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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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힘줄 / 강 정 (한예종, 한예종 연출과, 한예종 영화과, 한예종 연극과)비평하다... 2015. 2. 21. 16:33
시적 힘줄 강 정/ 키스 시적힘줄 시에도 힘줄이 있나보다. 강정의 시를 읽으면 남성의, 그리고 야생동물의 거친 힘줄이 떠오른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실내에서 잘 관리한 세련된 무엇이 아니다. 거친 들판에서 햇빛을 받아 단단해진 구리빛 몸. 그 몸의 껍데기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이 힘줄이다. 힘줄은 피부 아래, 혈관 위에 자리 잡은 거대한 어떤 내면적 힘의 원천이다. 그것은 피와는 또 다른 무엇이다. 말하자면 피보다 더 질기고 단단하고 억척스런 생명의 뿌리다. 힘줄은 질기다. 그 질긴 힘으로 온 몸의 압력을 홀로 지탱하고 있다. 강정의 시는 힘줄이다. 그의 시는 질기며, 거칠며, 언제나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고 그의 시는 그 질긴 근성으로 ‘살아가는 것’의 압력들을 지탱하고 있다.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