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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정돈이 안되었을 때about, intheatre 2021. 6. 10. 17:39
20대의 삶에서 정돈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돈되어서는 안된다. 나는 정돈되는 시기가 너무 늦었다. 지금도 정돈되었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꽤 정신차리고 살고 있는 편이지만 나의 20대때를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카오스 그 자체였다. 그런 혼돈의 시기가 30대 중반까지 갔으니 오죽했겠나. 대학원수업을 들을때 내가 안톤 체홉의 예술세계에 대해 같은 대학원생한테 이야기했더니 나보고 현실세계에서 좀 사세요 라는 조언을 들었던거나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봉사하러가서 만난 음악하는 누나에게 한예종도 가고 큰 입시학원도 운영해보고 싶다라고 했을때 역시 정신 좀 차리란 조언을 들었던 기억도 생생하다. 학생들을보면 그런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크건 작건 보게된다. 보수적 사회구조는 그런 정돈되지 않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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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을 특별하게 보기 (어느가족/ 고레에타 히로카즈)all about story-telling 2021. 5. 20. 17:35
스토리텔링을 지도하다보면 학생들이 사소한 것들의 힘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거대한 서사, 자극적인 사건, 자극적인 인물들에게만 집중하다보니 글이 과잉이되고, 비약적이 되며 치명적으로 비슷비슷해진다. 입시글은 눈에 띄게 쓰라는 교훈때문인지 저마다 자극적으로 쓰려고 하는데 오히려 불합격의 지름길이라고 본다. 오히려 눈에 띄는 글이란 다른말로 독창적인 글이다. 그리고 입시에서 독창적인 글은 대부분 디테일에서 온다. 좋은 소재와 좋은 캐릭터와 좋은 공간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소재와 캐릭터와 공간을 잘 살려줄 수 있는 디테일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결국 독창적인 글은 디테일에서 오며 공감이 되는 글은 비약적인 설정이나 자의식이 과잉된 글이 아니라 치밀한 관찰과 주변에 대한 예술가적 시선에서 만들어지는 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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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달, 황금나비와 옅은 안개 / 루도비코 에이나우디about, intheatre 2021. 5. 11. 20:24
위 사진을 보라. 기의를 담는데 그치지않고 기표 자체를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의미뿐만 아니라 사진 자체를 통해서도 아름다운 예술성이 느껴진다. 요즘 흠뻑 빠져있는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실제 연주사진이다. 올해 아카데미상을 휩쓴 노메드랜드와 더파더 두 작품 모두에 에이나우디의 작품이 들어간건 우연이 아니다. 한달동안 알프스산맥의 산책로를 걸으며 얻은 아이디어를 첫째날, 둘째날 .... 일곱째날까지 타이틀을 붙였고, 나비, 안개, 바람, 달과 같은 자연에서 온 단순한 단어를 제목으로 붙였다. 올해 아카데미상을 받은 노메드랜드엔 황금나비와 옅은 안개가 배경음악으로 삽입되었는데 Low Mist라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오늘 (5월11일화요일) 날씨가 너무좋아 한강에 가서 오랜만에 햇살을 만끽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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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영화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의 부모님들에게 하고싶은 말 - 1편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21. 5. 11. 20:21
연극영화과입시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보니 많은 연극영화과입시생 학부모님을 만난다. 그동안 정말 많은 학부모님들을 만나면서 쌓여온, 이 분야 지원하는 학생의 학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을 정리해볼까 한다. 1. 쉽게 허락하지마세요 연극영화분야가 진로가 힘들고 한마디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야기는 너무 많이 이야기해 식상하다. 나는 그런 측면에서 이야기하는게 아니다. 한마디로 연극영화분야에서 중요한 재능중 하나는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작업인데, 가장 가까운 가족을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진로에 큰 난관이 예상된다. 쉽게 얻어진 건 쉽게 잃게 된다. 저항없이 성장이 없고, 반대요소없는 힘찬 전진은 힘들다. 학생이 이런저런 위기를 극복하며 본인의 진로가 더욱 명확해지고 확고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학생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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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힘카테고리 없음 2021. 4. 23. 23:58
가난에 대해선 할말이 많다. 아래는 전부실화다. 누가 경험한건지는 안 밝히겠다. 알아서 추측하시라. 중학교 무기정학먹고 절간어디서 쑥, 냉이 캐서 먹고 분홍소세지 100분의 1로 잘게 토막내 국에 넣어먹으며 살아본적 있다 0 대구에서도 아마 가장 가난한 동네중 하나인 영세민아파트 월X주공2단지 (주민여러분 죄송합니다. 사실이지않습니까 ㅜ)에서 오래 살았다 0 예전에는 영세민이라고 불렀는데 언젠가부터 생활보호대상자라고 예쁘게불렀다. 요즘도 그렇게 부르나? 생활보호대상자 오랬동안 해당되었다 0 거기서 공익근무했다. 근무지는 달서구청 공원녹지과 0 (군대 공익나온게 제일 쪽팔리네;;;) 공익할때 중졸학력이 안되면 공익이라 70%가 초졸학력인 상황이었는데 인생들 참 버라이어티하더라 0 대학교다닐때 밥이 무한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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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야기와 남의 이야기카테고리 없음 2021. 4. 23. 23:29
우리 사회는 남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 잘 생각해보라. 우리는 지나치게 남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뒷담화가 그렇고 연예인들 이야기도 그렇고 관찰예능도 그렇고 그렇다고 이타적이지도 않다. 남을 배려하는 부분이 다른 문화권에 비해 낫다고 보기는 힘들지않나 그냥 남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문화라고 할까? 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하니까 남에게 휩쓸린다. 남을 의식하니까 남의 의견에 휘둘린다. 심지어는 웃기고 울리는 것도 남이 해줘야되는 지경에 이른다. 예능프로그램에 자막이 이렇게 많은걸 다른 나라에선 본적이 없다. 물론 일본이 이 부분에선 원조지만 일본의 경우와도 다른게 웃기고 울고 재밌어하는 포인트와 모든걸 자막을 통해 다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일본 예능과도 다르다. 예능이 좋고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고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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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IT BE카테고리 없음 2021. 4. 22. 18:20
오늘은 내버려두는 일의 가치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비틀즈의 동명 제목의 유명한 곡을 잘 알고 있을거다. The Beatles /Let it Be (1970)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Mother Mary comes to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And in my hour of darkness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And when the broken-hearted people L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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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돌파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21. 3. 23. 13:53
정면돌파하라. 여러분의 꿈앞에서 무언가 빠른 길을 찾지말라. 입시에서 경쟁률이 높다는건 그만큼 입학후에 좋은 커리큘럼과 좋은 수업들, 실력있는 동문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된다. 경쟁률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나쁜 수치가 아니라 오히려 내가 선택한 진로, 학교, 학과의 경쟁력을 보장해주는 근거가 된다. 작품으로 성공하는 일, 감독으로서 배우로서 성공하는 일은 입시에 합격하는 정도의 일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어렵다. 입시 정도에서 둘러갈 길을 찾는다면 앞으로의 더 어려운 경쟁은 도저히 살아남을 수가 없다. 입시의 관문 정도는 정면돌파해야 한다. 빠르고 쉬운 길을 찾지말라. 한예종을 가려면 한예종을 가야지 경쟁률이 높고 입시가 잘 안풀린다고 이름 비슷한 이름만 유사한 곳에서 쉽게 합격시켜준다고 쉽게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