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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을 피해라. (정답이 있다면 정답이 아니다)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4. 11. 15:21
이분법을 피해라.
정답이 있다면 그건 이미 정답이 아니다.
나는 글을 단정적으로 쓴다.
내가 단정적으로 쓰는 이유는
내가 쓰는 것이 정답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기 때문이다.
내 주장이 엉터리이고
잘못된 주장일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기에
글을 단정적으로 쓴다.
왜냐면
많은 의견들 중의 하나로써, 하나의 관점으로써, 전체 속의 하나의 생각으로써
충분히 나는 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 목소리에 확실한 믿음이 있으므로. (의견 중 하나로써는 절대적으로 당당할 수 있다)
만일 내가 내 단정적 주장들이
오직 유일한 정답이라고 나 스스로가 믿고 있다면
절대로 단정적으로 글을 쓸 수 없을 것이다.
그 누구의 생각도 그것이 유일한 답일 수는 없으므로!!
결론은
여러분은 정답을 자꾸 찾으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무언가 유일한 정답.
한가지 답.
확실한 법칙을
찾으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아쉬운 것은
전체를 고려할 관점이 부족한 학생들이
하나의 사실만을 알고
그것이 절대적 진리인양
모든 것에 대입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한가지 사실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게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유치한 사람들을 비유하는 속담이 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책을 딱 한권 읽은 놈이 제일 무섭다? 뭐 이 정도의 속담이었던 것 같은데.
많은 지식과
통찰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은
확신에 차있고
때론 아집에 가까울 정도로 독선적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에 대해선
매우 열려있다는 것이다.
고집 피울 것 같지?
아니다.
내가 알고 있는 (개인적으로 아는건 물론 아니고) 가장 독선적인 사람이라면
연출가 이윤택일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 새로운 지식, 새로운 관점 앞에서 (자신이 기획하고 있는 한국 근대역사와 관련된 작품이었던 것 같은데...)
치밀하게 연구하고, 귀 기울이고, 배우려고 하는 모습을 봤다.
진짜 고수일수록
배우려는 열망이 강하며
진짜 고수라면
지하실에선 수위가 권위자임을 알고 존중한다.
택시안에선 택시기사가 전문가이므로
택시기사에게서도 뭔가를 배우려고 할 것이다.
내가 본 진짜 대단한 고수들을
예외없이 그랬다.
격이 떨어지는 얼치기들이
학생들 소주 사먹이면서 예술론에 대해 (사실은 자기자랑 및 과대포장) 떠들어대는 것이지.
(그렇게라도해서 관심받고 싶은 얼치기 예술가들이 100명중 99명은 되는 것 같다)
왜 그런지 아는가?
더 고급스런 지식을 얻기위한 본능적인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더욱 강한 생각으로 만들고 싶기에
그 욕구가 매우 강렬해
고수일수록 오히려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전혀 엉뚱한 사실에서 새로운 사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일본 최고 부자인 소프트뱅크사의 손정의 사장 또한 그런 인물이다.
그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을때
여러 단어들을 적어놓은 종이를 무작위로 추첨해
랜덤으로 걸린 단어들을 조합해
아무도 기획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얻는다고 한다.
또한
일본 최고의 사무라이인... 이름은 생각이 안나는데...암튼
그 놈은
3살짜리 앞에서도 몸가짐을 조심한다고 했다.
진짜 검객은
3살짜리 앞에서도 조심하고, 3살짜리에게서도 배우려고 할 것이다.
자기확신이 넘칠수록
의외로
열려있다.
자기확신이 결여될수록
닫히게된다.
변화를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다.
자. 이번 포스팅의 결론을 내자.
정답을 구하려하지마라.
특히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마라.
이 블로그 몇번 기웃거리고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마라.
이 글을 쓴
나 조차도
내 생각을 단정짓지 않고았다.
자
입시로 돌아가볼까?
결국 입시는 닫혀있으면 죽고
열려있으면 살게될 것이다.
불안한 나머지
자꾸 무언가 답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렇게 준비만 하면 100% 되는 그런 것은 없다.
그런게 있다고 한다면
그게 바로 사기꾼이다.
특히 한예종 입시는 더더욱 그러하다.
상담생에게
재미있는 말을 들었다.
내 블로그를 보고 블로그의 내용에 따라 과외를 하는
한예종 재학생이 그렇게 많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첫번째론 매우 기뻤다.
내 블로그가 정말 실력이 있는 블로그로 정말 인정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나
곧바로
우려가 되었다.
이 블로그의 단편적인 내용들을
또
절대적으로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겠구나.
그러면 안되는데....
걱정이 되기도 한다.
여기 블로그에 있는 내용들은 하나의 관점이다. 명심하라. 무엇이든 절대적이라고 붙드는 순간 독이 된다.
무조건 한예종은 체질적으로 획일화, 단정적, 이분법적인 사고를 경멸한다.
나는
열려있고
흘러갈 것이고
계속 변화하고 배울 것이다.
이 블로그에 있는 내용들은
모두가 다 변할 것이고
업그레이드될 것이고
새롭게 쓰여질 것이다.
특히 한예종입시는 그렇다.
확실한 것은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만이
확실하다.
단정짓지 말라.
모두에게서 배우려고 해라.
정답이 있다면
그건 이미 정답이 아니다.
세상은 매우
카오스적인 세계이기 때문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때
새로운 것이 발견된다.
통섭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21세기 예술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바로 통섭이다.
한예종도 통섭이 가장 중요한 가치중 하나이다.
통섭을 하려면
열려있어야 한다.
정답을 찾아서는 안되며
모든 오답들 속에서 어떤 가능성을 찾아낼
능력이 필요하다.
미국 어딘가에
(MIT였나?)
실패한 발명품들을 모아놓은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MIT의 미디어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거긴 실패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대부분의 연구나 프로젝트들이 쓸모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무익함 속에서
절대적
유익함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런
열린 사회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한다.
귀를 기울인다는 단어.
참 멋있지 않나?
귀를 기울이자.
낙엽의 소리에
풀들의 흔들림에
별이 깊어가는 소리.
강아지의 걸음걸이.
그리고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의 말들.
귀를 기울이자.
귀를 기울이지 않기에
정답을 찾고자하고
이분법적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이다.
정답은
정답일때
이미 정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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