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예종 도전하라 (2) 창조적 소수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2012. 6. 5. 05:30
나는 한예종 지진아다.
문제아고 열등생이다.
대학원에서 학사경고를 받은 사람이 바로 나다.
그런데 장학금받은 학기도 있다.
대학원을 나와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냥 출석만 해도, 아니 한 4번 안으로만 결석해도
학점 A는 그냥 나온다.
그런 대학원에서 학사경고를 받았다는 것은
내가 불성실해서라기보다는
관점이 너무 분명해서였다고 본다.
나는 한양대에서 석사를 수료했기에
한예종에서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대로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돌아보니 잘했다는 생각 반, 후회 반이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도, 또 간접적으로도
강의실에서도
극장에서도
어슬렁거리면서도
반항하면서도
좌절하면서도
성취하면서도
삽질하면서도
그렇게...
한예종이 도전할만한 학교라는 첫번째 포스팅에서
나는 한예종이
학교재단을 통한 상업적이윤추구에서 자유로운 것과
또 학생선발의 자율권이 있다는 점
이 두가지의 치명적인 치트키가 있기에
기존의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에선 나타날 수 없는 돌연변이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커리큘럼과 시스템이 기존대학과는 혁명적으로 다르다고 말이다.
완전히 다르다.
정말이다.
한예종을 가야될 이유로
앞서 쓴 포스팅에선 '시스템'을 들었다.
수업이 곧 실적으로 쌓이는 시스템.
돈과 학생선발의 자율권.
그리고 현직에서 가장 앞서가는 현직예술가들이 실기를 지도해주고
결과를 내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주는 수업방식.
그리고
상상을 부담없이 현실화할 수 있도록 '공연'을 올리는게 누구나 쉽게 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야합과 같은 프로젝트들...
그런 뛰어난 시스템.
이단적인 시스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한예종의 진짜 특별한 점은
바로 '소수'라는데 있다.
내가 전문사 들어갔을때 내가 들어간 과에 합격생이 나 하나, 그리고 연출과 2, 극작 1, ...이게 전부였다.
교수님이 학생보다 더 많았거든.
동기생이 한손가락안에 다 들어간다.
이러니
얼마나 집중적인 교육이 가능하겠냐?
소수라는 것.
특별함은
과감한 투자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한예종이 특별한 이유는
과감하게 학생을 극히 소수로 선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합격한 학생들은
전폭적인 지원을 수혜입는 것이다.
또
한예종은 소수라는 점 외에도
다양하고 전문적이라는 특별함이 있다.
연극전공도
그냥 연극전공이 아니다.
내가 한번 서술해볼께.
연기전공
연기에서 아동청소년극전공
연출전공
무대미술전공에서
조명전공
분장및의상전공
무대미술전공
극작전공
서사창작전공
그리고
연극비평전공과
드라마터지전공
...
이 정도는 세부적으로 전공이 나뉘어져야
전문성을 갖추게된다.
그런데 다른 학교의 현실은 어떠한가?
내게 상담하는 사람중에
무슨과를 지원하냐고 하면
연극영화과를 지원한다는 사람이 많다.
연극영화과라는게 말이되냐?
그런데
실제로 내가 학교 다닐때만 해도
연극과 영화는
한 과였다.
그것도
불문과 철학과 문창과 중 하나의 과로 연극영화과
이러니
전문성이라는게 생길수 있겠는가?
연극원만 저 정도 세부전공이다.
그런 세부전공이
영상원
영상원안에서도
영화연출
편집
촬영
시나리오
드리고
방송영상
다큐멘타리전공
피디연출전공
그리고
영상이론
또
멀티미디어영상
애니메이션...
등등
이제 겨우 영상원과 연극원을 언급했을 뿐이다.
미술원과 음악원과 전통예술원을 합치면
정말 전문적이면서도 다양한 분야의 학생들이
저마다의 독자성을 갖추고 수업을 듣지 않겠는가?
이들이 협력할때
어찌 자연스럽게 융합과 통섭이 교육되지 않겠는냐는 말이다.
현대예술은 융합과 통섭으로 간다.
예술과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연극과 영화의 경계가 무너지고 (로베르 르빠쥬의 안데르센 프로젝트)
국악과 연극의 경계가 무너지는거다. (이자람의 사천가)
통섭은 말로 되는게 아니다.
전문성과 다양성이 뒷받침해야 되는 것이다.
또 한예종은 다른 학교와의 연계도 아주 훌륭하다.
고대, 한양대, 한국외대, 그리고 카이스트등과 자유롭게 수업을 공유하고 있고
외국대학들과의 교류도 매우 잘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한예종의 가능성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에 있다.
다른 예술대학과 한예종이 치명적으로 다른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다른 예술대학은
내 생각엔,
예술 그 자체보다 이상한 집단 문화가 지배적이다.
군기잡고
인사하고
집합하고
술쳐먹고
프리하게 연애하고 그런것
아직 남자애들이 군대갔다오고 20대중후반이라고해도
아직은 애다.
그냥 애.
완전 갓난 애랑 똑같다고 보면된다.
머릿속에 든것도.
그만큼 남자들은 정신적 성장이 느리다.
그런데
그런 애들을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방치해두고
집합이나
군대식 집단문화를 방치, 혹은 방조하고
그걸 예술이라고
강변하는
예술대학 교수들에게 1차 책임이 있다.
아니다.
진짜 자유는
자유롭게 사는것에 있지 않다.
예술적 자유란
몰입 속의 자유다.
마치 발레리나가
발가락이 변형되도록 자신을 몰아부친 후에
비로소 입증되는 예술적 자유.
몰입의 자유.
몰입의 기쁨.
바로 그것이
예술가가 가져야할 자유이다.
그러나
다른 예술대학은
냉정히 말해서
이미 몰입속의 자유가 아니라
방종하고 마음대로 살고, 마음대로 하고싶은것 다하는 것이
자유라고 착각하고 있다.
물론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생생히 온몸으로 경험하고
수많은 제자들을 합격시키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하는 이야기다.
방종이 몰입을 넘어선지 오래다.
과연
예술적 추구 때문에 고민하는가?
선배인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고민하는가?
한심하다.
한예종은
이런면에선 매우 자유롭다.
왜냐면
애들은 적고
교수는 많으니까
마치
강남 대치동 학부모처럼
교수들이 굴거든.
무슨 말이냐면
따라다니며 가르친다는거다.
수업자체가 살인적으로 빡빡해서
숨도 못쉴 정도고
그외에도
교수가 뒤따라다니며 강요해서
학생들이 겨우 하는 일탈이라고 해봐야
짱개 (진짜 중국집이름임)에서 뭐 시켜서
학교안에서 소주 빨거나
아님 학교앞 울랄라 빈대떡집에서 울랄라 빈대떡이나 먹는정도가
전부인거다.
한예종 입구를 봐라.
석관동 주민들이 장악하고 있다.
고스톱치고
윳놀이하시고 뭐 그러고 계신다.
학생들의 놀이문화.
술집이나 학생들의 유흥가가 없다.
왜냐면
장사가 안되거든.
술집 갈 시간도 없고
돈도 없고
여유도 없거든.
물론 이런 방식이 단점도 있지만
솔직히 말할께.
이래야 되는거다. 진짜다.
줄리어드 학생들 봤냐?
난 실제로 만나본 적이 있다.
똑같다.
졸라 바쁘다.
그냥 살인적 스케쥴이다.
교수의 악마적 커리큘럼을 따라다니느라
거의 혼이 나가 있다.
그런데 줄리어드 다니는 학생이
인근의 (하버드였나? 예일이었나? 무슨 학교인지 모르겠는데 암튼 진짜 유명한)
유명한 종합대학에서 경영학인지 인문학쪽인지를 복수전공하고 있더라구!
그래서
서서 책읽고
밥먹으면서 책읽고
뭐 그러더라고.
그런게 진짜다.
그게 명문이고
그게 교육인거다.
교육은 자유에 앞서
책임과
헌신과
대가와
그리고
무엇보다
몰입을 가르쳐야
그게 진짜 교육인거다.
한예종이 잘하고 있는거다.
그러니
너도 지금 잘 준비해서
한번쯤 입학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학교다.
열심히 준비해보자.
이제 나는 한예종을 찍고, 다시 또 새로운 도전을 한다.이제 내겐 한예종은 추억이다. 한예종 이상의 새로운 꿈을 꾼다. 진짜 졸업을 한 것이다.
박사과정과, 경영과, 그리고 세계최고의 에세이작가가 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땡길 꿈을! 꾼다.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단 하루도 헛되게 쓰지 않을 것이다. 촛불을 보라. 열정 = 불이라면, 그 불을 유지시키기위해선 수없이 자신을 태워야한다. 열정 = 고통이다. 그리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기쁨. 바로 그것이 나는 참 행복하다 ^^ 함께 불태우자. 향기나는 양키캔들?
끗.
'연극영화과에 대해 말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을 전공하기보다는 다른 전공을 통해 글을 배우는 것도 괜찮다. (4) 2012.06.10 재수생은 수능핑계대지 말라 (8) 2012.06.05 내세우지 않아도, 있는 (0) 2012.06.04 입시는 쉽다. (0) 2012.06.02 워리어, 헐크호건, 스네이크맨, 달러맨, 마쵸맨, 디몰리션맨.... (2) 2012.06.02