 생각해본 적 있는가?
최소한 클리셰는 아닐 것이다.
물론 <신세계>이후에 짝퉁을 좋아하는 조폭보스를 쓴다면, 그건 <신세계>에 대한 클리셰가 되어버린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최우선적으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캐릭터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다.
그러나 신세계의 정청은
조폭보스로서의 카리스마를 놓치지 않는다.
그의 유머러스한 성격화 뒤에는
상황에 대한 치밀한 파악과
냉정한 판단력이
뒷받침되도록 설정되었기에
'정청'은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인거다.
영화 후반부 엘리베이터씬에서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우는 정청의 모습에서
확실히 조폭보스의 면모를 볼 수 있을 것이며.
명대사도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드러와~ 드러와~'
이렇게 관객들이
누구나 떠올릴 수 있고, 상황과 캐릭터를 떠올릴 수 있고
자꾸 패러디되는 대사가
상업영화로서 좋은 대사이다.
그런 대사를 쓰는 학생을 찾고 있기에
한예종이나 기타 영화과에서 대사쓰기를 출제하는 거다.
사실 나는, 정청 캐릭터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강과장이 뇌물을 거부하자.
바닥에 떨어진 돈을 주으라고 지시하며
강과장에게 '조만간 답을 줄테니 기다려요~' 라고 말해놓고
그 다음씬에서
시원하게?
배신자 목을 잘라내고 (아따~ 질기네~~~)
그리고
시멘트안에있는 두 분을 다 처리하라고 지시한 후에
이런 대사를 한다.
'이만하면 강과장 그 ㅆㅂㅆㄲ에게 확실한 대답이 되겠지?'
라는 대사이다.
즉.
곧 대답을 준다는 의미가 이런 상황이었던거다. (강과장의 수하들을 잔인하게 죽여버리는거)
확실히 치밀하고, 재밌는 모습 뒤에 강렬한 조폭보스로서의 결단력과 폭력성을 감추어둔
매력있는 캐릭터라인임을 잘 증명하는 설정이다.
캐릭터의 행동과 대사는 하나다.
다시한번 말한다.
캐릭터의 행동과 대사는 하나여야 한다.
캐릭터의 행동에서 대사가 나오고, 대사에서 행동이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위에 언급한 영화 <신세계>속 대사들은
전부
대사에서 행동이 나오고, 행동에서 대사가 나온다는 사실의 증거이다.
행동이 없는 대사는 쓰레기고, 특히 설명을 위한 대사는 쓰쓰레기이다.
'잭슨. 그래. 하하하. 이 모든건 내가 준비했던거야. 잭슨. 십년전 네가 똥파리를 처치했을때부터 나의 계략은 시작되었지. 하하.
잭슨. 나의 치밀한 덫에 네가 걸려든거지. 마치 불을 향해 덤벼드는 불나방같은거라고나할까? 잭슨? 너의 어리석은 선택이 너를 파멸로 이르게했지.
자. 잭슨. 이제 죽어줘야겠어'
이런게 쓰쓰레기 설명적대사다.
위 대사에는
행동과 캐릭터가 없다.
위 대사를 봐서는
도무지 저 인물의 성격이 어떤지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창작자가 행동과 사건으로 전개시키지 못하니
억지로 대사를 통해 한방에 설명해서 스토리를 해결하려는
안이한 태도까지도 보인다.
한예종 2014년 2차 기출문제는
과거에 내게 기억남는 한사람을
오늘날의 내가 만난다는 설정이다.
3번 문제는 바로, 두 사람의 대화를 쓰는건데
대부분의 학생이 이렇게 쓴다.
'어? 영숙이?"
'어? 철수?'
'우와 니 영숙이 몰라보겠네. 잘 지냈나?'
'철수도 많이 변했네. 그래 엄마는 잘있고?'
'응'
'근데 영숙이 니가 그때 내 피아노를 거시기했지, 그래서 거시기해서 나는 음악을 포기했지. 내가 너보다 피아노를 잘쳤지만, 그때 그 사건이후로 내가 피아노를 포기하게 된거지 어쩌고저쩌고 결국 너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가 됐고 나는 회사원이 됐지. 너의 이기심이 나를 파멸시킨 것이지. 어쩌고저쩌고. 자 영숙이 이제 죽어줘야겠어'
웃으라고 마지막 대사를 비약적으로 처리했지만
웃을수만 없는건
내가 과장해서 그렇지
니들이 글을 쓰면
90% 이상은
위에 언급한 저 구조나 구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는데 있다.
즉. 과장은 했지만, 크게보면 저런 구조란 거다.
위의 예시는 무엇이 문제인가?
일단 대사와 인물이 구분되어 있지 못하다.
위 영숙이와 철수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냐면,
쓴 학생이 읽다가 실수로 영숙이와 철수를 바꿔서 읽어도
아무도 모른다.
즉.
영숙이와 철수라는 캐릭터의 성격화가 만들어진게 없으므로
심지어 둘이 뒤바뀌어도 아무도 모른다는 거다.
니가 쓴 대사가 쓰쓰레기인지 아닌지를 알기위해선
두 인물을 바꿔서 읽어보라.
그래도 전혀 상관없게 전개된다면
그건 정말 잘못 썼다는 증거이다.
또 니가 쓴 대사를 스스로 판독하기 위해선
대사를 빼고 읽어봐라.
중간에 세줄이상 빼고 읽어도
내용전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그건 방만하고 지루하게 나열한 대사에 불과하다는 증거이다.
위 문제에서 중요한건
대사가 아니라
사실, 만남의 상황 그 자체이다.
대사쓰는 문예창작과적인 실력을 평가하는게 아니라
인물 = 캐릭터의 성격화를 창조해낼 수 있는지를
교수들은 보고싶었을 거다.
성격화를 만들어냈다면
다소 어색한 대사였어도
충분히 용납했을거다.
성격 + 상황
즉
2014년도 영화과 2차기출의
1번문제.
그는 어떤 사람인지 쓰는 문제에서
성격화가 잘 설정되어 있고 (행동을 통해)
2번문제
두 사람의 만남의 상황을 쓰는 문제에서
만남의 상황이 극적으로
다시 한번 강조해서
'극적' 으로
설정되었다면.
3번문제
대사쓰기는
대사를 단 한번도 못 써본 학생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합격가능한 대사를 썼을 것이다.
교수들은 대사의 완성도를 보고자 하는게 아니고
대사를 통한
캐릭터와 행동, 상황의 극적인 요소를
평가하고자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캐릭터로 돌아와서,
캐릭터를 창작하는 핵심은,
결국 '성격'이다.
그래서 놀랍게도
성격이란 단어와
인물이라는 말의
영어단어는
일치한다.
심오한 의미가 있지 않나?
인물은 곧 성격이라는 진리.
그러니 인물을 창작한다는건
곧 성격을 창작한다는 말이며
그 성격은
행동과
공간을 통해
드러난다는 말이다.
공간을 통해 캐릭터를 드러낸다는 건, 다음 포스팅인 디테일 - 공간 편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룰거지만,
한마디로 오덕후를 보여주는건, 오덕후의 공간이 될것이며, 때로는 공간묘사만으로 오덕후의 성격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말이다.
즉. 공간과 인물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며, 공간을 통해 인물의 성격화를 드러내도록 써야 한다는 거다.
영화 신세계의 이중구가 주로 등장하는 건축중인 건물의 한 층을 생각해보면 쉽다. 그 뼈대만 있는 건물에 빠를 차려놓고, 쇼파를 두고, 거기서 골프스윙을 연습하고, 거기서 죽음까지 맞는 이중구를 보면.
그 공간을 통해 성격화를 드러낸다는게 무엇인지를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거다.
마찬가지로
중국집에서 동생들을 모아놓고 중국말로 건배를 외치는 정청의 공간과 모습에선, 그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다.
한예종 기출된 캐릭터 문제를 가지고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짱개배달부
X ---> 귀걸이를 하고, 이어폰을 귀에 꼽고, 츄리링을 입고, 깔짝대며 염색을 한 ...
이건 쓰쓰레기.
차라리, 깔끔하게 다려입은 셔츠에 면바지를 입고 정장구두를 신은 짱개배달부면 어떨까?
기상캐스터
연대 소비자아동학과? 뭐 그런과에 신문방송학과 경영학 복수전공이고
딱 드러붙는 원피스에 힐신고 화장하고 긴 웨이브진 생머리에...은근히 드러나는 노출?
이것도 쓰쓰레기
차라리 고창석이 기상캐스터를 하는게 차라리 영화적이다.
아니면 마동석도 괜찮다.
왜 안되겠는가?
마동석이 두꺼운 팔로
오늘의 날씨는....
그 자체로 이미
영화 한 장면이 나오는것 같은데?
교생도 마찬가지.
여고 교실에서 여학생들이 수근거린다.
'이번에 새로 교생선생님 오신대'
'야야. 캘리포니아에서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했대, 교포 2세고, 운동선수출신이고 20대래'
'우와~'
다들 생각하는건 이서진 같은 이미지?
근데
마동석이 등장해야
그게
캐릭터가 되는거다.
왜? 마동석이 어때서?
마동석도 무려 미국출신이다.
운동도 하셨고 ^^
여고생들이 위처럼 쑥덕거리릴때
문이 열리고
마동석이 두꺼운 팔에 출석부와 지구과학책을 꽂고
등장해야
그게 영화인거다.
자꾸
클리셰를 벗어나려는 시도.
그리고
행동과 공간, 그 인물의 외모와 행동의 즐거운 빗나감 등을 통해
신선한 캐릭터를 창조하려고 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
여기서 캐릭터가 끝나는게 아니다.
더욱 중요한게 있다.
외적묘사 ----> 성격화 ----> 그 다음은 공감 이다.
캐릭터가 성격화를 만들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해서
그게 전부는 아니다.
잘못되면, 피상적이고, 단순 흥미위주의 얕은 캐릭터에 그치기 쉽다.
신세계의 정청은,
결국. 마지막까지 의미를 지키고, 동생을 보호해주는 모습. 죽음 앞에서도 지키고자하는 의리로
이정재의 마음을 결정하게 만드는 모습을 통해
어떤 공감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캐릭터는 쓸모가 없다.
결국 그 모든 성격화는
공감을 위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공감을 주려면
관찰과 경험이 절대적이다.
공감을 이해하려면,
특히 장면을 통한 공감을 이해하려면
대상과, 세상과 피사체에 대한
깊이있는
정말 깊이있는 관찰과 경험이 필요하다.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학생은 간혹 있지만,
정말 공감가는 캐릭터를 만드는 학생은 정말 드물다.
보이후드의 한 장면을 예로 들어보자.
작년 중앙대 영화과 2차 스토리기출문제가 무엇인지 아는가?
아직.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보이후드>가 개봉하기 전에,
보이후드 작품에 대한 소개가 있고 (이 영화는 한 소년의 십몇년의 실제성장을 따라 두시간으로 편집한 영화이다.
영화 보이후드 처럼, 자신의 삶을 줄거리로하여, 보이후드같은 영화 줄거리를 쓰시오.
였다.
본원출신 합격생? 당연히 있다. 작년 중대 영화과에 말이다.
보이후드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후반부에 나온다.
대학에 합격한 주인공이 짐을 싸면서 즐거워하자.
한쪽 구석에서 일을 보고있던 어머니가
서럽게 우는 장면.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네가 어떻게 그렇게 좋아할수가 있니?'
나는 이 장면이 너무너무너무 공감이 되고
너무너무너무 좋다.
여기서 좀 더 명확하게 최고급 정보를 준다면.
서두에 로버트 맥키 이야기를 했지?
영화를 크게 3가지로 나눈다고.
미니플롯, 안티플롯, 아크플롯.
아크플롯이 전형적인 상업적 영화 플롯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영화 감독 중에 최동훈이 이 분야 짱이라고 본다.
그의 스토리는 명확하고, 상업적이고, 쾌감이있고, 뜯어놓고보면 정석위에 탄탄하게 설계되어 있다.
내가 위에 언급한 흥미로운 캐릭터.
말하자면 정청같은 캐릭터.
시원시원한 상업적인 영화.
모두 좋다.
입시에서도 교수들이 제일 선호하는 시나리오. 가장 높은 비율로 합격하는 학생들의 글 스타일이 뭐냐면
쓸데없이 복잡하지않고
시원시원하고 재미있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쓰는거다.
흥미롭고 재밌고 잘 읽히는 그런 시원시원한 이야기.
그러나
학생에 따라서는
위와같은 재미있는 스토리전개가 유난히 힘든 학생이 있을 수 있다.
섬세하고
관찰력이 깊지만,
시원시원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드는건 다소 부족한 학생.
그런 학생들을 위해
확실하게 말해주자면.
영화 플롯은
아크플롯만 있는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영화 플롯은
미니 플롯도 있고.
작고 섬세하고 깊은 관찰 속에서
삶에 깃든
일상적이지만 특별하고
강렬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을
놓치지않고 스토리로 담아낼 수 있는 학생이 있다면.
나는
그 학생 역시
어떤 대학이든지 스토리로는 합격할 수 있다고 본다.
즉.
본인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시원시원한 영화적 전개에 능하면 재미있고 흥미로운 상업적 영화줄거리를 생각하라.
그러나
그런 부분이 부족하고 잘 안되는데
억지로 위와같이 쓸 필요는 없다.
오히려
깊은 관찰을 통해
일상속 특별한 순간을 그려낼줄 아는
미니플롯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본인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고, 그것을 발전시키는게
입시의 기본중의 기본이라는 말을 하는 거다.
고레에타 히로카즈 영화의 그 장면들을 떠올려보라.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모든 장면들...
나는 그 장면들을 사랑한다.
학생들을 윽박지르기보단,
학생에게 맞는 옷을 찾아주기만하면,
학생이 스스로 창작의 날개를 펼쳐나가는 것을 경험해왔다.
물론,
미니플롯이니 아크플롯이니를 떠나,
흥미로운 전개와
관찰
일상속의 특별한 순간들에 대한 시선.
이 두가지 요소는
영화의 기본중의 기본이다.
그러니
둘 다 능하면 최고고
둘 중 하나라도 능하면
그것도 대박인 것이다.
내 지론은 이렇다.
공감은 플롯을 뛰어넘는다. 아니, 공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스토리고, 플롯이다. 라고 믿는다.
우리는 방대한 이야기를 꾸며내기 이전에
삶 속에 깃든 수많은 스토리를 관찰하고, 그것을 놓치지 않는 훈련부터 해야한다.
나는 한예종 다닐때
맨날 학교정문들어가는 입구
정확히 말하면, 의릉 입구에
무료급식소와
항상 자리깔고 앉아계신 할아버지들. 넌닝구입고 고스톱치는 할아버지들을 보며.
그 할아버지들 어깨의 흐려지고 늘어진 문신을 보며
또 학교 들어오는 입구에 길게 늘어서있는 유흥업소등. 정확히 말하면 방석집을 보며
거기를 드나드는 아줌마와 아가씨와 아저씨들을 보며
스토리는 어쩌면 만들어내는게 아니라
찾아내는게 아닐까?
건져내는게 아닐까?
창작이라는건 만들어낸다기보단,
살아있는 스토리를 발견해서, 그걸 건져올리는게 아닐까
생각해보곤 했다.
눈을 조금만 돌리면
스토리의 소재와, 인물과, 스토리 자체가
무궁무진하다.
그 속에서 디테일을 찾고
인물을 찾고
공간을 찾고
스토리를 찾으려 노력하기 바란다.
그러한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과 진심어린 시선이
창작의 옳은 첫발걸음이라는
굳건한 믿음이 있고
입시를 통해 숱하게 증명해왔고 확인해왔다.
결론은 이렇다.
스토리를 창작하라.
그러나 때론, 스토리는 창작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스토리를 건져올리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이든 당신의 몫이지만,
적어도 둘 다 넘나들며 스토리의 세계를 키워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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