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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하는 놈 (2)2016 포스팅 2016. 12. 24. 00:09
예전에 반포동 한신아파트단지에 있는 2층테라스카페에서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고있는데
아주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이국적으로 생긴 외모에 단번에 주희정 선수임을 알아봤다.
(아마 반포지구에 사시는 듯)
바로 옆 테이블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있는데
농구선수치고는 정말 왜소한 체격이라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농구선수 맞아? 이런 느낌이 들 정도) 프로필키가 181이니 실제로는 178정도 될 것 같은데, 그냥 평범한 한국 일반성인 남자정도 체격이다.
요즘엔 190넘는 농구선수들도 경쟁력이 없다고 말듣고, 여성농구선수도 190넘는 선수들이 있으니 주희정 선수가 체격적 조건은 농구선수로서 상당히 불리한 편에 속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가족들과 너무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인 남자란 생각을 했는데
오늘 이 선수가 프로농구 선수로서 최초로 1000경기 출장의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는 뉴스를 보게되었다.
현재 20대 프로농구선수 중에 제일 많은 경기수를 가진 선수가 김선형선수라 하는데,
이 김선형 선수가 마흔이 될때까지 단 한경기도 빠지지 않고 출전해도, 주희정선수의 기록에 못미친다고 한다.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알 수 있다.
레전드로 불리는 이상민 선수도 500경기 정도 출장이 기록일 것이다. 500경기출전도 대단한 기록인데. 1000경기 출전이라니 앞으로 한국프로농구에선 영원히 깨지기 힘든 기록이 아닐까 한다.
나는 이 블로그를 사랑한다. 이 터놓고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때가 생각난다.
도곡동 지하에서 레슨을 하고 있을때. 그때 블로그홍보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당시 인터넷사이트에서 자칭 블로그전문가 라는 사람을 우연히 알게되었다.
그 분이 몸이 매우 안좋으셨다. 거동이 불편할정도로. 그래서 내 일을 도와주시다가 건강이 악화되서 중단해버리셨다.
그 분이 한 일이라곤 티스토리에 가입하고. 티스토리에 블로그 계정을 만들어준 것 뿐.
인터넷과 별로 친하지 않은 나는 만들다 만 블로그를 이어받아, 주저리 주저리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게 이 터놓고 연극영화 블로그이다.
예전에 '계속하는 놈'이란 글을 쓴 기억이 난다.
만화가 허영만 화백의 작업실에 이런 문구가 있다는 걸 소재로 쓴 글이다.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 계속하는 놈.
이 문장에 강렬한 느낌을 받아서 쓴 포스팅이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그뒤로. 내 좌우명도 '계속하는 놈'이 되었다.
주희정 선수의 뉴스를 보면서, 계속하는 놈 (2)를 써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하는건 참으로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96년도에 나는 고2였는데
그때부터 나는 문학동인회 활동을 하면서 글을 쓰고 예술분야 일을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주희정선수처럼 멋지게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성격은 아니다.
나는 어떤 면에선 프로패셔널한 면이 한참 모자라는 사람이다.
뒤돌아보면, 그때 조금만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조금만 더 열심히 했더라면 어땠을까 후회한 적도 많다.
그러니까 주희정같은 위대한 노력가에 비하면 발끝에도 못미치는 사람인 거다.
평범하기 이를데없는 나같은 사람이기에
이 블로그를 통해 권면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력도 재능이다.
노력하는 재능조차 없을 수 있다.
잘못된 습관. 금방지치는 체력. 그리고 감정기복이 심하고...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그렇게 약한 사람이다.
내가 그저 한거라고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하나 뿐이다.
나는 소설가 김연수의 이 말이 참 마음에 들어서
수업듣는 학생들에게 항상 첫수업 시간엔 보여주곤 한다.
이 블로그를 보면 알겠지만, 얼마나 운영이 엉망인지...
글을 쓰다가 한 몇달간 슬럼프가와서 글을 못쓸때도 있었고
그래서 거의 반쯤 블로그 자체가 죽어있기도 했고 ^^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또 열심히 쓰고 있고.
학원도 마찬가지다.
레슨포케이아트라는 학원은 뭔가 대단한 열정이나 대단한 실력에 의해 세워진 학원이 아니다.
그냥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된 내가
발을 빼기엔 너무 깊이 담궈버려.
그냥 계속해나가고 있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일거다.
잘 못해도 된다.
진짜다.
잘 들어봐라.
잘 못해도 된다니까.
이 사회는. 잘하는 놈이 뜨고, 잘하는 놈이 무조건 이기는 사회같지만.
재능있고, 잘하는 놈이 되기는 참 힘든 일 아닌가?
잘하려 하니까 무너지는거다.
잘하려 하지마라.
학생들을 지도하다보면
조금만 버티면 될 것 같은데 와르르 무너지고 마는 학생들을 보면
대부분
너무 잘하려 하는게 문제인 경우가 많다.
그냥 무던하게
그냥 기복없는 것도 아니고^^ 기복있게!
이게 포인트다!
꾸준히 기복없이 조용히 할 일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이야기 많이들 들어봤을거다.
근데 내가 장담하는데
그거 엄청난 실력이다.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이고 얼마나 대단한 실력인데!
꾸준히 조용히 할일 하는 사람이 성공하는건 당연하다.
그건 진짜 대단한 실력자인거거든!
나는 그런 정도의 대단한 실력자에 대해 말하는게 아니다.
기복있게
기복쩔고, 감정기복심하고 잘못된 습관에 맨날 넘어지고 때로는 스스로 무너지고...
그런 기복있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이길 수 있다!
기복없는데 중도 포기하는 것보단
기복 쩔어주지만 중도 포기하지 않는게
훨씬 더 높은 능력이기 때문이다.
네가 잘하지는 못해도 된다.
네가 자꾸 실수해도 된다.
자꾸 삽질하고
자꾸 원하는 결과를 못 성취하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정말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 믿는다.
결국 사람은
무섭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올해 우리 학원에서 한예종 영화과에 합격한 한 친구가 있다.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그 친구는 합격하자마자 자신의 이름부터 올려달라고 한다.
왜냐고 물어보니,
너무 부러웠단다.
합격생이라는 이름으로 올라가는 그게
너무 부러웠다는 그 친구의 말이
짠했다.
작년 1차를 붙었지만 떨어졌고
스스로도 알고, 우리도 알듯이
많이 부족했고, 무언가 열심히 준비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한결같이 최선다하는 그런 스타일도 아니었다.
그 친구가 잘하는 건
그냥
때려치지 않은거.
1차붙었다가 떨어졌지만
또 포기하지않고 시험본거.
그리고 글 못썼다고 생각해도 면접 포기하지 않은거
그런데 그 친구의 결과는 어떤가?
최고의 명문영화학교 국립 한예종에 합격한 학생이 되었다.
그 친구가 포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금의 기쁨이 있었을까?
두렵다.
나는 못해도 좋고, 실수해도 좋은데
포기하는 건
정말 용납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세상 일이란
결국 풀리기 마련이라서
포기하지않으면
결국
인간의 잠재력은
본인을 성공으로 이끌
그런 내면의 힘이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면의 성장을 최대치로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필수적인 능력이
포기하지 않는 능력
더 직설적으로 말해
때려치치 않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위 사진은 주희정선수의 신인왕때 사진이다.
97-98시즌이라고 적힌 걸보니 멀고도 먼 옛날임을 알 수 있다.
저 시절 나는 고3이었고.
그때도 예술을 꿈꿨고
잘하진 못했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이 블로그도 운영은 개판이고 글도 쓰고 싶을때 대충 끄적이는 수준이지만
아직도 운영되고 있고
그렇게 어설프게 운영되던 레슨포케이아트는
올해
최소 4개월 이상 준비한 학생들로만 영화과 예술사를 10명 합격하는 믿지못할 기록을 세우게됐다. 중간에 특별전형 합격생들은 준비기간이 다소 짧은 학생도 한명 있지만.
영화과 한번에 10명보내면. 그건 거의 뭐 전체 정원의 4분1인거라.
다시는 깨지기 힘들 기록이 아닐까 한다.
사실 짧게 다닌 학생들을 포함하면 10명보다 더 많은 인원이 합격했으므로
객관적으로 뭔가 믿기 힘든 결과임은 틀림없다.
나도 이렇게 다들 잘해낼지 몰랐다.
그냥
포기하지 않았던거다.
잘 가르친건 절대 아니고
학생들이 아주 뛰어난 건..... 그것도..... 아마 본인들도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끙끙대고
낑낑대고
잠수타고
좌절하고
고민하고
늦게자고
늦게 일어나고
엉망으로 생활리듬되고
또
내신관리 잘못해서 내신낮고
수능도 망치고
뭐 하나 똑부러지게 잘한건 크게 없지만.
포기하지 않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내면의 잠재력을
다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면접을 지도하다보면
결국
내면의 진실한 무언가
물컹한 무언가
뜨끈하고 거대한 무언가가
터져나오는 걸 느끼는 때가 있다.
그런 느낌이 들면
마치 낚시꾼이 손맛을 느끼듯
내게도 느낌이 온다.
쫘악 전율이 돋으면서.
그 느낌이 오는 순간.
더 이상 크게 손봐줄 것도 없이
못하면 못하는대로
교수님들 앞에 보내도 되더라.
예외없이 전원 합격했다.
그 느낌이 전해진 학생들은.
면접 때 대답 잘해서 붙는거 아니다.
무언가
가슴 깊은 곳에서
그 무언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어떤 가능성.
믿음.
스스로에 대한 신뢰.
스스로가 스스로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는
그 어떤
절정의 순간.
그 순간을 느낀 학생은
결코 면접에서 실패하지를 않더라.
꾸준하지 않아도 된다.
대단하지 않아도 된다.
열정적이지도
성실하지도
실력있지도
한결같지도
않아도 된다.
한결같이 꾸준히 하는 것도 실력이다.
말하자면 주희정은 대단한 실력자이다.
그러나.
나같이 대부부의 사람들은
그런 성실한 능력조차 없다.
그건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성실함도 능력이니까.
그러나.
그 성실한 능력이 없어도
이길 수 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믿는다면.
스스로의 가장 깊은 곳을 볼 수 있고
잠재력을 믿고
끝까지
비틀거리면서라도
갈 수 있다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
어쩌면 예술분야라 내 말이 통하는 건지 모르겠다.
수능성적이 내가 말한 것처럼 해서 오르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러나
한예종입시나 연극영화입시
예술적 성공이나 배우로서의 성공. 혹은 감독으로서의 성공은
어느정도 내 말이 맞는 부분이 있다고 확신한다.
포기하지 않는게
가장 큰 능력이다.
결국 능력이 있기에 성공하는 거다.
왜 포기하지 않는게
가장 대단한 능력이냐면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모두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 대학원에서 수업들을때 최형인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우리 모두는 예술가로서의 대단한 재능을 모두 타고 난다고 한다.
모두들 대단한 실력자들인데
예술가는 실력을 쌓는게 아니라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어떤 더께 (먼지) 같은것을 제거해서
투명하게만 하면
투명한 거울처럼 되기만 하면
위대한 예술가가 된다고 한다.
나는 최형인 교수의 말에 공감한다.
위대한 예술사는 만들어지는게 아니고, 예술적 실력은 키워지는게 아니다.
벗겨지는 것이다.
내가 안되게 하는 것.
스스로를 압제해온 수많은 사회적 껍데기들과 사회적 편견들
그리고
스스로가 쌓은 고정관념들
그것들이 벗겨지는게
예술가가 되는 길이라 믿는다.
그러므로
때려치치만 마라.
네가 처음 푼은 그 생각. 꿈.
그게 맞다.
때려친다고 뭔가 대단한 일 벌어지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인생을 살 뿐이다.
때려치치만 않는다면
반드시 성장한다.
소설가 김연수의 말처럼
심지어
잘 해내지 못하고 삽질만 한 경우라도
반드시
성장한다.
사람의 잠재력은
정말로 위대하다.
나는 그 사실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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